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 #배수진 #궁즉통 #행복을 찾아서 #크리스 가드너 실화 영화
여기에 해답을 주는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바로 윌 스미스와 실제 그의 아들이 주연으로 나온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iness)>가 바로 그 영화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삶의 의식주마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난한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가 절박하게 찾는 행복과 휴머니즘이 이 영화의 큰 줄거리입니다. 실화를 소재로 했지만 스토리는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죠.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보는 내내 저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평소 삶의 무게가 힘들다고 투덜대던 저조차 그런 감정들이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깐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는 이미 유행이 지난 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매일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하는 세일즈맨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한 달에 한 개도 못 팔 정도로 찌질한 세일즈맨이죠. 그의 아내는 능력 없는 남편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집을 나가 버리고, 아들 크리소토퍼와 길거리에 나앉는 처지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로서 어떻게든 아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지만 팔기는커녕 의료장비까지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절망의 낭떠러지 끝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 그에게 우연히 럭셔리카를 탄 남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법에 걸린 듯 그를 따라 들어간 곳은 바로 증권회사였죠. 주식 중개인 인턴 채용 소식을 들은 주인공은 남루한 옷차림으로 면접까지 보게 되었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뜻밖의 합격 통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6개월간 인턴 급여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이런 말도 안 되는 조건에서도 그는 절대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60명의 경쟁자 중에서 최종 한 명만을 합격시키는 무모한 채용 조건에도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합니다.
아들과 함께 노숙자 신세가 된 그는 하루하루 아들과 잠잘 곳을 마련하느라 매일같이 무료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교회를 향해 뛰어야 하는 고단한 하루살이 생활이 반복됩니다. 평일에는 증권사에서 전화로 영업을 하고, 주말에는 의료장비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단한 생활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시험공부까지 했습니다. 돈이 없고 집이 없어도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외줄 타기를 하듯 절박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마침내 최종 1인의 합격자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려놓게 됩니다. 이때 그의 표정은 마치 세상의 모든 걸 가진 듯했죠. 합격 후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주인공과 아들의 뒷모습을 끝으로 이 영화는 해피 엔딩을 맺습니다. 이후 영화 실제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는 198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 투자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백만장자가 되었고, 현재 수천억 원의 자산을 바탕으로 어려에 처한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보는 관객들에게 더욱 큰 감동과 희망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든 취업을 해서 자식을 먹여살리겠다는 크리스 가드너의 공포심 가득한 절박함을 보면서 가슴을 졸였습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절박하게 삶의 행복을 찾으러 고군분투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뭐가 그토록 그에게 공포스러운 절박감을 갖게 했을까요? 그건 바로 가난에 대한 결핍,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간절한 염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결핍을 채우려는 그의 절박함과 분노의 감정을 행동이란 에너지로 승화시킴으로써 그가 그토록 바라던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만약 그가 상실 예감에서 비롯한 공포심 가득한 절박감을 가지지 않았다면 절대 증권회사에 입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어찌 보면 절박함은 삶의 성취와 성공에 있어 가장 필요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절박함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일이나 때가 가까이 닥쳐서 몹시 급함'을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여기에서 저는 '절박함'이란 단어를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한 간절한 심정이나 염원'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절박함은 모든 일을 할 때 임하는 태도나 자세를 180도 달라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절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하고 간절하다는 뜻이고 어떤 형태로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죽을 각오를 하고 일을 임할 때 '파부침주(破釜沈舟)', '배수진(背水陣)'이란 고사성어를 인용합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는 손자병법 구지편에 나오는데 초나라 장수 항우가 진나라 군대를 치기 위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출병하면서 부하들에게 사흘 치 식량만 챙기고 솥을 모두 깨뜨리고, 타고 온 배들을 모두 침몰시키라고 명령한 데서 연유한 고사성어입니다. 