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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동요

2011년 11월 28일 송도 라마다 호텔

노동요 - 아르바이트 후기

by 와칸다 포에버

알바를 잔뜩 신청해놨지만, 연락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전날까지 열심히 일한 상태이기에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연락이 왔고 받으니 라마다 호텔이었다. 와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전에 일할 때도 연회가 조금 바쁘면 그 자리에 있던 알바 말고도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하는 모습을 보았고 일한 지 한 달이나 지난 나한테 연락을 한다는 것은 왠지 엄청 바쁠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돈도 벌고 괜찮겠지 하면서 간다고 했다.


가보니 알바는 없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어린 사람들 밖에는 없고 후줄근한 유니폼 입은 나뿐.


새로 온 지배인이 두 명 보였는데 한 명은 어리고 한 명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데 자꾸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 선임 지배인들에게 계속 혼났다. 불쌍했다.


내가 오고 나서도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을 자주 하더라. 일하고 있는데 낯익은 사람 발견. 전에 같이 일한 사람이다. 그분도 한 달 전에 일하고 여기서 일 한 번도 안 했단다. 자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왔단다. 라마다 호텔이 급하긴 급한가 보다. 일한 지 오래 된 사람도 부르니.


점심도 못 먹은 상태라 식당에서 저녁을 잔뜩 먹었다. 여기 직원식당은 내 입맛에 맞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이 시작되었다.


인천시의 구, 군의 사람들이 모여서 바른 시민들에게 표창을 주는 연말 행사 같았다. 생각보다 안 힘들었다. 양식 풀코스도 아니고 도시락과 된장국을 나눠주는 것이었다. 호텔에서 도시락도 만든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이 맛이 없었는지 많이 남겼다. 아예 안 먹은 밥을 먹어 봤는데 왜 남기는지 이해가 됐다.


정리를 다 하고 나니 밤 10시. 구두도 신지 않아서 발목도 무리가 오지 않았다. 더워서 반팔 차림으로 집까지 왔다.


같이 일하는 파트타이머는 나이 어려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수능이 끝나서 용돈을 버는 고3 같았다. 자기들은 일 안 하고 쉬려고 나 같은 아르바이트한테 일을 막 시킨다.


웬만하면 더는 여기서 일하지는 않을 듯하다.


좋았던 점 : 직원 식당 밥

안 좋았던 점 : 하대하는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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