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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Feb 24. 2023

어제의 적이 오늘도 적

아니려면 잘 헤어져야

"적" 이라는 말,

사회 생활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서워져요.


친한 사람이

제가 추진하는 일을 잘 되게 도와주는 일은 아주 힘이 들지만

나쁜 감정을 품은 사람이

제가 하던 일, 제가 잠시 발 담근 일을 엉망으로 만드는 데는

아주 작은 보탬만으로도 가능하더라구요.

저는 궤도 밖으로 고꾸라지게 되는거죠.


그래서인지 그것과 연관되는 여러 말들이 있죠

   "적을 만들지 마라"

   "적의 적은 내 친구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다"

뭐 이런 류의 말들이요.


그러다 보니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않거나

만들었더라도 티를 덜 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오늘은 친구로 바꾸거나 해야

제가 원래 계획했던 일들을 헤쳐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더라구요


하지만 그게 쉬우면 저런 말들이 생겼을 리 없겠죠. 


저 역시도 그다지 실천하는 재주가 있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꼭 마음에 담아두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수년 전에 같은 부서에서 일할 때

그의 이기적임이 너무 싫어서

몇 사람만 모이면 흉보기 바빴던 사람이 있어요.


그는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부리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가 부서를 떠날 때, 

당신이 너무 이기적이어서 일하기 힘들었다는 말이

목 끝을 간지럽게 했어요.

내 말 한마디로 사람 변하겠나 싶은 마음으로 꾹 참았죠.


그런 그에게 딱 하나, 장점은 글을 아주아주 잘 쓴다는 것이었죠.


그런 그를 상황이 바뀌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서로의 분야에서 각자 일을 나누어 해야했지만,

지금은 같은 일을 나누어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그런 상황이 되니, 그가 양보를 하더라구요. 

헤어지던 그 시점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뱉었더라면, 

지금 하고 있는 협업은 어려웠을 거예요.


그 한순간을 참지 못해서 그와의 협업이 어려웠다면, 

지금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아득합니다.


그 때 잘 참았던 내가 너무 기특하고,

지금을 떠올려 다음을 한번 더 참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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