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를 쓰는 손님,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더불어 살아가는 호주이기에, 가게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손님으로 오신다. 오늘은 특정 국가의 나라의 손님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그 나라의 손님들은 굉장히 당당하며 목청이 대단하다 특히 술까지 곁들이면 그날은 다른 테이블의 소음 컴플레인은 말 다한날이 된다. 음식을 굉장히 많이 시키거나, 아예 조금 시키거나 한다, 6명이 와서 2인분을 시키던지, 6명이 와서 13인분을 시켜서 먹던지 하는 차이랄까. 3명이 와서 메뉴 하나를 시키고 반찬으로 배를 채운뒤, 포장용기를 구입하고 반찬을 리필해 오늘내일은 거뜬히 먹을 만큼의 반찬을 포장해 가는 그런 손님들도 있다. 정말 상상도 못 한 일들을 해내 신다랄까. 수저, 젓가락 심지어 그릇까지 훔쳐가는데 어느 한 날은 우리 스태프가 손님이 그릇을 티슈로 쓱쓱 닦더니
자기가 들고 온 쇼핑백에 당당히 넣는 것을 발견하고는 조심히 말씀드렸다고 한다.
"그거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그 손님이 "왜? 어차피 너네 많잖아. 한 세트밖에 안 챙겼어" 하고 쇼핑백 속을 보여줬다고 한다.
쇼핑백 속에는, 앞접시 공기 밥 그른 그리고 수저 젓가락 한 세트가 들어있었다고.
"밥 먹는 비용이랑 그릇도 포함된 거야. 그러니까 가져갈 거야"
정말 말인지 똥인지 모를 말을 내뱉어대서 직원들이 혀를 찼던 적도 있다. 결국엔 가져가지 못하게 되었고, 있는 성질 없는 성질 소리를 꽥꽥 지르다가 나갔다. 주변 손님들조차 그분을 사람도 아닌데 그녀는 그들의 인생에서 손절을 당한 손님이었다.
그리고 계산할 때는 절반의 그 나라 손님들은, 본인들의 언어로 계산을 하신다. 한국음식을 팔고 있기에 무조건 한국어와 영어를 교차해 가면서 하는 편이다. 영어나 한국어로 소통을 해보려 해도 돌아오는 건 본인들의 자국어다.
"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라고 하면
이를 쑤시는 행동을 하시며 이쑤시개를 달라고 내가 못 알아듣는 언어로 말을 하신다. 한국어로 대답해, 영어로 대답해도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대답이 돌아온다. 이런 것에도 몇 년 짬이 생기다 보니, 대충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듣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날도, 그 나라의 손님이 우리 가게의 손님으로 오셨다. 여자분이셨는데 짜장면을 드셨다. 마침 내가 계산대에서 계산을 해 드리고 있어서, 그 손님 또한 결제를 도와드렸다. 현금을 건네받았는데 5불짜리가 절반이 찢겨있었다.
모서리 조금도 아니고 그냥 절반이 뎅강 찢겨 있고, 심지어 찢어진 절반은 있지도 않아서 받아 든 뒤 내 눈을 의심했다.
"뭐지?"
그래서 손님께 다시 돈을 돌려드리며, 동전이나 다른 지폐를 요청했다. 찢어진 부분과 함께 받았더라면, 기꺼이 테이프로 붙이고, 은행에서 교환했으면 됐을 일이지만. 아예 찢어진 부분도 없이 50%가 잘려버린 지폐는 은행에서 돈의 가치를 잃어 받아주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손님에게서 찢어진 현금은 받지 않아도 되게 되어있으며, 20% 정도까지만 손상된 돈만 은행에서 받아주고 그 외에는 돈의 가치가 전혀 없는 종이쪼가리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손님께 위의 내용대로 설명을 드렸다.
"없어. 내가 가진 돈 그뿐이야"
" 그러면, 카드로 계산하시겠어요? 수수료는 제가 그냥 빼드리겠습니다"
"카드 없어, 난 어플도 안 쓰고. 봐봐" 하면서 핸드폰을 마구 스크롤하며 보이지도 않는 뭔가를 확인하랍시고 보여주셨고. 이때부터 나는 이 분의 진상력을 감지했다.
"손님, 이건 돈이라고 볼 수없고. 계속 그렇게 말하시면 비용을 내지 않고 식사를 하고 가시겠다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동전도 괜찮으니 부탁드립니다"
단돈 5불이었다. 그냥 그 5불 안 받으면 그만이고, 내 가방에 굴러다니는 동전만 모아서 채워 넣으면 그만인 일이었다. 자주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그냥 안 받은 셈 치고 좋게 넘어가도 좋을 일이었는데. 이 손님의 당당함에 돈을 꼭 받고 싶었다. 본인도 이 돈을 내며, 돈의 가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당당히 낸 것부터가 난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 당당함이 잘못된 것이란 걸 고쳐주고 싶었다.
"없다고. 너 손에 있는 5불도 돈이야! 나도 그거 은행에서 받은 거라고!"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 얼굴의 뻔뻔함에, 손에 쥐어든 5불을 꼬깃꼬깃 쥐어서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손님은 손님이기에 다시 한번 차분히 설명해 드렸다.
그녀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없는데 어쩌라고, 돈 줬는데 어쩌라고" 라며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되려 내게
"너 손님한테 왜 이렇게 무례해? 돈 줬잖아!"를 반복했다. 마치 홀에 계시는 손님들이 내가 무례하게 굴어 본인이 불쾌해졌다는 걸 알리고 싶은 사람처럼.
손님들은 되려 나를 쳐다봤고. 나 또한 성격 있는 캐셔이기에, 손님께 받아 든 5불짜리를 쫙 펴서 일부러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분위기는 반전이 되었고, 홀에 있는 모든 손님들의 눈길이 그 손님의 뒤통수에 꽂혔다.
그래, 봐주고 넘어가주고 웃어주는 게 내 일이다,라고 생각했고 그냥 그 5불짜리를 보란듯이 쓰레기통에 버리며 손님께 다시 한번 손상된 지폐가 20% 정도일 때에만 은행에서 바꿔준다라고 설명해 드렸다
그랬더니 "땡큐!!" 라고 외치며 홀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런 진상에게 진상대 하듯 해버리면 다른 손님들도, 어찌 됐던 손님은 손님이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니 또 그게 사실이기도 하니, 그 진상녀가 문을 박차고 나갈 때까지 과하게 에스코트를 하며 허리를 90도 꺾어 인사를 하고 보내드렸다.
다시는 생떼 쓰러 오지 마세요.
짜이찌엔. 씨에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