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게를 평생 잊지 못하실 테죠, 저희도 잊지 않겠습니다.
어느 날 손님 테이블에 반찬을 놓고 있었다. 젊은 커플과, 40대 중후반 남자 손님께서 앉아 계셨다. 새로 나온 반찬이 있어 "소스에 찍어드시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에요~" 했던 게 대화의 물꼬를 텄다. 반찬이 맛있어 보인다며 40대 남자 손님께서 말씀을 하셨다
"하하. 사실 이 녀석이 우리 조카인데, 1년 전에 이 가게에서 소개팅하고 둘이 이번에 결혼을 한대요"
세상에나. 왠지 모를 반가움과,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다. 생각지도 못한 경사스러운 소식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정말 축하드린다는 말로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 너무 축하드려요. 이게 무슨 인연이래요? 너무 보기 좋네요.. 신기해요 가게에서 소개팅하시고 결혼까지...." 그러자 자기들도 감회가 새롭다며. 결혼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우리 가게에서 좋은 기운을 얻고 이렇게 된 것 같다며 너무 감사하게 예쁘게 말씀을 해 주셨다.
한 시간 넘게 테이블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시며 식사를 하시는 것 같았다. 바쁜 시간이었지만, 온 정신이 결혼을 앞둔 그 커플에게 가 있었다. 그냥 보내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거다. 곧 결혼이라고 하는데, 또 가게와 이런 특별한 인연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결제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래봐야 15만 원 돈, 이렇게라도 축하해 드리고 싶었다. 식사를 잘 마치시고 결제를 하러 오셨다, 밝은 미소를 띠시며 기분 좋은 식사였다고 하셨다.
" 손님, 오늘 식사는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저희 가게에서 맺어진 인연이시라 너무 신기하고 또 감사해서 그냥 지나칠 수 가 없네요"라고 했다. 그러니 아니라고 하시며 계산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정중히 사양하고, 제가 꼭 해드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 결혼식 끝나고 나중에 또 찾아달라고 했다.
내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신부 되시는 분이 갑자기 얼굴을 손으로 감싸시더니 눈물을 흘리셨다. 그렇게 기분 좋게 보내드렸다.
마감을 하고, 퇴근하는 길 내내 벅찬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내 축복이 그 손님들에게 전달이 되기를. 행복하게 잘 살기를. 누군가를 이렇게 바라는 것 없이 축복해 주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는 걸 깨달은 하루였다. 누군가에게 우리 가게는 "처음"이자 "시작"이 된 장소라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벌써 1년 전의 일인데, 이 커플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