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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Mar 04. 2021

꽃향기는 천리를 가고......

주향백리(酒香百里),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주향백리(酒香百里),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는 말이 있다. 술 향기는 백 리를 가고. 꽃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는 뜻이다.  


어떤 이는 꽃을 싫어한다.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은 좋지만, 시들어서 진 꽃은 보기 싫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성기 이후의 삶이 싫어 삶의 진정한 전성기마저 외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꽃들이 시들고 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왠지 가슴 아파서 아예 꽃을 싫어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항상 꽃이 피어야 아름다운 것이 아닌 것처럼 삶 또한 전성기에 있지 않아도 의미 없는 것을 결코 아니지 않은가


꽃봉오리의 차고 오를 듯한 생동감도, 화사하게 피어난 꽃의 절정도, 한 잎 두 잎 꽃잎을 떨구는 어쩔 수 없는 시듦도 모두 거치고 겪어야 할 과정이다. 피할 수 없고 외면할 수 없는 삶의 궤적, 생명의 궤도인 것이다.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는 겨우내 언 땅을 견뎌냈고 줄기와 잎새는 차디찬 눈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것이리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이 피워내는 꽃 역시 인내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결과임에 틀림없다.


물론 만개한 꽃은 시들기 마련이다. 꽃이 활짝 필 때는 영원할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 못하다. 삶도 다르지 않다. 사실 꽃은 피우기만 하면 끝이 아니다.


진정 꽃이 꽃 되려면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봉오리만큼이나 시들어가는 꽃의 아픔도 함께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자고로 활짝 피는 것은 시들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시듦을 통해 아니 그 시듦을 견뎌내면서 꽃은 진정한 성숙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으면서 아름다움과 건강함이 늘 예전만 하길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의 여정에서 삶의 모든 희노애락과 애오욕의 감정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술향기보다 꽃향기보다 더 멀리 우리의 향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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