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건 웬 꼬맹이였다.
둘과 몸집이 비슷한 조그만 녀석이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두건과 마스크는 피노키오의 앞을 가로막았다.
두건이 매우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안녕? 귀여운 꼬마 친구~ 어디 가는 길이니?”
피노키오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집에 가는 길이야!”
“기분이 아주아주 좋은가 보구나?”
“응. 내가 일해서 돈을 벌었거든! 처음 번 돈이야!”
“우와~ 얼마나 벌었는데? 한… 동전 두세 개?”
“아니! 무려… 코인 10개!!”
피노키오는 자랑스럽게 코인을 주머니에서 꺼내 찰랑찰랑 흔들어 보였다.
둘은 코인이 찰랑거리는 황홀한 소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두건은 허리가 반쯤 펴졌고, 마스크는 입 안에 침이 고였다.
“너는 진짜 부자구나? 그 돈으로 뭐 할 건데?”
“아빠 의족 사드릴 거야. 나 때문에 의족을 팔았거든. 그리고 책도 살 거야!”
그 얘기를 듣다가 두건과 마스크는 동시에 딱 멈췄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의족을 팔았다고…? 책까지 산다고…?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긴데!
그때 피노키오가 말했다.
“참, 내 이름은 피노키오야! 아빠가 행운이 붙을 거라고 지어주셨어! 멋지지?”
두건과 마스크는 눈이 마주쳤다.
동시에
“헐.”
“마스크… 우리가 찾던 피노키오잖아.”
“진짜네? 이게 꿈이야, 생시야?!”
두건은 급히 피노키오에게 말했다.
“정말 멋지구나. 내 이름은 두건이고 얘 이름은 마스크야.
그런데 잠깐만 기다려 줄 수 있어? 진짜 잠깐이야. 한… 20초?””
“응! 괜찮아!”
두건은 마스크의 팔을 잡아끌고 나무 뒤로 갔다.
“마스크. 드디어 우리가 피노키오를 찾았어.”
“그래. 그럼, 당장 피노키오를 쓰러뜨리고 인공지능을 되찾자.”
두건은 고개를 저었다.
“쉿! 조용히 해! 이 녀석,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지금 당장 들이대면 우리 둘 다 쇠주먹에 맞고 병원에 실려 갈 거야. 저 팔 봤냐? 쇠야, 쇠!”
마스크는 두건의 말을 듣자 덜컥 겁이 났다.
“쇠라고? 안돼. 나는 맷집이 약해서 스치기만 해도 쓰러질 거야.”
“좋아. 그러면 내 말대로 해. 우선 친절하게 굴어.
천사처럼 굴면서 피노키오를 방심하게 해.
그리고 작전을 짜서 코인을 자연스럽게 뺏는 거야.
그다음, 기회를 만들어서 바로 인공지능을 뺏든 뭐든 한다. 알겠어?”
마스크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알겠어. 이번엔 절대 실수 안 해. 말만 해, 두건. 내가 댄스라도 출게.”
두건은 엄숙하게 말했다.
“이제부터 너는 내 말에 100퍼센트 복종한다.”
“…오케이.”
“90퍼센트도 안 돼. 100퍼.”
“…100퍼.”
“한 치의 틈도 없어야 해. 그래야 성공한다.”
“100퍼! 나 이제 두건의 말만 따른다!”
두건과 마스크는 귓속말로 뭔가를 주고받더니, 능청스럽게 피노키오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런데 피노키오야,”
두건이 일부러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너는 코인 10개로 아빠 의족이랑 책, 둘 다 살 수 있다고 진짜 생각해?”
“그럼! 당연하지!”
피노키오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계산 한번 해보자. 아빠 의족은 얼마였지?”
“코인 20개!”
“책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