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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송희 Oct 27. 2024

출간 제안을 받다

나 지금 보이스피싱 당한 건가?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00 출판사의 편집자라고 합니다.”


어뚜말 세트 우체국을 드나들며 발송하고 지내던 어느 날. 출판사 에디터분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요약하자면 약 6개월 전부터 작가님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게 되었고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의 개정판을 출간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

니다. 편집자님께 죄송하지만, 처음에는 사기꾼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갑자기?”, “내 글을 출간하겠다고? 왜?” 하는 생각이 먼저 올라왔거든요. 그러다가 그 메시지가 진짜였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서는 “오, 이런 기회를 놓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길로 바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혹시 지금 회사로 가도 될까요?” 

‘내가 이만큼 출간에 진심이다. 당장 출간하고 싶다.’ 그런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회사라는 곳은 일정대로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에 당시 편집자님을 바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저의 열정은 전달된 것 같았어요.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편집자분과 가끔 만나 술을 한잔하고는 하는데, 그때 이야기를 하면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씀해 주시고는 하거든요. 그렇게 얼마 후, 첫 출판사와 미팅을 하게 되었고 저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전문 편집자님의 도움을 받아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 함께 하게 되었고, 2017년에 두 번째 에세이인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편집자님, 제가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굿즈로, 

<외지지 세트>를 만들어서 독자분들께 보내 드리는 이벤트를 해도 될까요?”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 내부적으로 출간을 위한 마케팅을 기획해 주시는데, 저는 어뚜말을 통해 정식 출간까지 하게 된 만큼, 독자분들에게 저만의 선물을 보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의 글에 공감해 주시고 책을 구매해 주시고 얼기설기 제작한 <어뚜말 세트>를 기쁘게 받아주신 독자분들이 없었다면 두 번째 에세이 출간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편집자님에게 이번에는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제목의 줄임말을 따서, <외지지 세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씀드렸고,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뽑아서 엽서를 제작해 두 번째 ‘손 편지 이벤트’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여전히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어뚜말 세트> 때와 마찬가지로 출퇴근을 하면서 <외지지 세트> 이벤트를 진행했고, 500여 명의 분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노력을 알아봐 주신 독자분들 덕분에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은 4쇄를 찍게 되면서 베스트셀러 딱지를 달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영향으로 또 다른 출판사에서 ‘외지지의 개정판을 출간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된 저는, 6년 후인 2023년에는 <외지지>와 <어뚜말>에 수록된 글 중 ‘사랑’과 관련된 글만 묶어 개정한 저의 세 번째 개정판 에세이 <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출퇴근길에 적은 메모를 시작으로 에세이 작가로 데뷔하게 된 저는 현재는 에세이뿐만 아니라 동화, 소설, 웹소설, 웹툰을 쓰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저는 ‘추진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감정을 토해낼 공간이 필요해서 메모를 쓰기 시작했지만 저는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SNS 계정을 만들었고, 매일매일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자마자 책 제작 사이트를 찾았고 찾자마자 곧바로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비록 그 과정이 미숙하더라도 말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구나 작가로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거기까지 가는 동안의 작은 목표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빌드업’이 필요한 거죠. 당장 하루아침에 그 큰 목표를 이룰 수는 없기 때문에, 저는 근 미래에 이룰 수 있는 사소한 목표부터 실천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몹시 사소한 목표를 설정하고 

당장 시작하는 것.


그게 바로 출간 작가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아무것도 몰랐던,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도 사소한 실천을 모아 출간에 성공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에세이 작가로 데뷔를 한 제가 어떻게 장르를 확장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갔는지, 그 과정에 관해 이야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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