항우의 입장에서 솥이 없어야 가볍게 이동할 수 있고, 또한 타고 온 배를 모두 침몰시켜야 병사들이 죽기 살기로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항우는 진나라 군대를 물리치고 큰 승리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는 말 그대로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라는 뜻으로 싸움터에 나가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배수진(背水陣)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한나라 명장인 한신은 조나라의 이십만 대군을 맞아 일만 명이란 적은 병력으로 싸우던 중 기존 병법을 상식을 깨뜨리는 결정을 내립니다. 큰 강을 등지고 진을 칠만큼 필사적으로 싸움에 임함으로써 적의 대군을 물리치게 된 것이죠. 이처럼 강을 등지고 진을 쳐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는 말이 배수진입니다. 이렇듯 파부침주와 배수진 모두 절박함을 행동의 에너지로 승화시킨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의미로는 '궁즉통(窮則通)'이란 말이 있습니다. 유학의 3대 경전 중 하나인 주역(周易)의 경우 핵심적인 사상이 있는데 그게 바로 궁즉통(窮則通)입니다. 이 말은 원래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에서 세 글자를 따서 만든 구절로 ‘어떤 상황이 궁극에 이르면 변화가 일어나고, 상황이 변하면 길이 열리며, 그렇게 통하면 오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상황의 궁극'은 바로 '상황의 절박함'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유효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해내고야 말겠다는 절박함, 그것 말고 대안은 없다. - 맥아더 장군 -
우리가 평소 원하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려고 할 때 뭔가 강력한 동기가 필요합니다. 그 강력한 동기 중 하나가 바로 '절박함'입니다. 절박함은 행동의 에너지를 만드는 강력한 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매번 다짐하고 결심하지만 운동을 할 때마다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먼저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가 오면 쓸쓸해서 안 하고, 술은 먹은 후에는 힘들어서 안 하고, 배가 부르면 배가 부르다는 이유로 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 같은 경향은 인지적 구두쇠인 뇌의 게으름에 기인한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겁니다. 뇌는 몸무게의 2%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는 25%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급적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선택지보다는 일상적이고 수동적인 일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의지력과 자기 통제력 같은 정신적 에너지의 경우 신체적 에너지와 같은 에너지원을 쓰기 때문에 직장 생활로 인해 정신적 에너지를 다 썼을 경우 의지력, 자기 통제력이 떨어져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으려는 경향이 커지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 강력한 동기가 생기면 어떤 일이든 성취하기가 쉬워집니다. 그 강력한 동기는 바로 절박함입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간암 3기입니다. 만약 술을 더 이상 마시면 생명이 더 단축되실 겁니다. 이제부터 술을 끊으셔야 합니다."라는 얘기를 여러분께 한다면 여러분은 당장 좋아하던 술을 끊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게 될 겁니다. 이렇듯 절박함은 행동의 에너지를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 동인(動因)임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결핍과 시련은 절박함을 만드는 가장 좋은 재료입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일을 겪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결핍과 시련이 시작된 것이죠. 하지만 이런 좋은 재료를 실의에 빠져 허우적대기만 한다면 결핍과 시련에게 잡혀 먹게 될 것입니다. 원래 시련이란 건 정글 속 늪처럼 허우적댈수록 점점 깊이 빠지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내려야 할 선택지는 바로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라고 단호하게 선언하고 절박하게 응징할 뭔가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련과 도전, 성장은 성공이란 삶의 여정의 한 묶음 세트란 것이죠. 시련과 도전이 거듭될수록 극복에 대한 내공이 점차 쌓이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고 성공으로 다가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원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만 바깥세상의 밝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결과적으로 결핍과 시련은 절박감과 도전이란 재료와 섞이면 성장이란 결과물이 나옵니다. 절박함은 시간의 길이보다 시간의 강도를 높이기 때문이죠.
