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일을 하지 않더라도.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갑자기 아파 출근을 할 없었어요.
오늘 출근을 하고 나니, 복도쪽 자리가 횡하게 비어있었습니다.
없었던 동안 무슨 일이었는지를 물으니, 그만 두었다고 하더라구요.
제일 어리던 직원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흔한 작별인사도 없이, 출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직원이 일을 잘하지는 않았어요.
회사가 징계를 준다고 하면, 노조에서도 반대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태만했죠.
근무시간에 항상 자리를 비우고, 없었거든요.
전화도 물론 받지 않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직원이 떠나니,
그가 하던 일들만 덩그러니 남겨져,
남은 직원들이 얼마간 나눠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직원이 나보다 일을 적게 한다고 투덜거렸던 날을 반성하게 되네요.
그 빈자리에는 일들이 남겨져,
남은 직원들이 십시일반 덜어서 더 가지고 오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일을 더 하면서도 바닥에서 평가를 깔아줄 사람도 없어졌구요.
도끼눈을 뜨고 내가 일을 조금 더 하니 상대가 적게 하니를 따질 시간에
그의 아주 적은 노동력이라도 필요하지 않았는지
실질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계산해볼 생각은 왜 못했나 싶네요.
제가 그러고 있으니 그 분은 퇴사하고 싶었을까 반성도 되구요.
오늘의 퇴근길은, 그 덩그러니 남은 자리가 무척 외로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