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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Jan 04. 2023

고객서비스에 대한 지루한 담론(談論)

#이솝 우화 #부자와 당나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오늘 글은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시간 나실 때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솝우화에는 <부자(父子)와 당나귀>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당나귀 등에 탄 대상(아버지 or 아들)이 욕을 먹습니다. 심지어 부자가 둘 다 타지 않는데도 당나귀 놔두고 안 탄다고 욕을 먹죠. 결국 궁여지책으로 부자는 당나귀를 어깨에 메고 개울가를 건너다 물에 빠지게 되고, 당나귀는 그 틈을 타서 도망쳐 버립니다. 부자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다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결국 가진 것마저 잃어버리는 우(愚) 범하게 됩니다.


출처 : 누리과정 우리전래동화, <당나귀를 팔러 간 아버지와 아들>


저도 귀가 얇습니다만 살다 보면 사람들의 각기 다른 요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백인백색의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켜준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의 영역에 가까울 겁니다. 많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고 하지요. 현재 국내 서비스업의 비중은 55%나 되는 큰 산업군입니다. 서비스 업계에서 서비스의 중요성을 말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겁니다.


오늘은 다 알고 있고, 지겨울 만도 하겠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 서비스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최근 기업의 서비스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 고객 감동을 넘어 고객 집착이라는 개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고객 집착'이란 용어는 세계 최고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직원들에게 ‘고객에게 집착해야 생존할 수 있다’라고 한 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1등 기업은 경쟁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집중할 대상은 바로 '고객' 뿐입니다. 고객에 집중하면 보다 선구적인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10년 후를 예측해 대응하기보다는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는 것에 집중합니다. 10년 후에도 고객은 여전히 싼 가격, 빠른 배송, 다양한 상품을 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경쟁사, 기술, 시장 환경 등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집중함으로써 변치 않을 '고객 경험'을 만들겠다는 아마존의 신념이 바로 고객 집착입니다. 고객 집착의 세 가지 요소는 변치 않을 고객 경험에 집중하기고객 피드백을 통한 서비스 개선,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집요하게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목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강조하는 아마존


요즘 기업들은 여전히 예전의 서비스 개념에서 잘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란 게 만드는 건 쉽지만 유지하는 건 더 어려운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지 않은 한 서비스 품지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겁니다. 서비스는 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인적 서비스가 감소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서비스 환경과 품질 또한 비용이 축소되면 저하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온오프라인 양쪽 모두 무한 경쟁 체제로 진입하면서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더 나은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답 없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제품력, 최저 가격을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지는 주관적인 느낌, 즉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고객들은 한 기업의 서비스를 업계 최고의 서비스, 세계 최고의 서비스와 비교하고 거기에 맞춰 평가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어제까지 참신했던 부가서비스가 오늘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기까지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3일이 걸리는 배송 서비스가 익일 배송, 심지어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으로 바뀌고, 심지어 1시간 이내 근거리 배송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객 만족을 위한 리스트와 목록이 많아지고,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기업들은 고객과의 접점에 긍정적 경험(good experience)을 느끼도록 물샐틈없는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고객경험관리로 큰 성공을 거둔 회사가 있는데 바로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입니다. 이 항공 회사는 한때 만성적자로 도산 위기까지 이르게 되었는데요.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CEO에 취임한 얀 카를존(Jan Carlzon) 사장은 '진실의 순간(MOT, Moment Of Truth)', 즉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깨닫고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합니다. 예를 들어, 1년간 이용 승객 수가 1,000만 명인데 이들은 회사의 종업원 다섯 명과 평균 15초씩 접촉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15초인 '진실의 순간'이 회사의 이미지와 미래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그는 모든 접점, 즉 전화 문의 및 예약, 탑승 수속, 기내 서비스, 수화물 서비스까지 일련의 탑승 과정에서 고객이 느끼는 경험을 조사한 후 모든 접점에서 고객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승무원들에게 '자율 재량권'을 부여합니다. 그로부터 1년 만에 업계 서비스 최고 항공사로 변신하게 됩니다. 기업의 성공은 고객 중심의 현장 서비스에 달려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고객 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태도와 노력에 달려있다는 말일 겁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하더라도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고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고객은 불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고객 불만 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고객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충성고객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고객은 제품의 결함이나 오류 때문에 불만을 느껴서 그 기업에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느껴 그 기업과 적대적이 되는 것이죠.


