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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Apr 25. 2023

대기업 퇴직 임원의 인생이막 좌충우돌 식당 창업 도전기

인생이 만만하면 그건 인생이 아닌 거야!

퇴직 후 제가 진심을 담아 쓴 이 한편 있습니다. 제목이 "Stop Working! Die Broke!"입니다. 임원이란 꼬리표를 마지막으로 28년간의 대기업 직장생활을 조기 졸업한 후 일년 반이란 인생 퇴고 기간을 집에서 보내며 제 진심을 담아 쓴 글입니다. 요약하면, 한국 사회처럼 일중독에 걸려 계속 일만 하다가 병상에 누울 때쯤 일을 그만두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부터라도 일을 중단하고 남은 재산을 다 쓰고 죽기로 결심을 한 것이죠. 한국의 남성 평균 건강수명이 71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삶이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결심을 한다면 자식들 또한 부모들 재산이 자신들의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일찍 깨달을 것이고, 스스로 삶을 헤쳐나갈 수 있는 올바른 경제관념과 자립심도 생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성급한 결정일진 몰라도 자녀들에게는 독립을 위한 월세 보증금 정도만 주기로 일찍이 합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규모를 줄여 가까운 시골 전원주택으로 옮기고, 텃밭을 가꿔 필요한 농작물을 수확해 삼시세끼에 보탠다면 생활비도 많이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죠. 돈을 벌지 않더라도 수입이 전혀 없는 건 또 아니었습니다. 2년 후부터 사적 연금이 순차적으로 2~3개 정도 예정되어 있고, 현재 보유 중인 상가의 대출금을 갚은 후 상가 월세가 온전히 더해진다면 우리 두 부부 입에 풀칠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65세 국민연금 지급 전까지만 어찌 됐든 버틸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물론 나이가 들어 조금의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뭔가를 해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손주들 등록금도 대신 내주고, 자식들과 가족여행을 갈 때 여행 경비 정도 대주면 부모로서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은 후 돈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제가 살아있는 동안 사랑하는 가족들과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아가는 것이 어쩌면 인생을 후회 없이 살다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죠.


출처 : Pixabay, 꿈꾸는 전원주택의 모습


그런데 한 가지 인생의 컨틴전시(contingency, 비상상황)가 발생했습니다. 제가 바라던 인생의 계획이 경기 불황부동산 침체 가속화로 인해 차질이 발생한 것이죠. 제가 엉덩이에 깔고 있거나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처분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산 규모도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각종 세금과 지출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현금 흐름마저 끊기자 통장 잔고가 완전 바닥이 난 것입니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벌지 않게 되면 돈을 쓰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진다는 퇴직 후 현실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죠.  


조급한 마음에 여러 군데의 온라인 취업 사이트에 구직 신청을 올렸으나 이전 직장에서의 직책(임원), 학력(박사), 오십 대 중반의 남성의 나이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재취업은커녕 단기 알바 자리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웬만하면 면접 정도는 한번 보러 오라고 하는데 그것조차도 일절 없었죠. 그렇게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던 중 예전 제가 모시던 친한 상사 한 분(현재 형님이라고 호칭함)이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업종(한식)을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평소 자영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기 때문에 저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뭐라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마음 한편에는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라는 소리 없는 마음의 외침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지갑에 돈을 꽉 채워 넣는 꿈을 꾼 후 갑자기 마음이 뒤숭생숭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꿈과 연관해 혹시 형님의 제안이 혹시 제 인생이막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 것이죠.  


형님은 제가 예전에 다니던 기업에서 임원 후보로 올랐다가 주변의 질시를 받아 결국 별(?)을 달지 못하고 퇴직을 하게 되었고 곧바로 식당을 창업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누구나 그렇듯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엄연히 8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가 되었습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서울 본점에 한번 놀러 오라는 형님의 말에 저는 의심반 기대반으로 짝꿍을 겨우 설득해 함께 서울행 KTX에 탑승했습니다.  


KTX 서울역에 내려 지하철 4호선을 갈아타고 40분가량을 가서 도착한 형님의 본점 식당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고 식당 간판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 본사 마케팅 팀장 출신답게 간판이나 식당 안의 연출물은 여느 식당과 달리 시각적으로 매우 돋보였으며, 브랜드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각종 메시지들로 가득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40평 규모의 식당 안은 손님으로 만석이 되었고, 주방 실장 혼자서 18개 테이블에서 주문한 메뉴를 능수 능란하게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형님 말씀대로 조리 시스템과 조리 매뉴얼이 잘 되어 있어서 7~8분이면 4~5만 원대 메뉴가 척척 조리되어 테이블로 나왔습니다. 몇 달간 매출을 보여주셨는데 식당 규모에 비해 상당히 높은 매출이었습니다. "너도 한번 해 봐라! 조리도 간편하고, 메뉴도 계절에 관계없이 인기가 좋아 매출이 꾸준히 나온다." 형님의 말이 농(弄)으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순간 마음이 혹(惑) 했죠. 예약석에 앉아 대낮부터 식당의 모든 메뉴를 주문해 낮술을 곁들였습니다. 코다리조림, 낙곱새, 낙지볶음, 고등어구이 등 제가 좋아하는 산해진미들이 상 위에 펼쳐져 있어 술이 술술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낮술 과음을 하니 마음속에 있던 말 못 할 얘기들이 여과 없이 흘러나왔죠. 그렇게 저녁 10시까지 술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짧은 1박 2일의 견학을 마친 우리 부부는 대구로 오는 KTX행 기차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짝꿍은 제가 식당 창업을 하리라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적으로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식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돈도 많이 들어가지만 제대로 쉬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좋지 않으면 심적 고통까지 겪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짝꿍은 제가 식당 창업을 하지 않기를 내심 바랐습니다.


