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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 우리나라의 바리스타

“커피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by 이진무

커피는 한 잔의 음료이기 전에,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되는 이야기입니다. 원두가 물을 만나기까지의 모든 순간—볶는 온도, 갈리는 굵기, 물줄기와 기다림—그사이에는 늘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우리는 그를 바리스타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대중화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다방의 믹스커피에서 시작해 에스프레소 머신이 들어오고, 핸드드립이 일상이 되기까지, 그 변화의 중심에는 늘 바리스타들이 있었죠.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에도, 메뉴판 뒤에서 조용히 맛을 지키던 사람들. 실패한 추출을 다시 붓고, 손님이 떠난 뒤에도 커피 향을 남기던 사람들입니다.


이 글은 ‘어떤 커피가 맛있는가’를 말하기보다, 누가, 어떻게, 이 커피 문화를 만들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의 바리스타들은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취향을 만들고, 공간을 바꾸고, 한 시대의 일상을 설계해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이 한잔의 커피 뒤에는 그들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 ‘한국 1세대 바리스타’라 불리는 박이추


박이추 씨는 1980~1990년대 우리나라에 ‘원두커피 문화’를 본격적으로 알린 1세대 바리스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1988년 서울 혜화동에서 ‘Bohemian’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열었고, 본격적으로 핸드드립 + 로스팅 커피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며, 커피 문화 보급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박이추.jpg


2000년대 초 강릉으로 터전을 옮긴 뒤에도, 그의 커피 철학과 손맛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그 덕분에 지금의 “강릉 커피 거리(안목해변 커피 거리)” 같은 커피 문화 터전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커피 한 잔의 가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장만 너무 비대해졌다.” — 박이추

그는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소비재가 아니라, 사람과 삶, 정서를 이어주는 문화로 여겼습니다. 그는 “커피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라는 믿음을 갖고, 커피를 친구처럼 대하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요컨대, 박이추는 한국 커피 역사의 심장 같은 존재 — ‘핸드드립 + 로스팅 + 커피에 대한 태도’를 심어준 장인입니다.


박이추커피 본점.jpg


왜 ‘1세대’로 불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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