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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랭 Sep 22. 2020

실패와 손 잡아야하는 이유

내가 알고 있던 한 친구는

신기할 정도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늘 하던 것만 하고, 새로운 것에 경계심이 많던 나는

그 친구가 신기하기도 하고 무모해 보이기도 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능성이 없는 공모전에

도전하기도 했고

전혀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경쟁률 높은 시험에도 아무렇지 않게 지원했다.

그런 그녀가 신기해서 조심스럽게 물은 적이 있다.


넌 실패하는 게 두렵지 않아?


그러자 친구는 오히려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것도 다 경험이지.

 





나는 이 친구를 보며 실패가 반드시 절망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100세,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인생에서

어차피 성공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작은 실패부터 큰 실패까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실패를 만나게 된다.


성공이야 누구든 좋아할 것이니 그렇다 치고

실패에 대한 감정만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하면

인생이 좀 수월하지 않을까.


실패에 두려움을 느끼고 성공에 집착할 때

내 마음속에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런 것들이었다.

'어차피 실패할 텐데 뭐 하러 도전해.'

'실패하지 않을 작은 일들에만 도전하자.'

이 생각들이 얼마나 많은

나의 가능성을 막고 있었는지,

얼마나 재밌는 일들을 놓치며 살게 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결국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낳는

가장 무서운 결과물은 무기력이다.

우리가 실패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이 무기력에 잠식당하지 않고

또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다.


그러니 실패를 인정하자.

실패하지 않고 인생을 살 수 없음을

스스로 담대하게 인정하자.

그러나 나의 실패를 비웃고 비아냥거리는

그들이 기대하는

실패자의 자세 따위는 인정하지 말자.

실패자가 취해야 할 자세 따윈 없다.

그럴 수도 있지, 좋은 경험했지.

정신 승리야말로 아무나 하기 힘들지만

가장 강력한 자기 위로 법이다.



2018년, 목포에 만들어진

'괜찮아 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실패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청년들이 잠시 묵어갈 수 있는 곳이다.

6주간 한옥 숙소에서 쉬며

그냥 여행하고 밥을 먹으며

작은 것들을 이룰 때  함께 기뻐해 주는 곳이다.

많은 청년들은 이곳에서 경쟁 없이

그저 쉬는 것만으로

많은 것들을 충전하고 스스로 일어선다.


실패는 이렇게 다독이며 잠시 쉬며

지나가는 것이다.

문신처럼 새겨져 절대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아니다

문신이어도 요즘엔 세상 좋아져 제거도 가능하다.

실패를 조금은 가볍게 받아들이자.

실패가 인생의 친구가 되면

인생의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진다.



p.s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던 그 친구는

백도 없고, 돈도 없이

그 힘들다는 사립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 친구가 뽑힌 이유는 하나였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다양한 국가 지원 사업을

혼자 준비하여 도전하였고

그 사업에 친구의 학교가 뽑혔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기간제 교사의 신분으로

학교에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노력했고

학교에선 이런 친구를 놓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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