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탱크

by 꼬북

내 마음이 깊이 잠기는 시간들이 있어.

내 몸이 깊은 물속 탱크 밑으로
한없이 가라앉아버리는 것처럼,
무겁게만 느껴지는 날들.


물에 잠긴 귀는 먹먹하고,

천천히 가라앉는 나는
빛에서 점점 멀어지고,
어둠에 점점 더 가까워져.


그때,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조차 떠오르지 않아.
그런 순간들과 마주할 때마다,

내 마음은 몸과 멀어지는 것 같아.

그런데, 살고자 버둥대지 않아.
무겁게 짓눌리는 기압을 온전히 느끼며,
그저 가라앉아.


나는 걸어다니는 물탱크가 되어,
아무 말도 쉽사리 할 수 없어져.

내가 지르는 고함은

그저 하나의 파동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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