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주의 기울이기, 삶을 바꾸는 연습

일상에서 집중력을 높이는 명상 연습법

명상을 시작하려는 이유를 찾고, 수련의 태도를 분명히 했다면 이제 다음 단계는 ‘주의 기울이기’입니다. 이는 명상의 핵심적인 요소이자, 삶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주의 기울이기는 어떻게 작용할까요?


먼저 반대 상황을 한번 떠올려볼까요? 주의가 흐트러져 곤란했던 경험 말입니다.

한 번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족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던 중 문득 다음 주 여행에 대한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문득 돌아보니, 모두가 웃고 있고 나만 멍하니 있었습니다. 이미 대화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고, 나는 방금 전까지 함께했던 순간에서 멀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늦기 전에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식탁에 홀로 남겨질 뻔했습니다. 이런 경험, 익숙하지 않나요?


우리의 마음은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 같습니다. 늘 다른 곳을 떠돌아다닙니다. 눈앞의 경험을 놓치고, 과거나 미래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런 패턴에 익숙해진 마음은 고요한 환경에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주의 산만함이 쌓이면 우리의 삶도 조금씩 흐트러진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의 절반 정도는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무관한 생각에 빠져 있었으며, 30%는 거의 항상 딴생각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참가자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은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했을 때였습니다. 방황하는 마음은 행복하지 않고 어수선한 마음은 힘이 없습니다.


주의가 향하는 곳으로 에너지가 흐른다.
- 토니 로빈스 -


주의는 곧 에너지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도 결정됩니다.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떠올려볼까요? 생각 또는 마음이 또렷하고, 몸에서는 기운이 느껴지고,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을 겁니다. 시야는 넓어지고 두뇌 회전도 빨라서 어려운 계산이나 판단도 척척해냅니다. 걱정이나 두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몰입하여 무언가를 척척 해내는 자신을 떠올려 보세요. 바로 몸과 마음이 하나로 모여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이런 상태는 우리가 원하면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하기 위해서는 몸이 있는 곳으로 마음을 돌려서 와야 합니다. 과거나 미래, 상상이나 공상에 주의를 빼앗긴 마음을 돌려서, 정신 차려서 몸이 있는 이곳으로, 지금 하고 있는 이 작업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에너지가 모이고 우리는 드디어 제대로 된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능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삶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바로 명상 수련을 통해서 주의력의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명상 수련의 이유가 하나 더 늘었지요?


자, 이제부터 주의력의 힘을 키우는 연습을 해 볼까요?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주의를 지속하는 것으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하나의 대상을 정해서 그 대상의 다양한 특질들, 대상과 연관하여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경험과 그러한 경험들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처음 보는 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아무런 선입관 없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대하듯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대상의 종류나 크기를 줄여서 연습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합니다.


먼저 대상을 정하는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대상이라는 것은 호흡, 소리, 맛, 눈에 보이는 대상, 몸의 감각, 생각이나 감정, 등 마음의 활동을 포함하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각 경험을 말합니다. 머리로 논리적으로 이해하거나 상상 또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과 그 변화가 주의의 대상이 됩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되는 대상은 호흡(들숨과 날숨)의 경험입니다. 우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으로 다른 대상에 비해 생생하게 경험되며 매 순간 변화로 가득합니다. 또한 생명유지의 최적의 조건을 위해 호흡은 스스로 일어나지만 또한 우리가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 다양한 명상 방법에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들숨과 날숨은 공기의 흐름입니다. 공기가 신체와 맞닿으며 다양한 감각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코 안쪽에서 공기의 흐름이 생생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온도의 변화(들숨은 서늘하고 날숨은 따뜻한 느낌)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습도의 변화, 숨의 길이와 깊이, 숨의 강도나 리듬감도 주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렇게 일어나는 경험들을 바꾸려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호흡은 깊고 길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 챙김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는 지금 일어나는 호흡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호흡이 짧으면 짧다고 알고, 깊으면 깊다고 아는 것이 바르게 주의를 기울이고 알아차리는 상태입니다.


또한 호흡 운동을 일으키기 위한 가슴이나 복부의 실제적인 움직임, 그리고 몸 전체의 감각으로도 호흡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피부로도 호흡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호흡은 참 신비롭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분들도 가슴이나 복부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며 호흡 알아차림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대상이며 가장 유용한 대상입니다.


주의 기울이기 도움말
- 대상을 정하기: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구체적으로 선택하고,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바라본다.
- 있는 그대로 경험하기: 현재 경험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대로 알아차린다.
- 대상 바꿔가며 확장하기: 호흡에서 손, 발, 몸 전체로 주의를 이동하며 연습한다.
- 미세한 감각 알아차리기: 점차 더 섬세한 감각으로 주의를 옮겨가며 집중력을 키운다.
- 생각이 떠오르면 친절하게 돌아오기: 잡념이 떠올라도 비난하지 않고, 다정하게 다시 주의로 돌아온다.
- 흐트러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주의가 흐트러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대상을 정하였다면 이제는 주의를 지속하는 것에 유의하여 연습해야 합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처음엔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코 안에서 느껴지는 온도의 차이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더라도, 금세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조금 몽롱해지는 느낌에 이어 바로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즐거웠던 생일 파티, 다음 주에 제출해야 할 보고서 걱정 등 과거와 미래, 불안과 즐거움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1분도 채 안되어서 다른 생각에 빠지는 모습에 자괴감이 들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주의력 결핍증이 아닌가 하며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명상 중에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마음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에 더 능숙하기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되는 것에는 금방 싫증을 내고 이내 다른 대상을 찾아서 길을 떠납니다.


