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시작한 지, 정확히 말하자면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산 지 벌써 1년이 됐다.
라고 글을 쓰다 만 게 벌써 1년 전인가 보다. 지금은 2년 차가 되었다.
고기 없이는 못 산다고 말하던 내가 고기 없이 이렇게 잘 살 줄은 정말 몰랐다.
오히려 고기를 씹는다는 게 더 이상하고 께름칙하다.
햄버거는 먹고 싶어서 롯데리아의 미라클 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너무 고기 같은 식감에 다시는 못 먹겠다 싶었다. 서브웨이의 얼티밋 랩도 그렇다. 너무 고기 같아서 못 먹겠는 느낌!!
내가 채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거창하게 말하자면 환경, 지구, 앞으로 지구에 살게 될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다. 특히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 한 편이 나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을 줬다.
'물이 부족하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물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몽골에서 1년 동안 살면서 물이 부족한 게 맞는구나 싶었다. 게르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에 두 번 정도 동네 우물에 가서 물을 받아왔다. 나는 아파트에 살기에 물을 뜨러 갈 일은 없었지만 매일 같이 나오는 녹물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 수도관이 오래되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것 같다.
2018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는 ‘데이 제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데이 제로는 물이 다 떨어졌다는 말. 수도꼭지를 틀어도 변기 레버를 내려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데이 제로 선포 이후 케이프타운에 사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물 사용을 줄이면서 데이 제로가 점점 미뤄져 결국 카운트다운이 멈추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이렇게 물을 아껴 쓸 수 있다. 너무나도 잘 알지만 굳이 그렇게 불편하게 살아야 하냐며, 수도꼭지의 물은 마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아무렇게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 케이프타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나라들이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었다.
지구에는 약 12억m3 의 물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은 단 1%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 1%를 전부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통 지하수를 뽑아 사용하는데 물을 뽑으면 그 공간은 비게 되고 그 공간이 다시 물로 채워지려면 수천 년이 걸린다. 지하수를 계속해서 뽑아내다 보면 지반이 붕괴되기도 한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이런 물 부족 상태에 처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채식을 시작했다.
다이어트가 이유가 아니라고요...
그리고 <아무튼, 비건>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동물권 현장을 보았다. 그러면서 생선, 유제품 섭취도 줄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섭취하는 유제품(빵?)을 제외하고는 안 먹는 편! 생선은 가끔 먹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힘들다 아예 끊기에는...
결론적으로 나는
1. 페스코 베지테리언(생선까지만 먹음. 소, 돼지, 닭 등의 육고기 먹지 않음!)
2. 다이어트하는 거 아님
3.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하는 채식
요즘에는 채식도 하고, 제로 웨이스트도 실천하고, 클린 하이킹도 하고!
아주아주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특히 요리가 너무나도 즐겁다! 식물성 재료들로 만드는 디저트, 식사 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재미에 요리를 하고 있다.
앞으로 더더욱 잘 실천하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