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칸다 포에버 Jan 26. 2021

도전! 판도라 탐험대

어디든 자연을 소중히

일요일 오전에 KBS에서 방송했던 <도전 지구 탐험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들이 해외로 나가 그곳의 문화를 체험하는 내용이었는데 대부분 오지에서 고생하는, 지금의 <정글의 법칙>보다 난도가 더 높은 방송이었다.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종영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바타


영화 <아바타>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최고의 3D 영화. 우리나라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외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영화 볼 줄 모르는 내가 봤을 때는 평범한 이야기에 가까웠고 <도전 지구 탐험대>가 떠올랐다. 내가 그 프로그램을 보고 얻은 메시지와 영화를 보고 얻은 메시지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지구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성 판도라로 향한다. 판도라에는 ‘언옵테늄’이라는 자원이 있다. 대규모 부대를 파견해 땅속에 묻혀 있는 언옵테늄을 채취하던 인류는 그 과정에서 판도라의 원주민인 나비족과 만나게 되고 이들과 더 잘 교류하기 위해 인간과 나비족이 섞인 아바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아바타와 연결되어 나비족의 중심에 투입된다.


<도전 지구 탐험대>의 출연자들이 고생하면서도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려는 모습과 나비족의 삶,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제이크의 모습을 보며 내가 느낀 것은 ‘문화 상대주의’라는 개념의 무게감과 그것에 대한 이해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이크는 처음 판도라에 투입되어 사나운 생물체에게 둘러싸여 위험에 빠졌을 때 나비족인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도움을 받는다. 구해줘서 고맙다는 그에게 네이티리는 고마운 일이 아니라며 화를 낸다. 네이티리의 반응은 뜬금없는 것을 넘어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너를 구하기 위해 생명체가 죽어야 했다”는 네이티리의 일리 있는 말이 내 안에 정립된 기준을 흔들었다.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문화는 문화의 독특한 환경과 역사적·사회적 상황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견해라는 문화 상대주의의 개념마저도 인간의 잣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혼란이 생겼다.



제이크는 네이티리의 도움으로 판도라 행성과 나비족의 언어와 생활, 문화를 배우며 완벽하게 적응해나간다. 동시에 현실의 내가 나인 것인지, 나비족의 내가 나인 것인지 정체성의 혼동을 겪는다. 그리고 인류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판도라 개발에 나선다.



나비족은 식량 같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얻을 때 감사를 표한다. 사냥할 때도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했던 대상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는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다. 자연의 소중함,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은 안중에도 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이 사실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세상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인 것을 다시 느꼈다. 외계 자원만이 아닌 지금 현실에서도 항상 기억해야 할 점이고 이를 잊었을 때  대가가 뼈아프다는 결말은 아바타를 보기 전 소름 끼칠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엄청난 기대를 저버리는 조금 평범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놀라운 것은 두 가지는 혼자 힘으로 나비족을 궤멸시킬 것만 같은 호전적 이미지의 시고니 위버가 나름 얌전한 학자로 등장했다는 것. 1편에서 마쳐도 될 것만 같은 이 영화가 5편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의 SNS 체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