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나?
난 살을 빼면서 근육도 키우고 싶은데.. 근육을 키우려면 잘 먹으라고 하고, 살을 빼려면 덜먹어야 하는데 이걸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굶으면 굶어서 요요 온다고 하고.. 먹으면 먹어서 살찐다고 하고..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런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내가 알고 있는 얄팍한 정보를 공유하려 한다.
Part III - 탄수화물의 종류
지난 글을 통해서 왜 탄수화물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탄수화물과 화해를 하고 친구를 먹었다면 좋은 시작이다. 한 가지 더! 탄수화물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그렇다! 친구는 한놈이 아니라는 것이다.
1번 - 좋은 놈 - Complex carb (복합 탄수화물)
2번 - 성질 급한 놈 - Simple carb (단순 탄수화물)
3번 - 희한한 놈 - Fiber (섬유질)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탄수화물이 또 나뉘다니.. 머리 아파 죽겠다. 그만두련다..라고 하지 말자...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좀만더 공부해 보자. 아는 만큼 덜 배고프다.
이전에 말했다시피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탄수화물이 들어가면 결국에는 몸의 에너지 원인 포도당으로 바뀌게 되는데 단순 탄수화물은 말 그대로 단순하게 한 개의 당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우리 몸에 흡수될 준비가 되어 잇다. 복합 탄수화물은 여러 개의 당이 붙어 있으므로 몸에서 흡수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당으로 쪼개는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단순 탄수화물에 비해 몸에 흡수가 늦다.쉽게 예를 들자면 단순 탄수화물을 불을 붙이면 한방에 펑하고 터져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는 휘발유라면 복합 탄수화물은 오래 타는 장작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복합 탄수화물은 현미나, 통밀, 보리 같은 통곡물에 많이 들어 있다. 단순 탄수화물은 흰 쌀밥이나 빵, 설탕 등 정제가 많이 된 음식에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
흰 쌀밥이나 빵 보다는 현미 같은 복합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왜 그런지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다. 가장 큰 그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 수가 있다.
1. 복합 탄수화물은 희한한 놈 (섬유질)을 비롯한 다른 좋은 친구들이랑 같이 다닌다.
대부분의 복합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식품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더불어 몸에 필요한 다른 영양소가 많이 따라오는 반면 단순 탄수화물은 정제를 통해 탄수화물 자체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몸에는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필요한데 단순 탄수화물은 정제 과정에서 많은 영양소가 파괴된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섬유질인데 섬유질은 먹어도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흡수되지는 않지만 지방의 흡수도 막아주고 변의 양도 증가시켜 주는 등 엄청나게 착한 일을 많이 한다. 섬유질만 가지고도 한참을 설명해야 하지만 오늘은 탄수화물에 집중하도록 하자. 이야기가 산으로 갈 위험이 있다. 탄수화물만 가지고 있는 정제식품 보다는 여러 가지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은 현미나 보리가 다이어트에 더욱 좋다.
2. 흰 쌀밥은 식욕을 돋운다.
흰쌀밥이 맛있어서 더 식욕을 돋우는 면도 있겠지만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흰 쌀밥은 단순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빨리 분해가 되어서 몸에 혈당을 급속도로 올린다. (쓰일 준비가 되어있는 에너지의 양이 급속도로 올라간다) 이때 우리 몸에서는 인슐린이라는 놈이 분비가 되는데 쓰일 준비가 되어있는 에너지를 쭉 살펴보다가 쓰이지 않는 에너지를 찾아서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해 버린다. 현미 (복합 탄수화물)를 먹으면 영양소 분해가 천천히 되기 때문에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남아도는 에너지가 적어짐으로 지방으로 변화하는 혈당의 양이 적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음식마다 혈당으로 분해되는 속도에 따라 수치를 매겨놓은 GI 수치라는 것이 있는데 낮을수록 천천히 분해가 되는 음식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중에는 복합 탄수화물 함유가 높은, 다시 말해 GI 수치가 낮은 음식을 중심으로 먹어야 한다. 포만감도 지속시켜주고 영양의 발란스도 훨씬 좋다. 예전에 미란다 커 누나가 하얀 음식은 독이라고 한 적도 있을 만큼 단순 탄수화물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흰 쌀밥과 하얀 식빵은 다이어트의 적일까? 분명 다이어트에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하지만 (GI 수치가 높은 음식인) 흰 쌀밥과 하얀 식빵이 필요할 때가 있다.
