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이 안 써진다는 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나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한 번에 완성되는 기획안은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글은 한 번에 완성될 수 없습니다.
아주 추상적인 것에서 시작해서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굵직한 골자는 필요한데요,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기획안입니다.
위 표는 기획안 작성 시 포함되어야 하는 목록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기획안 양식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보통 위의 목록들을 고려하여 작업하게 되는데요. 앞서 설명해 드렸던 방식을 활용하여 소재와 주제를 정하고, 기획 의도와 타겟층, 가제, 한 줄 소개 글, 저자 소개 글을 순서대로 작업해 보는 방향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단, 실제 기획안을 쓸 때는
"저자 프로필-제목-부제목-기획 의도-주요 타겟층-예상 목차” 순서대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위 기획안 포맷은 생각을 정리할 때 용이한 순서대로 나열해 둔 것이므로, 실제 기획안을 쓸 때는 위에 말씀드린 순서대로 목록을 넣어 작업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위 포맷의 순서대로 소재와 주제를 정하셨다면, 다음으로는 기획 의도를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기획 의도란 쉽게 말해 “이 책이 왜 필요한지 설득하는 글”을 적는 것으로, 이 책이 왜 출간되어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을 편집자에게 어필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 조사’가 필수입니다. 예컨대 내가 ‘사랑 에세이’를 쓰려고 한다고 가정한다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나와 비슷한 주제와 콘셉트를 가진 에세이들을 서치하고 그 책들의 소개 글을 찾아 레퍼런스 삼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편집자들이 원하는 출간하고 싶은 책의 방향성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 의도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이 책을 팔고 싶은 타겟층이 정해지게 되는데, 이때, 메인 타깃과 서브 타겟층을 나누어서 생각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메인 타깃의 경우에는 더욱 좁은 범위의 타깃으로 서브 타깃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인 타겟층을 설정해야 합니다. 메인 타깃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책의 콘셉트와 방향성도 명확해지기 때문이에요. 다만 우리가 책을 메인 타겟층에게만 판매하는 것은 수요가 적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 조금 넓은 범위의 서브 타깃을 함께 설정하여 보다 책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주요 타겟층까지 결정하셨다면 책의 내용을 구성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실제 원고를 작업하기에 앞서 러프하게나마 예상되는 목차를 작업해서 책의 전반적인 구조를 세팅해야 합니다.
이때, 대략 4~5개의 꼭지를 잡아 소제목을 써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역시,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내가 출간하고자 하는 책과 비슷한 콘셉트의 책을 찾아서 목차를 훑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다음으로는 ‘가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기획안에는 ‘제목(가제)’을 가장 첫 번째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실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제목을 설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가제의 경우에는 위 기획안 포맷의 순서대로 소재와 주제, 기획 의도와 주요 타겟층, 대략적인 예상 목차까지 작업을 완료한 후에 그것들을 아우를 만한 제목을 찾아보는 것이 처음부터 제목을 찾으려 하는 것보다 수월합니다.
이때, 제목과 함께 생각해 두시면 좋은 것이 ‘한 줄 소개 글’인데요. 이는 책의 부제목 혹은 띠지에 들어갈 소개 글이 될 수 있는 글로, 내가 실제로 책을 판매한다고 상상하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글을 한 문장으로 적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한 줄 소개 글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뽑느냐에 따라서, 내가 실제 원고를 어떤 방향으로 작업해야 하는지도 결정됩니다.
여기까지 작업을 마치셨다면 나를 독자들에게 소개할 ‘소개 글’을 작업하시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경험을 녹여서 작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 에세이를 쓰기로 결정했다면, 나와 관련한 많은 부분 중에서도 내가 경험한 사랑에 대한,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와 같은 책의 콘셉트와 맞아떨어지는 소개 글을 작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독자들 역시 ‘아 이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에세이를 통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기 때문이며, 이는 곧 편집자 역시 ‘이 작가가 쓰는 사랑 글귀를 모아 출간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