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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Apr 28. 2020

진짜 친구

나는 있나?

단 한 명이라도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생에서 나와 마주치는 사람은 많지만 뜨거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말이다. 언젠가 내가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맞이했을 때 나를 외면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애덤(조셉 고든 래빗)은 차 사고가 날까 봐 운전면허도 따지 않는 안전주의자다. 그런 그에게 척추암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50%다. 평소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운동도 열심히 해왔기에 너무나 억울하다. 힘이 되어 줄 존재인 여자친구는 설상가상으로 바람을 피운다.  


조셉 고든 래빗

그런 애덤 옆에 카일(세스 로건)이 있다. 50%의 생존율을 카지노에서는 최고의 승률이라며 엉뚱한 소리를 한다. 예전과 변함없이 여자 이야기다. 애덤이 암 환자라는 것을 이용해 동정표를 얻어 여자들과 어떻게든 엮일 생각만 하는 별난 친구다. 불안한 자신을 위로하기는커녕 여자나 만나자는 친구 카일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친구 카일의 화장실에서 '암 환자와 함께하기' 책을 확인하며 누구보다 카일이 애덤을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카일은 책에 나온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애덤을 활용해 콩고물이나 얻어먹는 데 그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심으로 쾌차를 바란 사람이었던 것이다.


위로와 공감도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상황의 심각함에 영향받아 어색한 태도와 분위기로 대하는 것보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환자에게는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변화된 모습에 당사자는 더 불안해질지도 모르니까.


카일 외에도 가족, 심리 치료사 등 애덤 옆에는 많은 사람이 다양한 모습으로 재미를 준다. 평소에 하지 않았던 행동으로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키는 애덤의 모습도 유쾌하다. 그래도 가장 카일이 기억에 남았다. 병원에 동행하고 싶어 하지 않는 여자 친구와 달리 옆에서 계속 말을 거는 친구 카일은 얄밉게 느껴지기보다 저런 친구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갖게 했다. 영화 메인 포스터의 머리를 미는 조셉 고든 래빗만큼 뒤편에서 찡그리는 세스 로건이 더 눈에 들어오는 영화 <50/5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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