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명상 자세, 정답은 없습니다

상황에 맞는 명상 자세 가이드

명상을 하려면 반드시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야 할까?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명상 자세에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몸과 마음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자세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바닥에 오래 앉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명상 지도자로부터 '자세에 대한 유연한 태도가 중요하다’, ‘다양한 자세에서 수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에 보이는 자세보다, 내면의 균형과 안정이 더 중요하다' 같은 조언을 들었지만, 여전히 ‘가부좌’에 대한 동경을 쉽게 버릴 수 없었습니다. 흔들림 없이 단단히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모를 경외심을 불러일으켰죠.


몇 년 후, 집중 수련에 참여하면서 자세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를 맞이했습니다. 초보 명상가들도 함께 참여하는 집중 수련의 특징상 기본적인 질문들도 많았습니다. '알아차림은 무엇인가'라는 개념적인 질문에서부터 '자꾸 졸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실질적인 질문까지 다양했습니다. 그중에서 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허리가 아파서 오래 앉아있기 힘든데 어떻게 앉아야 하는 건가요?'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명상지도자님의 자세를 유난히 살펴보면서 은연중에 따라 해 보던 저로서는 지도자님이 어떻게 답하실지가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오래 앉아서 하는 상황이기에 균형 잡힌 바른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통증으로 명상에 방해되기도 하고 깊은 고요함에 머무르는 데도 방해가 됩니다. 허리 디스크가 있는 경우에도, 균형 잡힌 자세를 유지하면 오히려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처음에 겪는 어려움은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명상 자세에 적응하면서 점차 편안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다리가 저리면 잠시 펴거나, 바닥이 힘들다면 의자에 앉는 등 스스로를 보살피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그러한 통증들도 살펴볼 줄 아는 것이 명상의 방법입니다. 장기적으로도 몸의 균형을 흩트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저는 반가부좌를 주로 하는데, 한 번씩 다리를 바꿔가면서 수련하여 골반에 무리를 줄이고 있습니다.”


자세를 선택하고 조정하는 것도 명상의 일부입니다. 명상은 정해진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에 맞게 조율해 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점점 내 몸의 신호를 읽고 적절한 자세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은 모든 것이 준비된 후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명상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바로 시작입니다. 명상을 하려는 의도를 떠올리고, 몸 상태를 살피며, 나를 가장 잘 보살필 수 있는 자세를 선택해야 합니다. 명상은 하면 할수록 가장 기본적일 것 같은 요소들이 중요해집니다. 쉬워 보이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 순간이 명상의 순간이다.


지난 글에서는 앉아서 하는 명상 자세를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명상 자세를 살펴보겠습니다.


가부좌’와 같은 인식이 너무 강하면, 명상이 특정한 신체 조건이 갖춰져야만 가능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명상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존재를 위한 것입니다. 그것은 마음에 대한 것이고, 몸과 마음의 연결, 관계, 그리고 스스로를 보살피는 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바른 자세가 도움이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자의 신체 구조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보살피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내 몸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 명상의 시작이며, 변화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바닥이나 혹은 의자 위에 허리를 펴고 바르게 앉는 자세가 불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이런 자세를 취하기 힘들거나, 그날의 몸의 상태가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의 육체적인 한계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한계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결코 나를 힘들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더더욱 싸워서 이길 대상이라기보다는 인정해야 할 대상이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명상을 하려는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소파 위에 비스듬히 기대어 호흡 알아차리기 명상을 해야겠다고 결정한다면, 이런 자세로 인해 걱정되는 요인들에 잘 대처해야 합니다. 허리 통증이 걱정되면 허리 뒤에 작은 쿠션을 대고 기대거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적당할 것인지도 생각합니다. 졸음에 빠질 것이 걱정된다면 손이나 팔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하고, 눈을 뜨고 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합니다. 자세의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두 발이 바닥에 골고루 닿도록 하고, 가능한 만큼 척추를 펴서 깨어있는 자세를 취합니다.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질문들

지금 이 자세에서 안정감이 느껴지는가?
위엄이 느껴지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이완되어 있지만 깨어있는 자세인가?
자연스럽고 안전한 자세인가?

