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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Sep 16. 2020

2011년 11월 24 ~ 27일 송도 컨벤시아

노동요 - 아르바이트 후기

(2011년에 적었던 글입니다.)


송도 컨벤시아에서 전에 코엑스에서 했던 유아교육 박람회를 했다. 원래 행사는 23일부터였는데 나는 24일부터 불렸다. 아르바이트 신청을 늦게 해서 신청이 늦어서 연락이 오지 않아 구직을 못 했다는 생각에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23일부터 일했으면 좋았을 텐데.


일하러 올 수 있겠냐는 물음에 코엑스에서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먹는 것도 그렇고 일하는 것도 그렇고 아주 힘든 일은 아니라서 하겠다고 했다. 코엑스가 아니라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에서 하니까 더 좋았다.


저번 행사가 끝나고 단체로 온 모 대학 학생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학교에서 일을 못 하게 했단다. 코엑스에서 보니 일한 증명서를 보여주면 수업들은 걸로 인정해주는 것 같았는데 문제가 있었나 보다.


어쨌거나 나는 유모차 대여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코엑스에서 이 일은 힘들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손님들에게 유모차를 건네주고 돌려받은 것은 깨끗하게 닦고 소독해서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간단해 보이지만 사람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바빠지는 일이었다.


첫날은 갑자기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라고 해서 아주 편하게 앉아서 일했다. 컨벤시아 구조가 햇빛이 잘 안 들어오는데 문이 많아 통풍이 잘되다 보니 추워서 잠바를 입고 일하게 해주었다. 게다가 난로까지 놔주는 센스. 감격했다. 옆에 있는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수다를 떨며 하루를 보냈다. 코엑스보다 오는 사람도 적어 편했다.


간식의 질, 점심의 질과 양이 코엑스보다 떨어지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것저것 따지면 일을 못 한다.


나의 행복은 첫 날뿐이었다. 두 번째 날은 여자 한 명 알바를 더 구하더니 나를 유모차대여소로 다시 내몰았다. 혼란스러웠지만 원래 보직이 유모차대여소였으니 그냥 했다. 엄청 힘들다. 엄마들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계속 바꿔 달라고 했고 조금 쉬려고 하면 반납이 잔뜩 들어와서 유모차 청소와 유모차 정리를 반복하는 등 동작은 별거 아니지만, 그 동작을 수없이 해야 하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금방 갔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괜찮았다. 토, 일요일은 코엑스에서 같이 일한 컨벤션경영학과 학생 중 한 명이 나왔다. 자기만 시간이 돼서 왔단다.


마지막 날. 유모차 정리를 하려는데 사람 수가 코엑스에서 일했던 시절의 3분의 1이기에 엄청 시간이 지연될 것을 예상해 미리 유모차를 분해했다. 그중에는 대충 일하는 사람도 있었기에 수당 3만 원을 거저 가져간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들 집에 일찍 가려고 미리 한 일이기에 일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학교에 다니면 학기 중에 행사가 열릴 테니 할 수가 없다. 아쉽다. 



좋았던 점 : 여전히 비싼 도시락 식사

안 좋았던 점 : 정신없는 유모차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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