인류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준 IT 혁명가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식에서 "Stay hungry, stary foolish(항상 갈구하고, 항상 배워라)"라고 말한 연설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잡스의 삶과 철학이 연설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죠. 특히 췌장암 선고를 받은 후 죽음에 직면한 잡스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하면서 죽음이란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절박한 심정으로 인류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신화를 탄생시켰습니다.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은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할 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당신이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우리가 아직 잃을 게 많다는 착각으로부터 벗어나는 좋은 방법입니다. 당신은 빈손입니다. 당신의 직감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죠.(Remembering that you are going to die is the best way I know to avoid the trap of thinking you have something to lose. You are already naked.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 스티브 잡스 스탠포드대 연설 중에서 -
예전 저는 한때 기업의 채용 면접관으로 위촉되어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자주 주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오후 17시쯤 면접이 거의 끝나갈 때쯤이었습니다. 면접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어선 지 빨리 끝내고 집에 가서 쉬고 싶단 생각뿐이었죠. 마지막 면접조가 들어왔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구조화면접이 이어졌습니다. 네 명 중 눈에 띄는 후보자도 없었습니다. 이대로 끝내야겠단 생각에 의례적으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신 분은 주저하지 말고 하셔도 됩니다"라는 말로 면접을 마칠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한 후보자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말하세요"란 말이 끝나자마자 그 친구는 "혹시 노래 한 곡 해도 됩니까?"라는 황당한 질문을 했습니다. 노래하는 건 문제가 안되지만 다른 후보자들이 볼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잠시 망설였죠.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해보라고 제가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의 노래 실력이 거의 음치에 박치에 가까웠던 것이죠. 중간에 노래를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그 친구가 눈물을 글썽이며 마지막 멘트를 날렸습니다.
"저는 결혼도 했고, 이번에 아이를 한 명 낳았습니다. 이제라도 남편 노릇과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만약 저를 정규직으로 뽑아주신다면 이 한 몸 회사를 위해 갈아 넣겠다는 각오로 회사 생활을 해 나가겠습니다" - 음치 박치 후보자 왈 -
다른 세 명의 후보자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봐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겠죠. 일단 면접을 마친 후 그 친구의 점수를 보니 불합격 쪽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최종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비슷비슷한 점수를 받은 후보자들 중에 한 명을 추가적으로 선택한다면 여러분도 어쩔 수 없이 그 친구를 뽑았을 겁니다. 그 친구에게 채용 합격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죠. 이렇듯 절박함은 채용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죽음을 앞둔 사형수와 암 환자, 인생의 모든 것을 건 사업,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결사항전의 싸움터 등 어디서든 목숨 걸고 덤비는 사람을 이길 재간은 없습니다. 절박함을 갖고 있는 사람은 능력이 없어도 노력해서 스스로 능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에게는 죽음 아니면 성취밖에 없는 것이죠. 고대 그리스의 비극 시인인 에우리피데스는 '사람이 죽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을 가질 때는 삶의 고뇌가 이미 사람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었을 때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목숨을 건 만큼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절박함은 내 안의 무한 잠재력을 깨워 초월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합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힘 또한 절박함입니다. 간절함이 없으면 꿈은 꿈이 아니라 단지 희망 사항일 뿐이죠. 성공한 사람의 말을 빌리면 성공의 비결은 사실 간단하고 쉽다고 말합니다. 바로 절박함을 갖추면 된다고 말이죠. 절박함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도전하지 않고 주저하며, 현재라는 안일함의 뒷덜미를 잡혀 있다고 말합니다.
절박하지 않는 데 어떻게 절박하냐고요?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뇌의 약점이자 강점은 바로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상황이 절박하지 않다면 상황이 절박하다는 상상!과 이미지화!를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상황과 조우하게 된다면 그때는 "그래 한 번 해보는 거야!", "반드시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반드시 해내야만 해!"라고 절박하게 외치면서 파부침주, 배수진, 국증통의 교훈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수 태연의 말로 오는 단상을 마치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과거는 그닥 신경 쓰지 않아요. 현재 지금이 너무너무 중요하고 간절함과 절박함과 이런 거를 그냥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다가올 또 아름다움이 있을 거니까요! - 가수 태연 -
[DJ티비씨] 태연(Taeyeon) - 만약에 ♬ #비긴어게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