비스듬히 기대거나 의자에 앉는 것이 힘들다면, 바닥에 눕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바닥이 딱딱하면 요가매트나 담요를 깔아서 진행하되,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송장 자세를 취하면 자연스럽게 이완될 수 있습니다. 팔은 펴서 엉덩이 옆에 위치시키고 손바닥은 천장을 향하도록 하면 편안해집니다. 다리는 가지런히 펴고 발끝이 바깥쪽으로 살짝 기울도록 하여 자연스러움을 유지합니다. 베개를 사용할 경우에는 가능한 낮은 베개를 사용하여 목이 바닥과 가지런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서서 명상을 해야 하는 상황과도 늘 마주칩니다. 출근길 사람들 빼곡한 지하철 안이라던지, 산책이나 등산을 하다가 바로 옆에 서 있는 나무줄기를 잡고 서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가능합니다. 외출을 위해 집을 나선 후 상쾌한 공기와 처음 마주치는 순간에도 잠시동안 서서 몸과 마음을 챙겨볼 수 있고, 퇴근 후 도착한 집의 현관문을 열기 전 잠시 동안에도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오랫동안 서서 명상을 하려면 안전한 자세인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발바닥이 지면과 골고루 닿는지, 적당한 힘이 다리와 골반에 가해져 균형감이 느껴지는지, 발은 자연스러운 각도를 취하고 있는지, 척추는 가지런히 펴지고 어깨는 이완되어 있는지, 팔은 중력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뜨려져 있는지 확인하고 나면, 명상의 시간을 늘려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움직이며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 후 집안일을 하죠. 사랑하는 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한잔을 기울기도 하며, 건강을 위해 땀 흘리며 운동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삶의 움직임에는 고정된 자세가 없습니다. 움직임과 변화로 가득한 하루지만 각 순간에 맞는 가장 적절한 자세를 언제나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명상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걸어서 이동하는 중에 명상을 하기로 했다면 걸어가는 자세가 안정적이고 위엄 있고 자연스러운지 제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걷는 자세와 속도는 적당한지, 시선이 향하는 방향과 손과 팔의 움직임은 주의를 흩트리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느낌이라던지 호흡, 몸의 감각, 소리나 생각, 감정 등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스스로 정해서 명상을 하게 됩니다. 커다란 장비 앞에 서서 작업을 하거나 서류 작업으로 분주할 때, 헬스장에 가거나 테니스를 칠 때, 설거지를 할 때도 비슷합니다. 하려고 하는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안정감이 있는지, 위엄이 있는지, 이완되어 있지만 깨어있는 자세인지를 살펴보고, 안전한 자세인지도 반드시 살펴본 후에 작업 또는 명상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삶 속으로 명상을 가져옵니다. 명상의 자세이자 삶의 자세가 됩니다. 처음에 한 번 살펴보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중간중간에 자세를 한 번씩 점검해 보면서 그 순간에 가장 적절한 자세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명상 자세에 대한 조언

- 어떤 상황이나 자세에서도 마음챙김 명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 눈에 보이는 자세보다 내면에서 중심을 잡은 모습이 중요합니다.
- 명상 시간이 길어질수록 바른 자세로 인한 효과도 커집니다.
- 안정감, 위엄, 이완, 깨어있음, 자연스러움, 안전한 느낌이 있는 자세가 좋습니다.
- 가능하면 처음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언제든 조정할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 명상의 의도가 늘 함께 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보살피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명상 자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나만의 실험실’을 운영하는 연구자입니다. 스스로 경험하고 탐구하며, 내 몸과 마음에 맞는 명상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명상입니다. 그렇게 나 자신을 보살피는 것이지요. 어떤 자세이든, 어떤 순간이든, 우리는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명상의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명상은 특정한 모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것입니다.


짧은 체크인 (check-in) 명상 (30초에서 3분 정도, 가능하면 자주 연습해 봅니다)

1. 하던 동작과 생각을 잠시 멈춥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신에게로 주의를 돌립니다.)
2. 지금 자세와 호흡은 어떤지 알아보고, 몸과 마음의 상태에 호기심을 가집니다.
3. 하던 일의 의도와 상황을 파악하고, 지금 가장 적절한 행동을 선택합니다.
4. 선택한 것을 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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