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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랭 Sep 08. 2020

기브 앤 테이크가 50대 50이면 안 되는 이유

친구 중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인생 모토로 삼은 친구가 있다.

좋게 표현하면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것인데

언제나 늘 자신은 공평한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그에게 20의 친절을 보인다면

20의 친절을 돌려줬고,

30의 고통을 안겨준 사람에겐

30(아니 내가 봤을 땐 그보다 더)의

고통을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주변에서 자기 것들을 잘 퍼주는 친구들을

호구라고 야단치며

인생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자기의 몫은 자기가 챙기는 거라며

늘 일장 연설을 했는데

많은 이들이 이 의견에 동의했다.






나 역시 한때는

이 친구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더 테레사까진 못 되어도

받은 만큼은 성의를 보이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내 몫도 못 챙기고

다 퍼주는 호구도 되긴 싫었다.


기브 앤 테이크가 50대 50인 삶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결국 마이너스 50, 플러스 50은 0이다.

0은 본전치기이다.


만약 지금 당장 어느 멋진 휴양지로 떠날 수 있는

공짜 티켓이 생겼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데 당신이 지정한 친구 한 명도

함께 데려갈 수 있다.

물론 친구도 나도 드는 비용은 전혀 없다.

이 공짜 여행에 가장 먼저 떠올린 친구는 누구인가.

친한 친구가 한 명뿐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여러 친구 중 단 한 명을 꼽아야 한다면

우리는 평소 나에게 잘 베풀던 친구를

떠올리게 된다.

0의 친구가 아니라

나에게 플러스 100을 주던 친구 말이다.


결국 반만 주어서는

누군가의 인상에 베푸는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줄 땐 제대로, 다 줘야 한다.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지?

왜 이렇게까지 나를 위해주지?

라고 생각이 되어야 감동을 받고

감동을 받아야 기억에 남는다.

감동을 준 사람을 도울 기회가 생기면

사람들은 기꺼이 그를 돕는다.


물론 대가 없이, 이런 계산 없이

정말 천사 같은 마음으로 남을 돕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들이 결국 잘 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남을 향한 이타심은 결국

자신의 이익으로도 돌아온다.


책 <기버(giver)>를 보면

성공하는 사람들 역시

먼저 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사람들이었고,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신뢰를 느끼며

기꺼이 자신의 돈을 지불했다.

우리가 매일 누리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플랫폼들을 떠올려보자.

메일, 검색창, 영상플랫폼 모두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이용하며

자신들이 이익을 누린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 신뢰를 바탕으로

그곳에서 다시 돈을 쓴다.

결국 먼저 무언가를 줘야 나 역시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 준다고 해서 '기버'는 아니다.

'호구' 역시 남들에게 베푼다.

그럼 '기버'와 '호구'의 차이는 뭘까.

호구는 자신을 희생시킨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며,

등 떠밀려 양보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지 알지 못한다.

주체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남에 의해 희생된다.

이것은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한쪽만 배부른 비이상적인 사이를 묵과한다.

말그대로 상대가 윈윈(win-win)할 사이인지를

파악할 눈이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알면서도

그들을 거부하지 못 하는 것이다.

나를 호구로 보는 사람을 가려내는 눈을 키워

나에게서 뽑아만 먹으려는 이들을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이들과는 절대 윈윈 할 수 없다.


처음에는 따지지 말고 과감히 주되,

계속 날로 먹으려는 인간은 손절해야 한다.

주변의 내 사람들 챙기기에도

시간과 돈은 모자라다.

그동안 준 것이 아깝다고 생각 하지 말고

쿨하게 '먹고 떨어져라'를 외치며

가운뎃손가락을 날려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변을 정리해야

당신 주변에 당신과 같은 기버가 몰려든다.

기버는 기버를 알아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기꺼이 당신을 돕는다.

나의 행복과 성공을 함께 즐거워해 주고

축복해주는 이들이 그들이다.

나 역시 그들의 성공을

온전히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해 줄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베푸는 상대이니

당연히 그들의 성공이 나에게도 이득이다.

이렇게 함께 성장하며 선순환이 일어난다.

부자들이 인맥을 중요시하는 이유 역시

이것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한 번쯤은 먼저 손 내밀어 보자.

받으면 줘야지 생각 말고 먼저 줘 보자.

내가 주는 건데도 이상하게

행복해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이게 또 맛들리면 못 끊는다.

손해 볼까 두려워하지 말고

조상님들의 상부상조의 미덕을 실천해 보자.



p.s.

이 글을 보고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외치는 친구에게는

조용히 루테인 약을 선물해 보자.

'인x돌도 좋다.

'눈에는 루테인, 이에는 인x돌'이란 쪽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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