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보름 10.29 목성과 달이 합이 된 날
큰 강아지가 떠나고 바로 다음날. 목성과 달이 합이 되었다. 큰 강아지가 떠난 날은 또 마침 보름이었는데, 보름에 떠난 큰 강아지와 목성처럼 꼬불꼬불 부드럽게 말린 털무늬를 가졌던 작은 강아지가 어떻게 딱 그날 합이 되었다.
한동안 내가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거 목성이야, 저거 목성이래 하며 목성만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우리 작은 강아지가 거기 있어서 유독 그렇게 애착이 갔었나 보다.
그곳에서 둘이 잘 만났나 보다 위안이 된다.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겁 많은 큰 강아지 길 잃거나 헤매지 않게 작은 강아지가 바로 마중 나와줬나 보다. 그런 작은 강아지를 큰 강아지가 한눈에 알아보고 달려갔나 보다.
우리 강아지들은 너무너무 착하고 이쁘고 똑똑하고 기특한 강아지들이었으니까 마냥 충성스러웠던 점에 대해 칭찬과 격려만 받으면서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만 보냈으면.
유독 밝은 보름과 그 어떤 별보다 밝은 목성에 너희들 하나하나 새기고 나니 앞으로 나는 매일밤 해가 질 때마다 너희를 올려다보며 행복해질 것 같다.
그나저나 둘은 오랜만에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그동안 잘 지냈어?
미안, 너무 늦었지. 오래 기다렸어?
아니야. 조금 더 천천히 와도 되는데
왜 이렇게 서둘렀어.
언니들이랑 엄마 아빠는 잘 계셔?
응 가족들 모두 잘 있어.
네가 없는 동안에도 우린 항상 너와 함께였어.
많이 아프진 않았어? 많이 무섭진 않았어?
아프고 조금 무섭기도 했는데 괜찮았어.
또 이곳엔 네가 있으니
내심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되더라.
이곳에서의 시간은 되게 천천히 흘러.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아주 잠깐이면
곧 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 거야.
그거 참 좋다. 여기서 어떻게 지냈어?
친구들이랑 마음껏 뛰놀고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으면서 행복하게!
아 참 친구들이 기다려. 너도 보면 분명 기억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