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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랭 Oct 16. 2020

눈을 감고 골라도, 맞는 길만 고르는 사람의 특징


한창 대학 입학을 앞두고 진로 선택에 고민이 많던 시절 친구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은 OO 과를 가라고 하는데
나는 진짜 그 과는 가기 싫거든.
그래서 xx 과를 넣어볼 생각인데,
네 생각은 어때?
나는 xx 과가 더 잘 어울리지 않냐?
아 근데 너무 불안해.
내가 잘못 선택하는 거면 어떡하지?
그냥 부모님 말씀 듣는 게 나을까?



끊임없이 OO과 와 XX과 중

나는 어떤 길이 더 어울리냐고 묻던 친구는

결국 부모님이 부모님이 원하던 과에 지원했다.


그리고 10년이 흐르고

친구는 그때 XX과에 갔어야 했다며

자신은 그때부터 길을 잘못 든 것 같다고

끊임없이 불평했다.







나 역시도 부모님이 말리던 길을 갔다가


그러게, 부모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없다니까.
네가 스스로 힘든 길을 간 거야.
그때 그렇게만 안 했어도 네가 지금쯤 더 잘 됐을 텐데.


라는 말을 십여 년간 들었다.

그때 나는 어리석었던 나를 원망했고,

또 그 일을 꼬투리 삼아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부모님을 원망했다.


그런데 정말 정답이라고 부를만한

길이 있긴 한 걸까?

그러니까 반드시 그 길로 갔어야 하는

올바른 길이 있긴 한 걸까?


그리고 지금 나의 대답은

'그딴 길은 없다.'이다.


그건 그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일 뿐이다.

인생은 미로 찾기가 아니다.

정해진 답이 있어 그 길로 가지 않으면

절대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잔인한 게임이 아니다.


나는 부모님이 말하던

정답이라고 생각한 그 길을

그때 가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 길을 선택했기에

많은 것들을 얻었음을 알게 됐고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당장은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그 시험에 떨어져서,

그 전공을 선택해서,

이 직장 말고, 그 직장에 들어가서,

거기서부터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만


그 쉽게 내뱉는 '망했다'라는 말 때문에,

진짜로 포기해 버리고, 놔버린  마음 때문에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른다.


아직 인생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는데

'망했다'라고 말하기엔

섣부른 판단 아닐까.


한일 축구전에서는 마지막 추가시간 1분까지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서,

야구는 9회 말 2아웃까지도

모르는 거라고 말하면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내 인생은

너무나도 쉽게 될 대로 되라, 어차피 망했다고

이야기한다.


당신은 맞는 길을 선택했다.

분명히 길을 선택할 때

당신은 생각하지 않았는가.

충분히 재고, 따지고, 결정하지 않았는가.

처음이 맞다.

원래 찍어도 처음 찍은 답이 맞는 법이다.


그러니 후회하지 말자.

너무 쉽게 포기하지도 말자.

아직 이 길은 끝나지 않았다.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도 믿을 수 없을 때

부적같이 믿는 가사 구절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작사가 '김이나'가 써 준

'분홍신'의 가사,


'운명을 고르자면, 눈을 감고 골라도

맞는 길을 고르지.' 라고 한다.


결국 뭘 해도 되는 사람은

맞는 길만 귀신같이 잘 찾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을 맞는 길로 만드는 사람이다.


어떠한 길도 틀린 길은 없다.

모든 길은 만들기 나름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골라보자.

당신의 길은 언제나 옳다.



P.S

부모님의 충고대로 대학 전공을 선택하고

후회하던 친구는

이번엔 자신의 뜻대로 선택한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때 다른 회사를 갔어야 했다고

끊임없이 후회했다.

어떤 길을 선택해도 후회하고자 마음먹으면

그 어떤 길도 후회의 연속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나만 잘하면 그 길도 꽃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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