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전문 병원에서 최근 두 명의 암환자가 연이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전체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고, 환자들 대부분은 앞날을 확신할 수 없었다. 함께 투병하던 친한 동료가 운명을 달리하자 남은 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며 가혹한 운명을 원망했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한숨을 토해냈다. 마치 병원의 전체가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았다. 결국 주치의는 특단의 조치로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오랫동안 면담을 진행한 후 의사는 환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을 했다.
"암은 절대 불치병이 아닙니다. 암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조기, 다른 하나는 말기입니다. 조기 암환자는 완치가 가능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기암환자 또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경우와 완벽히 나을 수는 없지만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 경우입니다. 나을 수 있는 분은 당연히 걱정할 필요가 없겠죠. 나을 수는 없지만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 분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료기술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결국 사망하는 경우이지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 물론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에 속하신다면 이 역시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사망했으니깐요." 여기까지 들은 환자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병원 안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그림자 역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살면서 간혹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여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면서 자신의 운명을 탓하고 원망한다. 삶은 체념으로 가득하고, 색채를 잃어간다. 인생은 견디고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을 하기 때문이다.
Look beyond the obvious, 보이지 않는 그 너머를 보라!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문제가 없지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은 대부분 체념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만나면 원망하고 탓하기보다는 그 속에서도 좋은 면을 찾고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삶의 영역에는 '보이지 않는 그 너머를 보는 안목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 육체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보이지 않은 그 너머의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좋고 나쁜 일에는 빛과 어둠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문득 돌아보면 내가 살아온 삶의 질곡과 역경들 모두가 알게 모르게 하나의 점들로 이어져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the dot'이다. 그때는 무척 힘들었고, 때로는 현실을 외면한 채 도피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시간이 지나 성찰을 해보면 그때 고통의 경험과 감정은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든 자양분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어쩌면 계속해서 경험과 도전, 아픔과 상실, 극복과 성취라는 크고 작은 점들을 찍고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고통의 경험과 감정은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 이 말은 두 가지 뜻이 있다.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그만큼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더 깊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힘들게 정상에 오르면 세상이 한눈에 내려다보는 즐거움도 생긴다.
사람의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통계적으로는 평균에 수렴한다고 한다.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주식시장도 차트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수많은 등락의 진폭들을 볼 수 있다. 나쁜 일 속에도 좋은 일면은 반드시 있다. 긴 어둠을 견디면 찬란한 아침 태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고통이 크면 은혜도 깊고, 터널이 있으면 끝도 있다.사람의 진가는 일이 순조로울 때가 아니라 고난과 역경이 올 때 드러난다.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통이 크면 기쁨도 크다'는 말을 했다. 지금은 비록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날 갈지라도 조만간 끝이 나오고, 더 밝은 빛의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삶의 기쁨은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는 속에서 주어진다.
일이 고된 사람에게 휴식은 더 달콤하다.
힘든 프로젝트나 과업을 끝내고 맞는 직장인의 주말은 여느 때보다 달콤하고 편안할 것이다.노동 뒤의 휴식이야말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다. 약이 쓸수록 사탕은 달콤하지 않던가. 이렇듯 인생은 인과(因果)와 카르마(Karma)라는 과정을 통해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고 윤회하고 있다. 아픔이 아문 자리엔 햇살이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대여 너무 걱정만 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