바로 운동하기 전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운동을 할 때는 무조건 필요하다. 아까 말했다시피 흰 쌀밥은 혈당을 급속도로 올려준다. 혈당이 무엇인가? 언제나 쓰일 수 있도록 혈액 안에 함유되어 있는 에너지다. 수면을 하는 동안 혈당은 내려간다. 이를 이용해 사람들이 공복 유산소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혈액 안에 몸에서 바로 꺼내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없으므로 몸은 지방과 근육을 태워서 혈당으로 만들어 에너지를 보충한다. 분명 몸무게는 빠진다. 근육도 같이 빠진다. 어차피 지방이 빠지므로 그 정도는 감수한다고 치더라도 에너지가 모자라 제대로운동을 할 수가 없다.
혈당과 운동 수행능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살짝만 설명을 해보자. 가끔 운동선수들이 스테로이드제를 섭취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스테로이드를 맞으면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혈당을 비정상 적으로 올려버린다. 피 속에 혈당(에너지)이 넘치니 지치지 않고 평소 자기 능력보다 높은 강도의 훈련을 문제없이 소화해 내는 것이다. 사람이 위기에 처했을 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 역시 체내에 혈당을 높임으로써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인간이 위기상황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혈당이 낮아서 몸에서 바로 꺼내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없는 상황에서 현미같이 분해가 늦게 (GI 수치가 낮은)되는 음식을 먹게 되면 컨디션이 올라오는 속도가 느려진다. 게다가 운동전에 많이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량을 먹어서 바로 에너지로 쓰일 수 있는 단당류 음식을 먹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초콜릿 바 같은 설탕의 형태보다는 흰 쌀밥이나 식빵같은 곡류의 형태가 운동하기 전에 먹기가 덜 부담되고 편하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가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운동 수행능력이다. 운동 시에는 운동할 때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최대한 제대로 공급해서 최대한의 운동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운동 수행능력을 올려놓으면 살은 빼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쉽게 말해 하루에 10킬로미터 뛸 수 있는 사람과 2~3 키로미터 뛸 수 있는 사람이 똑같이 10킬로그램을 뺀다면 전자가 훨씬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아서 몸이 지방과 근육을 태우게 함으로써 날씬한 몸매를 만들지, 아니면 에너지를 제대로 공급해서 근육량을 늘이고 더 강한 몸을 만들지는 본인의 선택이고 취향이다. 하지만 나는 날씬한 몸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몸을 위해서 노력을 하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지점에 도착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탄수화물의 역할, 섭취량, 종류별 특성에 말해 보았다. 현미를 먹던 백미를 먹던 탄수화물은 결국 에너지다. 현미를 먹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아무리 천천히 몸속에서 흡수가 된다고 해도 결국은 체내에 남아 지방으로 바뀐다. 백미나 현미나 칼로리의 차이는 별로 없다. 쓰고 남는 칼로리는 다 살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여태까지 머리 아프게 말한 단순 탄수화물, 복합 탄수화물의 쓰임새 같은 것이 운동을 안 하면 결국 다 소용없다는 이야기다.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지방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단순 탄수화물이 쌓이는 것도 아니다. 복합 탄수화물이 안 쌓이는 것도 아니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 운동을 해서 몸에 있는 혈당을 모조리 써보도록 하자!!! 지방을 쓰던 근육을 쓰던 앉아있는 것보다는 100 배 도움이 될것이다.
남자들만 디글디글한 보디빌딩사이트에서 주로하는 인사로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