그 당시 저는 가장으로서 어떻게든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짝꿍에게 말해 일단 식당 자리만이라도 한번 알아보자고 설득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식당 창업을 위한 임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식당 임장을 위해 발품을 파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입지가 좋다 싶으면 보증금과 월세, 권리금이 상당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상권이 너무나 열악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이상을 식당 임장만 하러 다녔죠.


출처 : Pixabay


그러던 중 현재 대구에서 17년간 식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50년 지기 절친을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의 친절한 조언을 들으러 갔지만 되려 절대 식당을 하지 말라는 협박만 들었죠. 물론 과거 친구의 힘들었던 식당 창업 스토리를 일찍부터 들어왔던 터라 그의 진심 어린 충고가 충분히 공감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왜 나는 식당 창업을 하면 안 되나'라는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죠. 맨파워(Manpower)와 운영 시스템을 잘 구축해 오토 매장으로 만들 수 있다면 친구처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만약 식당을 창업해 주방부터 전담해 음식 조리를 어느 정도 마스터한다면 그에 걸맞은 조리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고, 저를 대체할 실력 있는 주방 실장을 고용해 맛의 레벨을 유지시킨다면 오토매장 운영도 충분히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업의 임원이 된 밑바탕에는 저의 신의 성실함, 그리고 프로세스적인 사고가 뒤따랐기 때문에 제가 마음만 먹는다면 전혀 허황된 스토리는 아니었죠.  


그리고 형님이 운영하고 계시는 본점의 메인 메뉴(코다리조림)와 친구의 메인 메뉴(동태찜)를 적절하게 조합해 운영한다면 성공은 못하더라도 실패는 하지 않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곳의 메인 메뉴들을 직접 먹어보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예전 제 절친은 제가 만약 퇴직 후 식당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예전 거액의 돈을 주고 배웠던 음식의 레시피를 무료로 가르쳐주겠다고 일찍이 약속을 했던 터라 저는 친구를 계속 설득했습니다.


저의 집요한 설득에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수씨의 허락이 없다면 절대 도와줄 수 없다고. 저는 식당 창업의 가장 큰 산을 넘어야만 했습니다. 예상했지만 짝꿍을 설득하는 과정은 쉽진 않았습니다. 짝꿍의 경우 결혼 후 한 번도 일을 한 경험이 전무하고, 현재 심각한 오십견 증상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이 없었던 것이죠. 물론 저 혼자 식당을 운영하면 되지만 짝꿍의 도움이 없다면 솔직히 혼자서 잘 해낼 자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인생이막의 중대한 창업 여정을 떠나면서 짝꿍과의 합(合)을 맞추지 않는다면 식당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짝꿍과 밤샘 토론을 한 결과 저의 뜻을 따르겠다는 짝꿍의 약속을 드디어 받아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살고 있던 아파트 인근에 예전부터 눈여겨봐 왔던 식당 자리가 임대 매물로 올라온 것을 인터넷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제가 제일 처음 임장을 했던 곳이기도 했죠. 권리금이 너무 높아 후보지 리스트에도 제외시켰던 임대 매물이었습니다.


하지만 13년간 식당을 운영해 왔던 식당 주인이 허리 통증 때문에 최근 권리금을 대폭 낮춘 가격으로 다시 임대 매물로 내놓은 것이었죠. 이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왔던 자리였기에 저는 망설임 없이 중개소에 연락해 권리금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프랜차이즈 대표이자 형님에게도, 제 친구에게도 식당 위치와 상권 정보를 요약해 문자로 드렸더니 서울 형님은 단번에 OK!, 제 절친은 좀 더 임장을 한 후 결정하자는 유보적 답변을 주었습니다. 물론 제 절친은 제가 간절히 원한다면 계약해도 된다는 사족을 덧붙이긴 했죠.


제가 식당과 빨리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겠다는 중개인의 말에 저는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전 임차인과 밀고 당기는 팽팽한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권리금은 전 임차인이 요구하는 금액과 제가 요구하는 금액과의 중간 금액으로 최종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저의 집 바로 인근이었고, 지하철역과 도보 1분 거리라는 점이었습니다. 집을 나와 신호등만 건너면 식당이었죠.


