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며 걷기

by 이진무

어떤 사람은 땅을 보며 걷는다. 발밑의 돌부리를 조심스레 피하고 작은 웅덩이도 빙 돌아간다. 그의 발걸음은 안전하고 확실하다. 넘어지는 법이 없다.


하지만 그가 평생 보는 것은 오로지 한 뼘 앞 땅바닥뿐, 신발 끝에 묻은 먼지와 어제 밟았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오늘의 길뿐이다.


어떤 사람은 하늘을 보며 걷는다. 구름의 흐름을 따라가고 저 멀리 수평선 너머를 그린다. 그는 자주 넘어진다.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에 상처가 난다.


하지만 그가 보는 건 끝없이 펼쳐진 푸른 세상, 바람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형상, 그리고 지평선 저편에서 손짓하는 아직 가보지 못한 내일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항상 발밑을 주의하며 장애물을 피하려고 한다. 모든 위험을 멀리하고 모든 변수를 없애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한다. 완벽히 정리된 길 위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오직 굴곡 없는 길을 걷다가 ¹NPC로 생을 마칠 뿐이라는 것을.


평탄한 일상, 편안함만을 택한 여정 끝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남지 않는다.


꿈을 위해 달리는 사람은 발밑의 돌부리 따위 개의치 않는다. 그는 오직 미래만을 본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상처가 나도 계속 달린다.

그의 무릎에는 흉터가 있고, 그의 손에는 굳은살이 박였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신만의 지평선이 빛난다.


길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땅을 보되 하늘을 잊지 말라고, 편안함도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왜냐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넘어졌어도 끝내 일어선 사람이니까.


그리고 인생이 끝날 때 우리 손에 남는 것은 피하고 또 피한 돌부리의 목록이 아니라 넘어지면서도 바라보았던 그 찬란했던 하늘일 테니까.


각주 → ¹NPC: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배경을 채우는 인물, 즉 Non-Player Charac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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