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말하지?
대학 창작 수업 중에는 쉬는 시간 없이 연강으로 수업하는 교수님들이 꽤 있다. 예를 들면 2시간짜리 수업을 1시간 40분 쉬지 않고 하거나 3시간짜리 수업을 2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하거나. 그렇게 스탠드업 쇼처럼 한참을 가르치다가 문득 이런 말씀을 하실 때가 있었다.
-혹시 질문 있는 사람?
대부분은 질문을 잘하지 않는다. 나는, 그 대부분의 학생도 아니고 모르는 게 엄청 많은 학생이다. 나는 잘 보이게 손을 들었다. 이걸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다.
-그래, 거기. 말해봐.
-저희, 언제 쉬어요?
나는 창작이라는 것에 대해 아는 것도 얼마 없지만 당장 그 수업을 통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도로, 그렇게 막 궁금한 것도 없었다. 언제 쉴 건지가 제일 궁금했다.
진짜 2시간 30분 동안 계속한다고? 좀이 쑤셔 죽을 것 같았다. 다들 이게 견딜 만 한가. 나만 이렇게 70분이 미칠 것 같은가. 교수님은 당황해서 모두의 동의를 구하듯 물었다.
-쉬고 싶어, 다들?
다들 소극적으로 ‘쉬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그 이후에도 나는 연강을 끊지 않고 하는 수업 중간에 교수님이 질문 있냐는 말을 하면 ‘언제 쉬냐’ 고 여쭤봤다.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부터는 교수님이 질문 있냐고 묻지 않아도 손을 들었다.
교수님, 저 질문 있는데요.
그렇게 또 발언권을 얻어 언제 쉬냐고 묻는다. 매 수업 반복되자 처음엔 좀 죄송하고 민망했지만 그게 내 업무처럼 느껴졌다. 두근두근, 매일 수업 들어갈 때마다 설렜다. 오늘은 어느 타이밍에 손을 들어볼까.
언제쯤 쉬자고 말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