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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아저씨 Mar 31. 2020

배낭 여행자와 도시의 연결

걷는 사람 그리고 걸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는 도시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 특히, 대자연이나 주요 관광지 대신 도시를 선호하는  여행자와 도시라는  아이콘을 연결하는 것으로부터 나름의 매력을 느낀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설렘을 주는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 역시도 그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 인생에서 많은 배움과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나는 특이하게도 유명 유적지나 대자연 또는 관광유원지는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커다란 도시 속에서 다들 일과 생활 속에 바쁘게 움직이는 그 한가운데 그들을 관찰하며 유유히 섞여 생활하는 것 자체가 좋다.

스위스 취리히의 어느 골목길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도시는 나에게 있어 그야말로 보물상자와 같은 매력을 지닌 곳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결여된 도시는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방인이나 방문객들이 아무리 많이 있다 하더라도, 도시를 생활의 터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가득  것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의 도시의 가장  구성요소는 ‘도시의 공간이나 건물 도시구조물과 같은 도시  자체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영위하는 시민들  가지이다. 마치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스튜디오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 한들 진짜 도시로 부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여행한 도시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였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체코의 프라하였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적적하지도 않은 도시였다. 무엇보다 나는 도시 여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아무 생각 없이도 끝없이 걸을 수 있는 도보 환경의 조성 형태를 눈여겨본다. 프라하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인상 깊은 도시 중 하나였다. 체코 프라하와 비슷한 도시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길이 넓거나 탁 트이진 않았지만 조밀하게 잘 연결된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도보 여행에 부적합한 도시를 찾아볼 수도 있다. 미국의 LA(로스앤젤레스) 두바이는 도보 여행이 쉽지 않은 곳이다. 미국은 량의 이동이 보편화되어있고,  역시도 미국 여행할 때 직접 운전을 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미국에서의 도보 이동에서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위험지역에서는 도보 이동 자체가 극도로 위험 (미국의 디트로이트 여행  도보로 다녀본 적이 없다)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자연환경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있다. 이는 멕시코에서도 비슷했는데, 멕시코시티 역시 도보로 여행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하나였다. 아무래도 치안이나 나라의 공권력의 빈자리가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이 물이 있는 파란색과 도시의 회색빛이 아주 대조적이다.

그다음은 두바이이다. 두바이는 항공사진이나 인터넷 사진으로 보면 무척이나 깨끗하고 정갈하며,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곳을 도보로 여행하거나 도보 위주의 이동을 하는 거주자에겐 정말 최악의 날씨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실외 버스 정류장에 에어컨이 필요하다니, 이 정도면 얼마나 치열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지 상상이 간다. 따라서 두바이의 도보 형태는 실내에서의 보도 이동에 초점이 맞춰있으며,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실외에서의 이동은 자동차에 많이 의존하는 형태이다.


도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중국이다. 거대 도시의 집합체 중국에서는 2018년 기준 인구 천만 이상의 도시가 무려 17개가 넘는다. 중국의 인도(人道) 배치나 설계는 특히 문제가 많은데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가로수의 배치나 신호체계 차도와의 경계 미비, 이륜차와 자동차의 주차공간 병행 등 많은 문제점이 있고, 이로 인해 도보로 여행을 하기엔 매우 불편한 경우가 많다. 공산 국가답게 대규모 도시개발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도시에서 실제 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도시 이동 동선 관리나 각종 블록의 배치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등장한다. 이러한 설계 단계에서의 소프트웨어적인 미비는 도시의 물리적인 시설들이 완공된 이후에 발견되어 완성된 도시에서도 끊임없이 보수 작업이 이루어진다.

중국 우한시의 번화가 모습, 중국은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한다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대도심지에서도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목적지를 향해 직선으로 걷다 보면 길이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고, 막다른 곳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1km 이상 외길인 경우도 많다.  기간 시설의 보수 공사이루어질  인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길을 막고 작업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만큼 일반인들의 보행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이탈리아에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있다. 베네치아는 마치 섬처럼 육지와는 어느 정도 분리된 도시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가끔 이륜차가 보이긴 하지만 사륜차는 들어가지 못한다. 대신 수상교통이 발달하여 수로가 아주 잘 되어있으며, 배를 타고 집 대문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 때문에 낮에는 길이 북적거리는 경우가 많아, 늦은 밤 도시를 관찰하면 도시의 구조를 걸으며 파악 하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독일의 뮌헨 그리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두 도시의 특징은 자전거다. 두 도시 모두 인도에 흰색 선으로 자전거 도로가 표기되어있는 곳이 많이 있고, 이 선을 넘어가면 자전거에 치일 수 있다. 처음엔 인도라고 생각 없이 걷다가 몇 번이나 자전거에 부딪칠뻔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고속으로 달리기 때문이다. 독일은 특히 이런 사회적인 규율을 지키는 것을 엄격하게 생각한다.

암스테르담 시내 길거리에 많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선하나를 두고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독일의 아우토반(고속도로)처럼 독일에서는 엄격한 규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위험 경고나 신호 앞에서는 단 한 번의 관용조차 기대해서는  된다. 정말 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독일 아우토반에서 운전할  200Km/h 달리다가 감속 표시가 나오면 즉시 감속 후 규정 속도를 지켜야 했다. 정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차선은 추월차선으로 비워놓는  역시 매우 신경 써서 지켜야  규칙이다.


이처럼 많은 각자의 생활 방식과 필요에 의해 설계되고  속에서 융화되는 가는 존재 도시와 시민들, 어쩌면 우리는 도시라는 창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있지 않을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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