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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Jan 07. 2022

사소한 루틴(routine)의 힘

#루틴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 #마중물 #실행력 #새해 결심

영어 단어인 '루틴(routine)'은 사전적 의미로는 '일상, 틀에 박힌 일' 또는 '특정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된 명령'을 뜻한다. 스포츠 측면에서는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운동 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이나 절차'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경기 3시간 전부터 운동장을 꼭 15바퀴 뛰고 체조를 한다거나, 운동장의 선을 밟지 않고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는 것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루틴'이란 용어는 부정적으로 쓰일 때가 많다. 즉, '판에 박힌 일상이나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을 지칭하거나 '변화 없는 무료한 일상' 등을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 말하고자 하는 '루틴'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일련의 행동이나 절차'처럼 긍정적인 의미를 뜻한다. 




적절한 루틴은 일상이나 업무적인 측면에서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뿐만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해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잠깐만 쉬다가 할게", "조금만 있다가 바로 할게" 등과 같이 그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루틴의 힘'이다. 


일정한 규모가 있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업무 루틴'을 가지고  있다. 시간대별/일별/주별/월별/분기별/반기별/연간 루틴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루틴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조직의 구성원들이 시행착오와 실패, 성공의 경험, 지식과 노하우 등이 그 업무 루틴으로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업무 매뉴얼(work manual)과 더불어 기업 또는 조직을 관리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바로 '업무 루틴(work routine)'이다. 루틴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 설정' 등을 통해 업무의 중요도를 구분해 줄 뿐만 아니라 직책별 업무 분장에 따른 효율화를 통해 현장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꼭 해야 할 핵심 업무(core work)들은 '업무 스케줄(Work Clock)'을 만들어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자칫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 때문에 생략하거나 빠뜨릴 수 있는 중요한 업무들을 시간대별로 반드시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업무 루틴이다. 그래서 기업의 관리자들은 이러한 업무 루틴을 통해 '현장 실행력 강화', '업무의 안정화', '업무에 대한 역량 및 책임감 고취' 등의 효과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조직이 성장해 비대해져서 관리의 공백이 예상된다면 더더욱 업무 루틴을 만들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나 조직의 성과가 부진할 때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업무 루틴을 점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루틴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소홀히 했을 때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루틴이 비효율적이거나 비생산적인 요인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칸트의 산책


댄 애리얼리가 지은 <루틴의 힘>이라는 책을 보면 성공한 CEO 10명 중 6명은 오전 5~6시에 일어나 등산, 명상, 신문 읽기, 독서 등 저마다의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일어나자마자 서너 종류의 신문을 읽으며,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또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기업이나 조직 구성원의 루틴이 중요하듯이 어쩌면 개인의 루틴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우리가 연초마다 다짐하는 연간의 목표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런 사소한 루틴들을 만들고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하기 싫어도 하도록 만드는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루틴이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도 끝까지 해내는 힘, 시작한 일을 반드시 끝내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루틴이다. 


루틴은 한 마디로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계속 일관되게 해 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공통된 특징을 보면 '그냥 주어진 루틴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실행한 것'이 다일 때가 많다. 그러므로 루틴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며, 이러한 습관은 '관성'이 된다. 일단 젖으면 번지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확고한 일상 루틴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을 바로 '칸트'이다. '칸트'는 평생 여행 한번 안 가고,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한 만큼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삶을 살았다. 칸트는 매일 오후 3시 30분이면 산책을 했는데 이 시간이 얼마나 정확했던지 당시 쾨니히스베르크 사람들은 그가 산책하는 시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루틴'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연초마다 다짐하는 '새해 결심'들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실행의 마중물을 만들어주는 '루틴'을 수립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찍 운동을 하려고 결심한 사람들에게 '루틴'은 무엇일까? 일단 '새벽 알람'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알람'소리에 맞춰서 일단 일어나야 하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세수를 하고 이를 닦는 것이 바로 루틴의 시작이다. 이 정도까지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래서 루틴을 만들고 실행할 때는 '귀찮아도 일단 발을 담그게 하는', 그리고 '미루지 않고 즉시 실행에 옮기게 하는' 사소한 발단의 모멘텀을 찾는 게 필요하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말이다. 

 

퇴직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생활의 리듬, 즉 삶의 규칙과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다. 혹시 모를 나태함과 무기력에 대한 나만의 사전 예방책이기도 했다. 그래서 난 단기적으로 세 가지 목표를 세웠고, 이를 실행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1. 아침 일찍 일어나서 꾸준하게 운동하기

2. 부동산 경매 및 NPL(부실채권) 책 읽기 & 주 1회 경매학원 다니기 (3개월 과정)

3. 일주일에 글 두 편 작성하기 


그래서 서재도 새롭게 꾸미고, 그 서재에는 예전 직장시절에 자주 쓰던 필기구와 노트, 텀블러 등도 비치해서 마치 퇴직 전의 사무실 분위기로 조성해 놓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난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은 후 서재로 출근을 한다. 오전에는 부동산 관련 서적을 읽고, 오후에는 브런치 글도 작성한다. 지금껏 한 달 동안 이 루틴을 지켜오고 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루틴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조직이든 개인의 일상이든 어쩌면 가장 소홀할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루틴'이다. 만약 조직의 성과가 미흡하거나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루틴'을 살펴봐야 한다. 반드시 해야만 하고,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일들이 바로 그런 '소홀'과 '중요'의 틈새에서 놓여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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