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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Sep 16. 2020

2011년 11월 28일 송도 라마다 호텔

노동요 - 아르바이트 후기

알바를 잔뜩 신청해놨지만, 연락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전날까지 열심히 일한 상태이기에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연락이 왔고 받으니 라마다 호텔이었다. 와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전에 일할 때도 연회가 조금 바쁘면 그 자리에 있던 알바 말고도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하는 모습을 보았고 일한 지 한 달이나 지난 나한테 연락을 한다는 것은 왠지 엄청 바쁠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돈도 벌고 괜찮겠지 하면서 간다고 했다.


가보니 알바는 없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어린 사람들 밖에는 없고 후줄근한 유니폼 입은 나뿐.


새로 온 지배인이 두 명 보였는데 한 명은 어리고 한 명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데 자꾸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 선임 지배인들에게 계속 혼났다. 불쌍했다.


내가 오고 나서도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을 자주 하더라. 일하고 있는데 낯익은 사람 발견. 전에 같이 일한 사람이다. 그분도 한 달 전에 일하고 여기서 일 한 번도 안 했단다. 자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왔단다. 라마다 호텔이 급하긴 급한가 보다. 일한 지 오래 된 사람도 부르니.


점심도 못 먹은 상태라 식당에서 저녁을 잔뜩 먹었다. 여기 직원식당은 내 입맛에 맞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이 시작되었다.


인천시의 구, 군의 사람들이 모여서 바른 시민들에게 표창을 주는 연말 행사 같았다. 생각보다 안 힘들었다. 양식 풀코스도 아니고 도시락과 된장국을 나눠주는 것이었다. 호텔에서 도시락도 만든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이 맛이 없었는지 많이 남겼다. 아예 안 먹은 밥을 먹어 봤는데 왜 남기는지 이해가 됐다.


정리를 다 하고 나니 밤 10시. 구두도 신지 않아서 발목도 무리가 오지 않았다. 더워서 반팔 차림으로 집까지 왔다.


같이 일하는 파트타이머는 나이 어려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수능이 끝나서 용돈을 버는 고3 같았다. 자기들은 일 안 하고 쉬려고 나 같은 아르바이트한테 일을 막 시킨다.


웬만하면 더는 여기서 일하지는 않을 듯하다. 


좋았던 점 : 직원 식당 밥

안 좋았던 점 : 하대하는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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