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똑선생 Dec 18. 2020

학교에서 사랑받는 아이 되는 비법, 두 번째 이야기

초등교사가 알려드립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비법~!

교사에게 내 학급의 아이들은 모두 내 새끼 마냥 예쁘다. 정말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 반 아이들을 감싸게 된다. 하지만 교사도 사람인지라 조금 더 관심이 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생김새, 성적 등과 전혀 관계없이 교사들에게, 아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호감을 갖게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지난번 글에 이어 글로 쓰고자 한다.


지난글

https://brunch.co.kr/@happydream1103/37





표정이 밝은 아이,
바라만 봐도 기분 좋아요


우리는 사람을 만났을 때 시각에 좌우된다. 시각은 외모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표정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얼굴이 유난히 예쁘거나 잘생기지 않아도 표정이 밝은 사람은 우리의 눈길을 한 번 더 끈다. 이런 사실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학생과 학생 간의 관계에서도 유효하다.

표정이 밝은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우리 아이는 어떤 표정을 가지고 있는가? 성격의 탓일까? 그것만으로 표정이 밝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는 활동적인 아이에 비해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표정이 어둡지는 않다.


표정이 밝은 아이는 눈이 마주쳤을 때 빛을 발한다. 눈이 마주쳤을 때 환하게 웃는 아이는 바라만 봐도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렇다면 아이의 표정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밝게 바꾸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표정이 밝아요.

표정은 마음을 드러낸다. 아이의 표정이 밝지 않다면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아이에게 걱정거리는 없는지, 아이 마음속에 상처가 있지 않은지 말이다. 그것이 어루만져져야 표정이 밝아질 수 있다.   


몇 년 전 우리 반 아이 중에 유난히 표정이 없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무표정이었다. 아이들의 감정은 표정으로 나타나기 마련인데, 아무 표정이 없으니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어떤 감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는 차가워 보였다. 교사인 나조차도 말 걸기가 어려웠다. 친구들은 오죽했을까? 아이는 외롭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다행히 아이는 글과 그림으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아이였다. 일기에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그림 실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아이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이는 다행히 거부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아이의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던 어느 날,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아이의 상처를 치유할 능력은 없지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 매일 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아이는 대화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는지 조금씩 표정으로 감정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학년말이 되어서는 표정이 좀 밝아졌고 친구들과의 어울림도 나아졌다.


아이의 차가웠던 마음이 온기를 맞자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밝은 표정을 위해서는 아이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고 혼자 간직하고 있는 상처가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혹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한 사람은 있어야 회복이 쉬워진다. 아이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계신 부모님이 아이에게 이런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부모님이라고 아이가 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 싶은 상대가 되어야 한다. 또 마음을 터놓으려면 믿음이 있어야 한다.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아이의 잘잘못에 대한 판단을 일단 미뤄놓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면 아이가 말하기 더 쉬워질 것이다.


표정도 연습하면 달라져요.

표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은 관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데에 관심도 적고 잘 모른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밝고 건강한 표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실 것이다. 아이들이 그런 표정을 갖고 있다면 하나의 큰 무기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과도 같다. 이것만으로도 아이에게 가르쳐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다행히 표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연습으로 변화가 가능하다. 거울을 보고 입꼬리 주변 근육을 움직이는 연습부터 시작해 크게 웃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면 어떨까?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내 표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하는 방법은 부모님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일 것이다. 가족끼리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밝은 표정을 갖지 않을 아이는 없다. 부모님이 의식적으로라도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웃어주자.


회복력이 중요해요

아이에게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바로 ‘회복력’이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 받고 남의 말 한마디에도 흔들리는 아이는 표정이 밝게 유지되기 어렵다. 주변 환경에 의해 감정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에 늘 불안하다. 물론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가 있다. 하지만 어떤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든 다시 일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가르쳐줘야 한다.

회복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자신의 노력으로 해낼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그러려면 성공경험이 축적되어야 한다. 크고 작은 성공경험이 쌓여 아이에게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추진력이 만들어진다.

더불어 실패 경험도 있어야 한다. 성공만 하다 보면 실패했을 때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게 된다. 실패하다가 어느 순간 경험치가 쌓여 성공을 했을 때 느끼는 쾌감과 성취감도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공부 이외의 경험 말이다. 아이들에게 강점이 없는 분야임에도 공부만 주구장창 시킨다거나, 자신의 페이스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을 지나치게 시킨다면 아이는 그 속에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밝은 표정이 호감을 높인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의 표정을 유심히 보고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밝은 표정이 담임교사와 친구와의 관계를 좀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고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줄 수 있다. 오늘 아이의 표정을 살펴보자.



이전 10화 학교에서 사랑받는 아이 되는 비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