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범이 판을 치는 세상

부디 유병장수 하소서

by 뉴새로미

손님들을 모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장사를 하다 보니 정말 별의별 사람이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놀라는 날들이 수두룩하다. 세상은 참 좁다. 그래서 착하게 살아야 하거늘. 어제만 해도 우리 가게에 일하던 대만커플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 친구들은 함께 2년을 일하다가, 비자가 만기 되어 대만으로 돌아갔는데 인스타그램으로 "우진이를 만났어!" 하고 연락이 왔다. 대만친구들이 한국 여행 중에, 주방에서 일하던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우진이라는 동생을 만난 것이다. 무려 호주에서 같이 일하다가 한국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다. 여행 중이면 참 갈 곳도 많았을 텐데 하필이면 함께 일하던 친구가 일하는 가게에 가다니. 세상이 좁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다. 이런 일들도 있기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특히 이런 배움을 꼭 좀 알아차렸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이기에 물을 쏟거나, 음식을 나르다가 국물을 바닥에 흘릴 수가 있다, 바닥을 미끄럽게 해 두고 아무런 조치를 취해놓지 않거나 경고문을 세워두지 않은 상태에서 손님이 넘어지면 그 가게는, 안타깝게도 만약 보험을 들어놓지 않았다면 그대로 망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런데 이런 점을 악용하는 손님들이 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상당히 많다.


3년전쯤 어느 날 한 손님이 가게에서 넘어졌고, 멍도 들고 아파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우리 측에서 보험처리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카메라 사각지대였던 자리였으며, 오더 내용을 보니 3명이 와서 술도 2병쯤 마시고 가는 길에 넘어졌다고 했다. 그 당시 가게 직원 아무도 그 사람이 어떻게 넘어졌는지, 애초에 넘어지긴 한 건지 발견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야말로 미스터리였다.

어떻게 넘어졌는지, 양쪽 다리 허벅지 뒤와 골반에 멍이 들어있는 사진을 보내왔고. 가게에서 이렇게 크게 넘어졌다면 직원들이 못 볼 수가 없었을 터인데 모두가 이 손님에게 의심을 품고 있었다. 며칠 동안 집안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연락이 와서, 가게에서 무료로 음식을 지원해 주고 병원을 가서 소견서를 떼오면 보험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점점 아픈 곳이 늘어나는가 싶더니 결국 보험처리를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1억 가까이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세상은 참 좁다. 보험사 측에서 수사를 하고 가게에 와 직원들에게 인터뷰를 했다.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무엇을 먹었으며 술을 먹은 것을 보았는지 등등. 그런데 그 즈음에 아는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사장님, 저희 마누라가 어느 가게에서 모임을 하다가 들은 내용이 황당해서 연락드립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지내는 이삿짐센터 사장님이셨다. 늘 우리의 이사와, 가게의 큰 물건들을 날라 주시는 너무나도 고마운 분이셨다.


"다름이 아니라, 마누라 친구 중 ㅇㅇ이 가게에서 넘어져서 보험사랑 무슨 연락 중이라고 들었어요. 근데 그 여자가 하는 말이, 사장님 가게면 돈도 잘 버는 가게니까 돈을 뜯어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다친 것도 그곳에서 다친 게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네???"



"ㅇㅇ이란 사람이 참 질이 나쁩니다. 다시는 우리 마누라도 그 여자랑 어울리지 못하게 단속했습니다. 참 사람들이 못된게....아휴, 잘 해결하셨으면 좋겠는 마음에 연락드립니다"



세상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듣고 보니 그쪽 측에서 받았던 사진들도 영 이상했다. 멍의 색이 얼룩덜룩한 게. 몇 개는 며칠 전에 난 것, 다른 부위는 막 오늘 생긴 멍처럼 보였고. 넘어졌을 때 설명을 들었는데, 무릎으로 넘어지고 팔로 바닥을 짚었다 했는데 허벅지 뒤에 멍이 들어있었다.



보험 사기가 확실했으나, 결국 우리는 딴지 걸지 않고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을 택했다.

더럽고 치사해서 넘어갔다. 분명 우리쪽에서 거짓이라 들고 일어서면, 온갖 있지도 않은 소문을 내고 다닐것이 분명한 사람 같았다. 인성이 그러니 이런일도 벌이는것이 아니겠는가? 정말 이런 사람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하늘아래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한 치가 떨려왔다. 이미 끝난 일, 다른 것은 바라는 것 없다.



부디, 유병장수 하시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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