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는 사람들은 샐러드만 먹지 않습니다.
채식을 시작하기 전의 나도 궁금증을 많이 가졌던 질문이다. 대학생 때 환경동아리 활동을 하며 미트프리먼데이(매주 월요일에 채식을 실천하는 것)를 진행했는데 그때는 채식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었을 뿐더러, 채식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뭘 먹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학교 식당에서 파는 샐러드를 사먹었다. 사실 닭가슴살 샐러드였는데 닭가슴살 빼고 사진 찍고 그냥 먹었다. 양아친가…
채식을 제대로 시작한 지 만 2년이 넘어가는 요즘은 새로운 요리법을 발견하고, 식재료의 유용한 쓰임새를 알게 되며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된 듯한 기분이다! 두부는 굽거나 국에 넣어서만 먹는다고 생각했지만 으깨서 두부 소보로를 만든다거나 김밥 속재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병아리콩은 삶아서 후무스로 먹기도 하지만 으깨서 브라우니를 만들 수 있다. 오트밀이나 당근을 이용해서 비건 참치 혹은 비건 연어도 만든다.
채식을 한다고 하면 샐러드만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두부, 현미, 병아리콩, 각종 채소 등 오히려 비 채식인보다 더 다양한 식재료를 식탁에서 접할 수 있다. 요즘음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일반 식당에서도 채식 메뉴를 만들기도 하고, 채식 메뉴만 판매하는 식당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특히 디저트 분야에서는 비건 베이킹이 활발하다.
채식의 단계에는 비건, 락토, 오보, 락토오보, 페스코, 세미가 있다. 이 단계들 사이에 엄격한 선은 없다. 점심에 계란이 먹고 싶으면 오보 식단을 먹는 것이고, 저녁에 초밥이 먹고 싶으면 페스코 식단을 먹는 거다. 식재료에 따라 단계가 나눠져 있지만 꼭 하나를 지킬 필요는 없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취향에 따라 이리저리 단계를 넘어다녀도 우리는 채식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음식 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방면에서 비건을 지향한다.
식생활 말고도 비건을 실천할 수 있다. 비건 가죽으로 만든 가방, 옷, 화장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각자 비건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다양한 만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니 겁 먹지 말고 용기 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