미국 의료업계 서비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 소송을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진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 의료진의 불충분한 설명이나 태도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종합병원의 사례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암 환자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경과도 좋아 환자와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서 3일 만에 숨을 거두게 되는 의료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실 상태가 나빠진 원인도 명확하지 않았고, 분명히 의료소송까지 갈만한 예민한 상황이었는데 가족들은 의료진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대부분 그런 상황에서 의료진들 대부분은 그 상황을 피하기 마련인데 그 병원의 의료진들은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 환자와 가족들과 함께 했다고 합니다.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는 진심과 진정성이 가족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빌 게이츠는 '가장 불만에 가득 찬 고객은 가장 위대한 배움의 원천이다 (Our most Unhappy Customers are your greatest source of learning)'라는 말을 했습니다. 고객 불만은 품질 및 서비스 개선의 기회라는 말입니다. 3M에는 65,000개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이 많은데 그중 2/3는 고객 불만을 흘려듣지 않고 고객 불만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수집해 개선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제품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예전 TV 프로그램에서 맛집 식당의 사장이 손님이 남기고 간 음식들을 직접 먹어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왜 남겼을까? 어떻게 하면 안 남기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메뉴 개발 및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활용했다고 합니다. 이 식당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겁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고객 창출에 달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회사와 일이 존재하는 것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매일 출근하면서 '오늘도 나의 고객을 만족시켜주겠어'라고 생각하며 출근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특히 영업이나 서비스 전담 부서처럼 고객을 직접적으로 대하는 부서가 아닌 경우에는 외부의 프로세스나 업무에 매몰되어서 정작 중요한 고객 서비스에는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내 일자리의 존재 이유가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업무의 우선순위를 고객에 두고 진행하는 데 아마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고객 서비스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양질을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고객 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엇비슷한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객의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건 바로 그 조직 또는 직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게 되면 지속적인 거래 의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출처 : Pixabay


기존 고객을 만족시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1/6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는 '고객 경험 관리'가 기업의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 관리'란 고객 경험을 중시 여기고, 그 경험에서 얻은 데이터나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적 혁신을 이루기 위한 경영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서 물건을 구입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그들이 단계마다 무엇을 느끼는지 데이터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는 모든 순간에 긍정적인 경험을 하도록 철저히 노력하고,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가는 카페나 맛집이 있다면 왜 그곳을 다시 찾게 되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아쉬운 부분보다는 만족도를 주는 플러스 요인이 더 많았기 때문일 겁니다. 고객도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늘 우리의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이 서비스를 평가할 때 무엇을 평가하는지 측정 기준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Servqual 모델은 서비스의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Responsiveness(대응성), Assurance(확실성), Tangibles(유형성), Empathy(공감성), Reliabiltiy(신뢰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요인의 앞 글자를 따서 'RATER'라고도 불립니다. 먼저 '대응성'의 경우 얼마나 신속하게 서비스가 이뤄지는가에 대한 항목입니다. 만약 항공사라면 수속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아야 하고, 기내에서 서비스 요청 시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함을 말합니다. '확신성'은 직원들의 문제 해결력과 전문성에 얼마나 확신이 가는지에 대한 항목입니다. 만약 휴대폰 매장에서 고객이 요금제나 기능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직원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매뉴얼을 확인해야 한다면 확신성이 떨어질 겁니다.


