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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Jul 22. 2021

(YJ)회사와도 밀당이 필요하다

카필라노의 법칙(흔들 다리 효과)

'100% 내게 넘어왔다'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관심과 흥미가 사라진다!


오랜 기간 서로에게 익숙해진 남녀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무관심과 권태로움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밀당의 기술이 필요하다. 밀당은 때론 관계 회복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밀당은 '밀고 당기기'의 준말로 사전적 의미는 '상대와 실랑이를 하다'라는 뜻이다. 남녀 간의 관계에서 밀고(관심을 끊는다), 당기는(관심을 갖는다) 미묘한 '심리 게임'을 말하기도 한다.


썸을 타거나 연애를 할 때나 밀당이 필요한 것이지 결혼을 한 부부관계에서는 밀당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상대방의 변덕스러움에 지쳐서 감정 소모를 더 이상 하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밀당은 자칫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밀당을 할 만큼의 열정과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자칫 자존심을 세우고 재다가는 오히려 관계가 더 틀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연애나 결혼생활에서 밀당을 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관계의 주도권'을 잡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보면 밀당을 잘하는 사람이 연애도, 회사생활도 잘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밀당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심리를 잘 이해해야 하고, 눈치가 빨라야 하며, 타이밍도 잘 맞추고, 협상력도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애도 직장생활도 밀당이 필요하다


직장생활만큼 명확하게 갑과 을의 관계가 성립되는 곳은 없다. 내가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결혼을 하고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에는 '슈퍼 갑'과 '슈퍼 을'의 관계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다른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경우 회사에 대한 의존도와 집착은 더 커진다. 자존감 따윈 개에게 줘버린 지 오래인 것이다.


연애를 할 때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다 보여주거나 아니면 상대방으로부터 끊임없이 받기를 원하면 관계의 균형이 기울어지고, 얼마 가지 않아 관계가 깨지기 시작한다. 내가 상대방보다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불안감이 형성되고, 시간이 갈수록 상대방에게 집착하려는 경향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과도한 집착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뿐만 아니라 한번 무너진 자존감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마음의 상처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밀당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존감과 가치를 높여야 한다.


연애나 직장생활에서 자존감이 무너지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자존감이 낮아지면 상대방에게 더 집착하게 되고, 자신감도 결여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존엄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자존감이 높으면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에게 집중을 하게 된다. 남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성취 욕구를 위해서 일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면 외부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되며, 외부의 기준에 부합하고자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러니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믿고, 상사의 평가와 인정, 외부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회사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이다. 


회사에서 자존감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급여 외 소득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당당하고, 여유 있게 다니는 동료나 후배들의 공통점은 월급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재테크에 능한 직원들이다. 회사가 주는 안일한 환경에만 모든 것을 맡기고 충실한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밀당 능력이다. 회사에 맞서다가 철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슈퍼 을이 될 수밖에 없다. 



밀당에도 워라밸이 중요하다


회사 생활에서 밀당을 잘하기 위해서는 일단 회사에 대해 과도하게 충성해서도 안되고, 회사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가져도 안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일한 만큼 급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며, 최대한 워라벨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라벨을 소홀히 하고, 직장생활에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의 결말은 단절된 가정, 무너진 인간관계, 추락한 자신감이다. 


업무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만 우선순위(priority)를 정해 집중하고, 효율성과 생산성이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시간적 자유는 자신의 미래의 부를 만들거나 자신의 커리어를 높이는 데 써야 한다. 강력한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해야만 회사의 갑질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밀당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누구하고 밀당하고 있는지 밀당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


회사는 명확한 실체가 없다. 엄밀히 말하면 회사는 법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는 대상과 밀당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굳이 회사의 실체를 찾는다면 그건 바로 직장 상사라고 할 수 있다. 상사와 나의 관계는 평가자와 피평가자, 고과권자와 피고과권자, 명령권자와 피명령권자, 리더와 팔로어 등을 포함하는 명확한 갑과 을의 관계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상사 또한 차상위자에게는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직장상사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밀당의 기술이다.


