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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댄디 Aug 31. 2023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집 구하기 (2/3)

덴마크 부동산 임대시장의 특징과 추천하는 부동산 임대회사는? 

※ 본 포스팅의 모든 정보는 2023년 8월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작성자 개인의 의사와 성향에 기반해 수집된 정보로 실제 현지 상황, 법규 등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는 덴마크에서 외국인이 렌트 가능한 집의 종류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덴마크 부동산 임대시장의 주요 특징과 추천하는 부동산 임대회사 몇 곳을 소개합니다.




덴마크 부동산 임대시장의 특징


1. 임대인이 면접을 보고 임차인을 뽑는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코펜하겐을 비롯해 주택 수요가 공급을 한참 초과하는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빈번한 일입니다. 시설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집은 계약하려는 임대인이 줄을 서기 때문에(실제로 많은 집주인들이 집구경 시간을 정해 놓고 임차인 후보(?)들을 부르고, 이들이 줄을 서서 집을 봅니다) 많은 임대인 또는 임대회사가 사전에 이런저런 인적사항(인종, 직업, 재정상태, 비자 등 현지 체류 안정도 등)을 파악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골라 면접을 보고 나서 마음에 드는 임차인에게 계약 의사를 전합니다. 특히, 쉐어하우스에 입주하고자 하는 경우 그 사람의 성격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이는 돈을 내고 입주하는 임차인 입장에서 번거롭고 부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반대로 임차인 역시 이러한 자리를 통해 임대인의 신뢰도와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쉐어하우스라면 같이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사이이니 임차인 입장에서도 이것이 정말 중요하고, 집 전체를 렌트한다고 하더라도 입주 이후의 주택 유지보수 대응 및 비용 청구, 프라이버시 보장, 계약 해지 시 보증금 반환 등의 사안으로 엮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대한 무난한 성격과 상식적인 마인드를 가진 집주인을 찾는 것이 좋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의 집을 찾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반대로, 렌트의 전체적인 조건이 나쁘지 않은데도 이와 같은 절차 없이 무턱대고 계약하자고 하거나 기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뭔가 촉이 좋지 않은 집주인들은 진의를 의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2. 계약 만료 15일 전, 집을 비워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점들보다 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곳의 법규대로라면 보통 임차계약이 끝나기 15일 전까지 집을 원상복구된 상태로 완전히 비워주어야 합니다. 이는 임대인이 집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 임대인이 입주하기 전까지 집을 원상복구하기 위함인데, 그 기간동안 월세를 내는 것은 이전 임차인의 몫입니다. 다시 말해서, 계약 마지막 달의 월세는 그대로 납부하되 만료 15일 전에 집은 비우고 키를 반납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사를 할 계획이라면 새 집의 임차 계약을 한 달을 겹쳐서 체결해야 합니다(한 달간은 월세를 양쪽에 모두 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비싼 호텔에서 보름을 묵고 가구와 짐은 갈 곳이 없게 되어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의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계약 후 임대인이 모종의 사정으로 (주로 신축/리노베이션 주택의 내부공사 지연 또는 지자체 허가 문제 등) 임대 시점을 늦추게 될 시에, 이를 임차인에게 통보하기만 하면 임대인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임차인은 호텔에서 자든 짐을 보관하는 비용이 발생하든 아무 보상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 기억에 이러한 지연이 너무 오래갈 경우 계약이 해지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경우 임대인에게 있을 수 있는 유일한 혜택(?)은 만약 월 초순이나 중순에 입주할 경우, 임대인은 그 달의 월세를 받지 못한다는 것 뿐입니다. (물론 공과금은 내야 합니다.)


3. 계약 해지 시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는 것이 쉽지 않다


이것은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지는 덴마크 부동산 임대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임차인이 외국인이든 현지인이든 임대인들이 으레 요구하는 것인데, 집을 임대하는 동안 집 안에 정말 조그만 변화라도 생겼다면 이에 대한 원상복구 비용을 모두 청구하고, 웬만하면 이러한 요구가 당연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특별한 하자가 생기지 않은 이상 사람이 집에 살면서 만들 수밖에 없는 흔적들은 너그럽게 용인되던지 퇴거 후 임대인들이 청소나 보수를 간단히 다시 하거나 그냥 그대로 임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덴마크에서는 벽이나 마룻바닥에 작은 자국이라도 생겼거나 집 내부 시설이나 집기에 미세한 흠집이라도 있을 경우에 보증금에서 이를 복구하기 위한 제반 비용을 전부 빼고 임차인에게 돌려줍니다.