'유형성'은 외적 공간이나 시설 등이 편안하고 쾌적한지에 대한 항목입니다. 자동차 서비스 센터의 경우 과거에는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환경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호텔과 같은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와서 편안하게 쉬면서 기다릴 수 있도록 카페 혹은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곳도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유형성' 평가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공감성'은 고객 개개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과 배려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항목입니다. 고객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뢰성'은 약속한 서비스에 대한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항목입니다. 만약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면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Pixabay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볼 때 고객 만족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불만을 잘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고객 불만이 왜 중요한지를 알아보죠. 첫째, 고객의 불평은 우리가 앞으로 무엇에 집중하고, 개선할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우리가 아무리 서비스를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불만을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둘째,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에 만족을 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LG경제연구소에서 조사한 고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불만을 느낀 고객들 중 실제로 불만을 표출하는 고객은 6% 미만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머지 94%의 고객들은 불만을 느끼더라도 표출하지 않고 말없이 등을 돌린다는 것이죠. 또한 불만족한 고객의 경우 만족한 사람보다 2배에 해당하는 9~10명의 주변 사람들에게 그 불만 경험을 전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촘촘하게 연결된 시대에 부정적인 평가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평소 고객들이 말없이 떠나지 않도록 고객 의견 청취에 소홀함에 없어야 할 겁니다.


셋째, 우리들의 대응 태도에 따라서 불만 고객이 충성 고객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소비자 화사인 TARP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보다 불만 고객들이 적절한 대응을 통해 만족하게 되었을 때 충성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빠른 대응 속도만큼 충성도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불만 고객 대응에도 골든 타임이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5분 이내 고객 불만을 잘 대응하게 되면 그 이후 구매율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출처 : Pixabay


사실 서비스 분야에 오래 근무한 베테랑 근무자도 까다로운 고객이나 화가 난 고객을 응대할 때는 정말 큰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종사자들의 경우 일보다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흔히 발생하는데 평소 고객 불만 처리 프로세스를 습득하고 있다면 당황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고객 불만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무엇일까요?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는 네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경청 단계입니다. 먼저 고객의 불만을 공감하면서 경청하는 것이지요. 불만 고객을 대응하는 데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의 하나는 고객에게 '회사의 규정이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규정이나 기준을 설명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고객의 감정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불이 났는데 기름을 끼얹는 격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항의에 대해서 중간에 개입하지 말고 그냥 끝까지 경청하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선입관을 버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준 고객에게 먼저 감사를 표시하는 게 좋습니다. 이때 고객의 불만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고객은 회사의 시스템이나 규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지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다음은 사과를 해야 합니다. 영국의 버킹엄대학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만 고객 중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을 때 불만을 철회한 비율이 45%에 달했다고 합니다. 반면 금전적 보상을 받은 고객은 23%에 그쳤다고 합니다.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다면 우선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을 담아서 사과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단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게 되면 사실 잘잘못을 가리게 되는 논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하더라도 고객의 자존심이 상하게 된다면 우리는 고객을 잃게 되는 것이죠. 일부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고객이 이 순간에 느끼는 불만의 상황에 내가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세 번째는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의 빠른 해결을 약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최선의 해결을 찾기가 어렵다면 고객에게 어떻게 해주기를 원하는지 묻고, 고객이 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히려 고객은 존중감을 느끼게 되고, 만족감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네 번째는 확인하기 단계입니다. 불만을 처리한 이후 고객에게 처리 결과가 만족스러운지를 물어보고, 아직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다면 처음 단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불만 사례를 회사 내에 공유함으로써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객 만족의 최종적인 단계는 바로 이웃과 같은 단골 고객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객 만족, 고객 감동, 고객 집착이라는 말을 쓰면서 한 가지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사소한 만족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고객과의 스몰 토크, 도움을 주려는 평상시의 태도, 첫인사와 끝인사, 눈웃음, 단골 고객임을 알아차리는 행위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식사를 할 때 "너 해장국 좋아하잖아"라는 이 한 마디로 친구가 감동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대부분의 감동은 사소한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입니다. 작은 정성, 큰 감동! 어쩌면 이게 바로 고객 서비스의 핵심적인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 이미지는 한방에 나오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기업은 서비스 이외에 고객의 니즈와 욕구를 충족시킬 추가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건 그 기업만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 브랜드 경험을 새롭게 재정의함으로써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구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그 기업의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은 긴 글 때문에 상처(감정노동) 받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평소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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