연애를 할 때도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애정과 기대를 가지게 되면 그에 따른 실망도 커지게 된다.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관계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관계나 작품의 깊이처럼 말이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처음부터 내게 너무 과도한 기대를 갖게 해서는 안된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클수록 스트레스와 실망, 서운한 감정이 커지게 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열 번 못하다가 한번 잘하면 고맙다는 소리를 듣지만 열 번 잘하다가 한번 못하면 쌍욕을 듣게 된다. 와인처럼 숙성될수록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이란 말이 있다. 지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인 파리는 모든 사람들이 가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을 정도로 선망받는 도시이지만 막상 방문하면 인종차별, 불친절, 지저분함 등의 최악의 경험을 하게 되고, 속앓이까지 하게 되는 마음의 병을 말한다. 이렇듯 기대를 낮추게 만드는 것이 밀당의 핵심 스킬이다.



밀당을 잘하기 위해서는 의외성이 있어야 한다


연애를 오래 하다 보면 반복되는 데이트 루틴에 싫증이 나게 되고, 기대감도 없어지게 된다. 예상되는 모든 일에는 기대감을 갖지 않게 된다. 맨날 먹는 집밥, 맨날 나오는 진부한 영화의 클리셰 장면도 감동을 받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예측의 불가함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의외성'이다. 의외성은 일정한 패턴을 깨는 것이다. 갑자기 애인 집을 찾아가서 잠깐 얼굴만 보고 가는 것도 의외성이다. 


회사생활에서도 이런 의외성은 상사가 나를 예측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준다. '돌아이'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무료하고 반복되는 직상생활에서 이런 의외성은 주변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다. 평소에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회식이 끝난 후 노래방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부르면서 격렬하게 춤을 춘다거나, 상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을 전혀 못 마시는 부하직원이 술 한잔 하자고 먼저 말하는 것도 의외성이다. 기대감이 없다가 기대감이 생기면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 내 안의 의외성을 찾아보고, 때를 기다려 시의적절하게 발현시켜 보자.


인위적인 두근거림을 만들어 보자


'카필라노의 법칙(The law of Capilano)'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흔들 다리(조교) 효과'라고도 불린다. 캐나다 벤구버에는 카필라노 강이 지나는 협곡에 70m 높이 위에 길이 120m의 좁은 출렁다리가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거린다고 한다. 심리학자 아서 아론과 도널드 더튼은 이 좁고 긴 흔들 다리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미모의 여성 실험 도우미를 투입해서 흔들림이 가장 심한 중간 지대에서 혼자 다리를 건너는 18~35세 남성에게 설문지 작성을 부탁하게 했다.


설문지 작성이 완료되면 여성 도우미가 개인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건네주며 실험 결과가 궁금하면 오늘 저녁에 전화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50% 이상의 남성들이 전화를 걸었고,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반면 같은 강에 위치한 3m 높이의 단단한 삼나무로 만든 다리 위에서 진행한 동일한 실험에서는 12.5%의 남성만이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카필라노 법칙에 의하면 공포라는 감정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체온을 상승시키고, 집중력을 높이고, 호흡을 빨라지게 하는데 우리의 뇌는 도파민을 분비시켜 불안감을 사랑으로 인한 두근거림으로 착각하게 만든다고 한다. 연애 초기에는 많은 남녀들이 놀이공원을 찾거나 공포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카필라노 법칙이 작동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서로 간의 호감도가 상승하게 된다. 카페인이 듬뿍 든 커피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듯 회사와 밀당을 잘하기 위해서는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나 취미를 가져야 한다. 두근거림의 환경설정을 많이 할수록 밀당에서 호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가슴 뛰게 하는 것인지는 스스로 찾아보기 바란다. ^^;


사실 회사와 밀당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삶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직장생활에서 내가 롱런을 할 수 있고, 나름 자신감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밀당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후회란 실행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쓰레기 더미다. 연애의 밀당은 짧게 끝날 수도 있지만 회사와의 밀당은 길고 지루한 게임이 될 수 있으니 다들 포기하지 말고 밀당의 기술을 실행해 보면 어떨까? 이 땅의 샐러리맨들이여, 갑이 되는 그날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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