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의 시간
니체가 말하길 고독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나는 주로 혼자서 여행을 다닌다. 친구들은 솔로 여행이 마냥 흥미진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멍 때리며 보내게 된다.
친구들이 그립고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함에도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외로움을 감당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아주 외로운 싸움이다. (누가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있겠는가?)
잠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혼자만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자면, 언제인지 모르게 나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사람들이다.
바로 이때, 3% 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감내한 나머지 97%의 시간이 선사해 주는 선물일 수도 있겠다. 기다림은 설레는 만남을 위한 필연의 조건인가 보다.
여행 이야기를 듣고 즐거워하는 그들에게 인고의 97%의 기다림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그저 3%의 마법과도 같은 만남과 에피소드가 신비할 뿐이다.
그러나 인생에서의 흥미진진한 3%의 이야기조차도 인고의 기다림과 고독에서 나온다는 점은 여행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고독과 외로움은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애증관계의 동지이다. 그것이 두려워 주변을 사람들로 채우다 보면 더더욱 알 수 없는 갈증에 시달릴 수 있다. 그리고 점점 더 깨닫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나를 관심 있는 척 바라보고만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스스로를 감당하는 주체는 온전히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고독과 외로움이다. 나의 내면에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외부인들의 목소리는 그저 잡음에 지나지 않는다.
나 자신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사실 외부의 시선이나 입장에 별로 개의치 않게 된다. 온전히 나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 오히려 주변에 나와 더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비슷한 목표와 인생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외롭고 고독을 느끼는가? 그럼 아주 정상이다. 사람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니까. 그리고 그것을 아는 당신은 지금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내 옆엔 아무도 없지만, 그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글을 써 내려간다.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인생에 가장 가까운 친구는 외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