그리고 식당 옆에 꽤 유명한 수입육 식당이 위치해 있어 개업 홍보를 하더라도 이점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하려던 업종인 코다리조림과 동태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 인근에 전혀 없는 점도 마음이 들었죠. 게다가 중심상업지역이라 최근 주상복합 초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오고 있는 상황도 꽤 매력적이었죠. 무엇보다 일층이었고, 평수가 60평 이상이었으며, 비용을 들여 별도로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후 장사만 잘 된다면 제가 주었던 권리금의 배(倍)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가계약을 거쳐 얼마 전 본계약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5월 중 오픈을 목표 주방, 화장실, 식당 후방과 창고 등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장소를 선정해 인테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기간은 3주 정도! 얼마 전 짝꿍과 함께 형님이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점을 방문해 2박 3일간 조리 교육을 받고 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저는 형님과 주방 실장에게서 조리 기술을 전수받았고, 짝꿍은 홀 서빙을 교육받았죠. 제가 조리한 음식들이 손님 테이블에 안착되어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이 일기도 했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집 주방에 들어가 요리조차 시도해보지 않았던 저로서는 조리를 배우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 인생이막의 중대한 기로에 서서 조리 교육을 배우는 저의 마음가짐은 여느 때보다 진중하고 진지했습니다.


여태껏 교육받은 교육생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자라는 주방 실장님의 진심 어린 칭찬도 받았죠. 짝꿍도 힘들어 보였지만 열심히 땀을 흘리며 주방에서 조리하는 저의 모습에 왠지 짠해 보인다는 짝꿍의 말에 저는 "걱정 마라. 내가 요리에 소질이 있는갑다."라며 되려 걱정 말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현재 창업 전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이동 동선을 감안해 주방과 홀 전체의 집기 재세팅해야 하고, 승압 전기 공사를 진행해야 하며, 간판 작업과 더불어 내부 연출물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솥밥 기계와 식기 세척기, 그리고 주방 용기와 홀 식기를 주문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제 친구가 성업 중인 메뉴 레시피도 배워야 하죠.


본사 임원 시절 머릿속에 들어있던 모든 생각들을 직원들을 통해 구현했던 제가 이제 제 혼자 힘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저는 현재 멘붕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샐러리맨의 마지막 종착지가 자영업 창업이고, 또한 5년간 폐업률이 80%에 육박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제가 식당 창업을 하려는 주된 목적은 생계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뭔가 제힘으로 노력해서 직접 돈을 벌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주어진 급여 밖에는 받지 못하는 샐러리맨의 열악한 근무 환경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마음 한 편에 깔려 있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제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다행히 저를 도와주겠다는 두 분의 귀인(貴人)이 계시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제 친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값비싼 소스 레시피를 무료로 넘겨주기로 했고, 조만간 조리 과정도 직접 전수해 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잠재적인 능력을 높게 판단해 공동 투자도 제안한 상황입니다.


식당 인테리어 진행, 간판 및 내부 연출물 작업, 음식 메뉴 선정 및 조리 레시피 습득, 집기 및 소모품 발주, 식당 운영 매뉴얼 작성, 인력 채용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저는 차근차근 일을 처리하면서 인생이막 창업의 경험을 쌓아가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를 뚫고 적진을 향해 앞으로 돌격을 하는 군인의 심정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제가 내린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제게 주어진 힘든 여정을 여태껏 제가 해왔던 대로 신의 성실하게 배우고, 또 습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출처 : Pixabay


다만 시간이 부족해 당분간 제가 좋아하던 브런치에 자주 제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될까 다소 걱정이 듭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제가 본사 임원 생활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은 정신적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된 임원 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낀 여러 가지 경험들과 감정들을 글로 쓰다 보니 어느 정도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란 형태로 스트레스를 배설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쓸수록 인기 작가님들과의 격차를 실감하게 되었고, 결국 인기 작가가 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초심자의 행운도 따랐습니다. 일부 글은 다음 포털에 노출되어 10만이란 상상도 못 할 조회수가 나오기도 했고, 제가 쓴 글을 본 국내 HR 잡지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와 유료 기고도 얼마 전 했습니다. 퇴직과 관련된 글 두 편을 은행 앱 게시판에 유료로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헤드라잇이라는 신생 글쓰기 플랫폼에서 연락이 와서 현재 제 글을 연재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퇴직 후 제 필명으로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바람은 여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생이막의 중요한 기로에서 식당 창업이란 새로운 도전 목표를 통해 제 오십 대 인생의 방향을 피봇하려고 합니다. 물론 "Stop Working! Die Broke"의 바람이 잠시 중단되었지만 조만간 다시 그 바람을 실현시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자영업자가 가져야 할 사업과 서비스 마인드, 그리고 무엇보다 맛!맛!맛!에 대한 조리 스킬 역량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부족한 경험이나마 제가 겪었던 자영업 창업의 어려움과 현실을 주제로 글을 업데이트하고자 합니다. 보잘것없는 내용이지만 저처럼 인생이막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저의 좌충우돌 식당 창업 도전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쭈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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