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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Nov 06. 2022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 것!

#흐르는 강물처럼 #상선약수 #노자사상 #신영복의 담론 #신영복의 처음처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 것'이란 뜻이 담긴 노자 사상이 있습니다. 바로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흐르면 물과 같다)'입니다. 노자가 쓴 도덕경 8장에 등장하는 말입니다. 살면서 제가 가장 닮고 사상 중 하나가 바로 상선약수 사상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물의 속성처럼 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고,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절대 그 공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물은 또한 절대 다투는 법이 없습니다. 흐르는 물은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가며,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다시 나아갑니다. 낭떠러지를 만나면 폭포가 되고, 협곡을 만나면 빠르게 지나갑니다. 순리대로 흐를 뿐 절대로 욕심을 부리거나 무리하지 않습니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지향합니다. 억지로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물이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은 바다입니다. 바다는 모든 곳에서 흘러나온 물들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인 것입니다. 어쩌면 바다가 짠 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흘린 눈물과 아픔이 흘러내려왔기 때문은 아닐까요.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물이면서도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둡니다. 그래서 물은 '겸손'과 '겸허'를 뜻합니다. 물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더러운 곳도 가리지 않습니다. 모두 말끔히 씻어내고 정화시킵니다. 또 용해시켜 물과 하나로 만듭니다. '상생', '융합'과 '통합'의 뜻입니다. 




물은 지구의 71%를 차지합니다. 어찌 보면 지구(地球)가 아니라 수구(水球)라고 해야 할 겁니다. 바닷물을 지구에 있는 물의 9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2.5% 정도의 물을 인간들이 마시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담수의 69.5%는 빙하, 만년설, 영구동토 등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물이고, 나머지 30.5%는 중 30.1%가 지하수이기 때문에 이 또한 쉽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 담수 가운데 0.4%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호수나 하천의 물입니다.  정말 우리들이 이용하는 물은 소량이지요. 


인간의 70%, 어류의 80%, 그 밖의 미생물은 약 95%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이 인간의 70%를 구성한다는 사실은 정말 신비롭고 놀랍습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 탈레스는 일찍이 '물은 만물의 근원이다'라고 말했나 봅니다. 아리스토탈레스 역시 만물의 근원은 땅, 공기, 불과 더불어 물이라고 '사원소(四原素)'설을 주장했습니다. 물의 종교적인 정화력은 힌두교가 왕성한 인도의 갠지스강에서 나타납니다. 갠지스강의 물은 모든 죽은 이들의 혼을 승천시키는 능력을 지녔다고 하지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용왕이라고 불리는 수신의 존재를 믿었습니다. 《효녀 심청전》의 중요 스토리라인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탄생 또한 어머니의 몸속에 있는 물인 양수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태어난 아기가 물속을 헤엄치는 수영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열 달 동안 자궁안의 양수(羊水)라는 물속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양수는 아이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탯줄이 태아의 몸에 감기지 않도록 떼놓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양막이 있어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기도 하고, 체온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며 태아가 자유롭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분만 시 윤활유 역할도 하지요. 이는 포유류가 갖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힘들 때 욕조 안에 들어가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도 아마 탄생의 과정과도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인류의 탄생과 삶의 여정, 그리고 문명은 물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노자의 상선약수 사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노자가 느낀 생각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도 글을 쓰지만 노자만큼 상상력이 풍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흐르는 물처럼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의 속성을 잘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신영복의  《담론》이란 책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신영복, 《처음처럼》중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자신은 항상 낮은 곳에 둡니다. 그리고 결코 다투는 법이 없기 때문에 또한 허물이 없습니다. 상선약수, 최고의 선이 물과 같다고 하는 까닭입니다. 바다는 모든 시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큰 물입니다. 바다가 물을 모으는 비결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데 있습니다. - 신영복, 《처음처럼》 중에서 -


노자가 강물을 최고의 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선리만물(水善利萬物).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부쟁(不爭)입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수부쟁(流水不爭) 즉, 흐르는 물을 다투지 않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습니다.


쟁(爭)의 뜻은 전(戰)과 다릅니다. 전은 한일 축구 대항전처럼 맞서서 싸우는 것입니다. 쟁은 무리하게 일을 추진할 때 일어나는 갈등을 의미합니다. 전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쟁은 방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조정이 가능합니다. 물이 흘러가는 모양이 부쟁의 전형입니다. 


노자가 이야기하는 위무이(爲無爲)가 바로 부쟁입니다. 셋째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기 때문에 상선(上善, 최고의 선)입니다. 싫어하는 곳이란 낮은 곳, 소외된 곳입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 없습니다.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 세 가지 이유로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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