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by 와칸다 포에버

쉬는 시간 잠시 밖에 나와 앞에 있는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학교와도 거리가 가까운 이곳은 떡볶이 1인분을 천 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 분식집을 다닌 적이 몇 없어서 추억을 먹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가격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남들이 학교 다닐 때 느꼈던 그 분위기를 나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곳 떡볶이 맛은 누가 더 매운지 대결하는 것처럼 너무 매운 요즘 떡볶이와 달랐다. 학교 앞 떡볶이라 하면 알 법한 특유의 달달한 그 맛이라 새롭게 느껴졌다. 천원 가격임에도 인심 좋게 양도 꽤 많고 맛도 좋아 한 접시를 더 먹었다.


떡볶이를 먹고 있는데 어떤 여학생이 꼬깃꼬깃한 만 원을 들고 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튀김 반죽을 만드느라 바쁜 주인아주머니를 차마 부르지 못하고 계속 바라보고 있어서 학생이 주문하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줬다. 학생은 이곳에 오기 전부터 결심을 하고 온 건지 늘어선 메뉴를 보며 결정한 건지 치즈 스틱 천원, 튀김 천원, 떡볶이 천원 총 3천 원어치를 포장 주문했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하굣길에 샀을까. 학교에 있는 동안 머리에 떠올렸을 수도 있고 학교 가기 전날 밤 사 먹겠다고 결심했을 수도 있다. 본인 수중의 돈 중 3분의 1을 투자한 것이니 그 돈을 쓰는 게 얼마나 큰 결심이었을지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마음껏 사 먹을 수 있지만, 과거의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예전에는 천원도 거금이었는데 지금 내게 천원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씀씀이는 계속 늘어난다. 그만큼 점점 무뎌지고 헤퍼진다. 적고 작은 것에는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다. 항상 큰 것만 좇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큰 것에서 행복에 젖다 보니 작은 것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어렸을 때는 작은 일에도 즐거워하고, 감사했는데 지금 내게는 별것 아닌 게 되어버렸고 아무 감정 하나 느낄 수 없게 됐다. 성숙해졌다고 포장하기에는 너무나 차갑고 정떨어지는 모습이다. 회복하기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에 게을러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천원의 행복에 잠깐이나마 작은 것을 돌아보게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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