제 경험으로는 임대인이 공공기관이든 사설 임대회사이든 개인 집주인이든 적게는 1,500DKK 내외, 크게는 1달치 렌트 정도의 돈을 이런저런 이유를 대어 원상복구 비용으로 가져갔습니다(물론 집을 비운 후 퇴거 상태를 검사하기 전에 청소와 원상복구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을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고, 심지어는 보증금 모두를 가져가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덴마크, 특히 주택 공급이 부족한 코펜하겐에서 임대인의 갑질(?)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출처: Reddit)


이같은 상황에 젊은 덴마크인들을 비롯해 각국에서 온 임차인들은 아래와 같은 갖가지 방법으로 최대한 손해를 덜 보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장 수동적인 방법] 최대한 보증금이 낮고 오래 살 집을 찾는다: 보증금을 뜯기더라도 임대인이 돈을 최대한 덜 가져갈 수 있도록 애초에 보증금이 낮은 집을 찾고,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덜 맞닥뜨리기 위해 한번 들어간 집은 최대한 오래 살고 나옵니다.


[수동적인 방법] 지어진 지 오래된 집을 찾고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조심한다: 지어진 지 오래된 집은 마룻바닥, 화장실과 같이 주된 분쟁이 되는 곳이 이미 낡아있기 때문에 새로운 흔적이 크게 티가 나지 않고, 임대인들도 이에 대해 큰 트집을 잡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 이러한 이유로 오히려 신축보다 구축을 선호하는 임대인들도 많습니다(여기에 구축 주택은 일정 정도 이상의 임대료 부과가 제한되는 법도 존재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다 집 이곳저곳에 카펫을 깔고 가구에 보호 스티커를 붙이고 벽에 못을 박지 않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등 최대한 조용히(?)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능동적인 방법] 퇴거 전 페인트칠, 마루바닥 샌딩 등의 큰 공사를 직접 한다: 임대인에게 트집을 잡힐 여지를 줄이기 위해, 인건비 명목으로 큰 돈을 깎이기 쉬운 부분들을 집을 나오기 전에 직접 커버합니다. 주의할 것은, 비전문적으로 공사를 했거나 임대인이 작정하고 달려들 경우(예: 페인트 색깔이나 제품이 이전과 다름, 부위마다 공사 흔적이 조금씩 다름 등) 이러한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차피 뜯길 건데 뭐하러 공사를 해'라는 생각으로 이를 감수하고 퇴거를 하는 임차인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가장 능동적인 방법] 임대인과 법적 분쟁을 한다: 원상복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를 넘는 보증금 공제를 당했다면, 정식 분쟁을 통해 이를 정면돌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이러한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므로 코뮨(지방자치단체)마다 Huslejenævnet이라는 분쟁조정 기관이 존재하며, 이곳에 케이스를 접수하여 사건 심의를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각종 절차는 당연히 덴마크어로 진행되므로 외국인이거나 당장 덴마크를 떠나고 은행 계좌를 닫아야 하는 이들에게는 접근하기 쉽지는 않은 방법입니다. 여기서도 해결이 되지 않았을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조력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Digura(https://digura.dk) 등의 전문 로펌이나 LLO(https://llo.dk/om-llo/in-english) 등의 임차인 조합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들을 고려하기에 앞서, 입주 전에는 최대한 많은 하자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뒤 집 검사 당시 또는 입주 후 14일 이내에 임대인에게 전송하여 분쟁 발생 시 전후 비교의 증거로 활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법인으로 관리되고 신뢰도 이미지에 신경을 써서 악의적인 보증금 스캠을 자행하기 어려운 대형 부동산 임대회사의 집을 계약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몇 곳을 아래에 소개해 드립니다. 그 밖의 주의사항들은 이곳을 참조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추천하는 부동산 임대회사들


제가 알고 있는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임대회사들입니다. 이들은 Projektbolig(공동주택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매매 및 임대까지 맡는데, 렌트 가격은 평균적인 임대시세보다 다소 높지만 주택이 노후되지 않은 신축이며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회사들에 대한 실제 고객들의 리뷰는 Trustpilot(https://dk.trustpilot.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Juli Living


https://juliliving.dk

코펜하겐 수도권의 공동주택을 개발하여 임대하는 회사입니다. 집 구경과 계약 초반 절차를 경험했던 적이 있는데, 주택의 관리와 내장 상태도 무난했고 영어 서비스가 좋은 편이었으며 계약도 전자서명으로 이뤄지고 제반 행정처리도 꽤나 깔끔해 보였습니다. 가격도 위치, 시설 등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편입니다.




2. Bellakvarter


https://bellakvarter.dk/boliger-til-leje/

신축 주택단지가 많은 Vestamager 지역의 공동주택을 주로 개발하여 임대 및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Vestamager는 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메트로와 기차역이 있고 주택 상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여 신축 아파트와 신도시 느낌의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아시아인들과 기타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3. Stad Projekt


https://stadprojekt.dk/lejeboliger

주로 코펜하겐 교외권의 공동주택을 개발하여 임대 및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주택단지의 입지가 시내와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 구경을 한 적이 있는데, 실내가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편이었고 시세를 감안했을 때 렌트가 매우 합리적이었습니다.




4. PropStep


https://propstep.com/

이곳은 덴마크 전역에 있는 여러 회사의 Projektbolig를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따라 한번에 확인하고 찾을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그밖에 주변 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스튜디오 아파트 NIDO, Blækhus 등도 추천드립니다.




다음 포스팅


- (3/3) 코펜하겐의 주요 주거지역별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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