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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angwoo Kim Mar 16. 2016

근력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늘린다?

이것 역시 헛소리다.

트레이너들이 근력운동을 권하면서 하는 단골 멘트 중에 하나가 근력운동을 하면 몸에 근육이 많아져서 기초대사량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다. 운동을 안 해도 근육이 많은 몸은 평소에 쓰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 말에 또 사람들이 혹 한다. 뭣이라? 지겨운 운동을 안 하고 맘 것 먹을 수 있는 슈퍼 울트라 간편 몸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그렇게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고 근육운동을 시작한다. 


미안하지만.. 세상에 다이어트를 위한 슈퍼 울트라 간편 몸은 없다.


트레이너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게다가 틀린 말도 아니다.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지만 사실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의 차이는 미미하다. 골격근 1kg 은 하루에 대략 10~12 칼로리 정도를 소모한다. 체지방 1kg 은 하루에 3~4 칼로리 정도를 소모한다. 같은 kg 에 칼로리가 약 세배 정도 소모되니 근육이 많은 몸이 기초대사량이 더 높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럼 생각을 해보자. 누군가 미친 듯이 일 년 동안 운동을 했다고 치다. 그래서 골격근을 5kg 정도 늘리고 체지방을 5킬로 줄였다고 해보자. 말이 쉽지 사실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다. 암튼 어떤 엄청난 정신력을 가진 자가 일 년 동안 이런 일을 이루어 냈다고 치고 기초대사량 계산을 해보자. 근육으로 기초대사량 60 칼로리가 증가하고 체지방 감소로 기초대사량 20 칼로리가 줄어들었다. 축하한다! 기초대사량이 40 칼로리가 늘어난 것이다.  사과 한 개에 약 90 칼로리 정도 하니까 하루에 사과 반개를 더 먹을 수 있는 슈퍼 울트라 기초대사량 몸이 된 것이다. 기초대사량이 늘어나긴 했으니 트레이너들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럼 왜 근육운동을 해야 살이 안 찌는 몸이 된다고 하는 것일까? 근육이 많아지면 당연히 운동 수행능력이 높아지고 운동 수행 능령이 높아지면 소비하는 칼로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근육이 많아지면 저절로 칼로리가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살이 찌지 않는 몸이 된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면 맨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 1시간 운동하는 것이 지옥 같았다. 근력운동을 할 때도 5kg짜리 아령을 가지고 벌벌 떨면서 운동을 했다. 2킬로미터 달리기를 할 때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운동이 끝나고 헛구역 질이 나고 어지러움을 느낀 적도 많이 있었다. 그때 적어놓은 운동 일지가 있는데 지금 똑같은 운동을 한다고 하면 땀도 나지 않는 수준이다. 그때 1시간 운동으로 300 칼로리를 소모하고 녹초가 되었다면 지금은 1시간 운동으로 600 칼로리를 소모하고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된 것이다. 게다가 예전 300 칼로리 소모할 때 보다 덜 힘들다. 기초대사량이 올라가 운동을 안 해도 되는 슈퍼 울트라 간편 바디가 아니라 같은 운동을 해도 힘들지 않은 슈퍼 울트라 간편 바디가 된 것이다. 

보통사람이 5Km 뛰기는 정말 힘들다. 근데 어떻게 마라톤 완주하는 사람들은 42Km 를 뛸까? 우리가 42Km 를 뛰었을 때의 고통과 그 사람들이 42Km 를 뛰었을 때의 고통은 다르다. 마라토너들의 운동능력은 우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42 Km가 뛸만하게 변한다는 것이다.


보통 평범한 남자와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보디빌더를 비교해보면 상당한 기초대사량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범주에 드는 사람이 근육으로 기초대사량을 눈에 띄게 늘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기초대사량이 높아졌다고 운동을 그만두면 근육을 바로 줄어들게 된다. 기초대사량으로 계속 이익을 보고 싶으면 어차피 운동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기초대사량 증가가 주목적이 아니라 운동 수행능력 증대가 주 목적인 것이다. 근육량에 따른 기초대사량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운동으로 소비하는 칼로리에 비하면 기초대사량 증가로 얻는 이익은 미미하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던 어차피 가야 할 길이 같으니 근육운동을 하면 기초대사량이 올라간다고 믿고 운동을 해도 무방하기는 하나 성격이 까칠해 꼭 집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린다. 

 

글을 쓰다 보니 모든 글이 기-승-전- 운동 수행능력으로 모아져서 참 미안하다. 누가 아저씨 아니랄까 봐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하지만 그게 답인걸 어떻게 하겠나. 자꾸 텔레비전 같은 매체에서 살이 안 찌는 몸 같은 달콤한 이야기를 하니 답답해서 똑같은 예기를 계속하게 된다. 


먹으면 찌고 땀 흘리면 빠진다. 몸무게 80킬로에서 60킬로로 감량을 했다면 이제부터 60킬로에 맞는 식단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80킬로 때처럼 먹고 싶으면 운동량을 늘리면 된다. 먹어도 살 안 찌게 할 수는 없지만 운동해도 덜 힘들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80킬로 때처럼 먹는데 60킬로를 저절로 유지해주는 몸은 없다고 다시 한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마무리를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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