호흡의 특징 상 숨과 숨 사이에 잠깐동안의 빈 공간이 있습니다. 공기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짧은 멈춤이 일어납니다. 바로 이때 다른 생각으로 달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호흡은 들숨과 날숨뿐만 아니라 짧은 멈춤도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주의의 대상에 포함하여 호흡의 전체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다른 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가능한 즉시 돌아와야 합니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주의를 놓치고 생각에 빠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생각에 빠진 것을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어떤 방식으로 주의를 다시 돌려오느냐입니다. 생각에 빠졌다면 생각에 빠진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다시 호흡의 감각으로 최대한 단호하고 빠르게 돌아와야 합니다. 생각에 빠진 자신을 비난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오히려 연민의 마음으로 친절하고 따듯하게 대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듯 주의를 지속한다는 말 안에는 제대로 돌아오는 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서툴렀으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다만 연습하는 순간에는 설렁설렁 대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생사의 결단을 위한 심각함이나 무거움이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과 열린 태도를 유지하는 겁니다. 주의를 놓치더라도 큰일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열 번 달아나면 열 번 돌려서 오고 백번 달아나면 백번 다시 돌려 오면 그뿐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연습에는 좋은 요소들만 있을 뿐입니다. 주의를 유지할 수 있으면 이미 좋고, 흐트러지면 다시 돌려오는 연습이 되니 역시 좋습니다. 어찌 되었던 알아차림과 배움의 여정은 지속됩니다.


대상을 바꿔가면서 주의 기울이기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손바닥에 주의를 기울이다가 발바닥으로 주의를 옮겨가고, 어깨로, 얼굴로 선택적으로 대상을 옮겨가며 주의 기울이기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의의 크기도 바꿔가며 연습할 수 있습니다. 코끝처럼 아주 작은 부위에 주의를 모을 수도 있지만, 코 전체, 얼굴 전체로 주의를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몸 전체로 확장하거나 심지어 주변 공간으로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칠고 분명한 감각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점차 미세하고 섬세한 감각들로 주의를 옮겨갈 수 있도록 연습합니다.


다양한 화각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카메라렌즈처럼,
원하는 곳으로 주의를 옮겨서 유지할 수 있게 될수록 명상이 능동적으로 되어갑니다.


삶에서 주의력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주변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진지한 주의를 요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중에 딴생각에 잠기거나 중요한 회의 도중 멍해지고 나면 우리는 아주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잦아지면 자연스럽게 관계도 멀어집니다. 복잡한 과제를 수행할 때는 또 어떨까요? 집중력이 떨어지면 한 시간에 끝날 일이 하루가 걸리기도 합니다. 몰입하여 작업을 할 때 최대 다섯 배의 생산성이 생긴다는 매킨지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주변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소한 일들만 쳐내다 보면 정작 본인의 삶에 중요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자리에서 쳇바퀴만 돌고 있는 듯한 자신의 모습에 공허함과 우울함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무게 중심을 내 안에 두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외부에 두게 될수록 이런 상황이 잦아지게 됩니다.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은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주의가 머무는 곳에 에너지가 모이고,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현명한 선택과 행동을 하고,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의는 어디를 향하고 있었나요? 여러분의 삶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주의 기울이기 연습 (3분 정도)

1. 바르게 자세를 잡고,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결심하고 자연스럽게 눈을 감습니다. 공기의 감촉, 온도의 변화 또는 습도의 변화 등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구체적으로 한 가지 정합니다.
2. 신체 부위별로 약 30초 정도 주의를 머물면서 어떤 감각이 경험되는지 알아봅니다.
- 코 안쪽 넓은 공간 > 콧구멍 > 코끝 > 아랫배나 가슴의 움직임 > 몸 전체
- 감각이 희미하면 '지금은 감각이 희미하군'하고 알면 됩니다. 조바심 낼 필요는 없습니다.
- 순서를 바꾸거나 차례를 바꾸어가면서 여러 번 시도해 봅니다.
3. 건강 문제로 인해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불편한 경우에는 다른 신체부위를 사용하면 됩니다.
- (왼쪽) 손바닥 > 손 등 > 손가락> 왼손 전체 > 오른손 전체 > 서로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기
4. 팔, 다리, 어깨, 등, 복부, 얼굴, 두피 등 다양한 신체 부위로 옮겨가면서 연습할 수도 있습니다.


* Killingsworth & Gilbert (2010) - Wandering mind not happy mind

https://news.harvard.edu/gazette/story/2010/11/wandering-mind-not-a-happy-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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