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이 3번 바꼈어요' 마지막화
두 번째 팀장님의 잠수 퇴사로 저 혼자 남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혼자 일하는 걸 즐기긴 했지만 막상 혼자가 되어보니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동료도 없고, 팀장도 없고 혼자서 소통도, 업무도, 책임도 제가 다 짊어지고 가야 했어요. 돈이라도 더 줬으면 잘 버텼을까 싶지만 더 줬다고 해도 저는 못 버텼을 거 같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에도 견디고 싶은 마음도, 자신도 없었으니까요. 결국 팀장급 채용을 건의했고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 번째 팀장님이 마지막 팀장이 될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면접을 참관했어요. 첫 번째, 두 번째 팀장님이 개성 있던 성격이라 무난한 사람과 일하고 싶었습니다.
이 세 번째 팀장님이 제가 바라던 무난하다고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아쉽지만 면접 때 만요.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알 수 있었어요. 리더의 모습은 부족한 분이시라는 것을요. 첫 번째 팀장님은 마이웨이+싸움꾼, 두 번째 팀장님은 사내정치+잠수퇴사, 마지막 세 번째 팀장은 관리 부분이 부족이었습니다.
이 분은 관리자보다는 실무자에 가까운 사람이었어요. 팀을 보기보다 자기 일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서로의 스케줄이나 작업 과정, 결과물이 전혀 공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하루 종일 모니터만 보시다가 퇴근을 하시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팀장(리더)은 그만큼 배울만한 게 있어야 하고, 모범이 될 만한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팀원보다 더 많은 연봉에 더 높은 직급을 주는 거 아닐까요? 일처리만 생각했으면 동료나, 후임 채용으로 건의했을 거예요. 저도 나름 당시에는 디자이너로서의 욕심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보다 더 경험이 많은 분을 원했던 거였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윗사람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건가 싶기도, 애초에 제가 민감한 사람이니까 받아들여지는 게 극대화된 거일 수도 있다 싶습니다.
'팀장님이 3번 바꼈어요' 마지막화였고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script. 이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거입니다. 혼자를 즐기지만 막상 혼자가 되니 힘들어했으니까요. 지금의 이 글쓰기도 혼자서 하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건 제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 생각합니다.(너무 감사해요.) 사람이든 일이든 부딪히는 상황은 어디서든 또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대처하는,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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