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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리 Dec 07. 2022

짠테크를 시작하고 남편이 살쪘다.

식료품비로 매월 어느 정도 지출하고 계신가요? 저는 카드 내역서를 정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식료품비로 매월 130만 원가량 쓰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월 지출 규모의 30%가 식료품비였습니다. '4인 가족이니깐 이 정도 쓸 수 있지.'라고 위안하려 했습니다. 그래도 월 130만원은 큰 금액이었습니다. 식료품비를 줄이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야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식료품비를 100만원 밑으로 30만원 이상 아껴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살이 쪘습니다. 3kg가량 살이 쪄서 얼굴도 두루뭉술해지고 배가 두둑해졌지요. 식료품이 아낀 비결이 짐작 가시나요? 비결은 요리였습니다.



식료품비를 아끼려면 잘 못 챙겨 먹어 피골이 상접해질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였습니다. 식료품비를 30만원 이상 아끼면서 이전보다 더욱 잘 챙겨 먹었습니다. 이런 걸 일석이조라고 하나 봅니다. 짠테크 이후 식탁은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이를 남편의 몸무게가 말해주고 있네요.



식료품비로 매월 130만원 지출하던 시절, 저는 요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요리를 하지 않는 데에는 제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이들 겨우 아침 먹여 등원 전쟁을 치릅니다. 회사에서는 보고 전쟁을 치릅니다. 눈썹 휘날리며 퇴근합니다.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싸움도 말리고 겨우 재우면 하루가 끝나더군요.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제게 남아있는 것은 지친 몸과 '일하는 엄마의 삶은 무수리의 삶이구나.' 하는 마음뿐이었지요. 이 상태에서 누군가 제게 요리를 강요하거나 시킨다면 버럭 화를 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처럼 한 번 살아 보세요. 어디 요리할 에너지가 남아 있겠나!'

빈 틈 없이 꽉꽉 채워진 제 삶에 요리까지 끼어들면 이건 선 넘었다는 생각이었죠. 일하는 엄마 생활은 장기전이니, 너무 달려서 스스로를 지치게 하지 말자는 것이 제 다짐이기도 하구요.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던데, 짠테크가 저를 바꿔놨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데, 짠테크는 워킹맘도 요리하게 하네요. 옹골차게 꽉 찬 일상에 다른 과업이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남편의 도움으로 요리에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다행히 짠테크를 시작한 시기에 남편의 일이 다소 여유로워졌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봐주는 동안에 제가 요리할 수 있었지요. 제게 아이들이 잠든 시간은 '찰나의 휴식 시간'이었는데, 이를 조금 요리에 양보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여러 날을 먹을 수 있는 국이나 찌개를 끓였습니다.



새우와 양송이버섯을 넣은 바질페스토 오일 파스타


간장소스 삼겹살 덮밥


미역귀로 진하게 우린 소고기 미역국



짠테크 하기 이전에는 밀키트를 애용했습니다. 밀키트는 채소 등을 손질할 필요 없어서 편했습니다. 다 넣고 조리만 하면 되니까요. 단점은 가격입니다. 구수한 버섯 된장찌개 1인분 255g 밀키트가 8,980원입니다. 레토르트 식품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파우치에 국이나 찌개가 담겨 있어 데우기만 하면 완성이어서 편했거든요. CJ 비비고 차돌 된장찌개 1~2인분 460g에 6,980원이네요.



그러면 직접 요리해서 된장찌개를 끓이면 식료품비는 얼마나 들까요? 아래의 재료를 모두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면 한 냄비 가득이고 총 세 번 먹을 수 있더라구요.

깐 양파 1개 1,480원

두부 1모 (160g) 2,180원

애호박 1개 1,480원

느타리버섯 (200g) 1,980원

된장찌개 양념 1개 (130g) 2,580원

냉장 한우 국거리 (150g) 9,9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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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19,680원 (3인분)


3인분에 19,680원이니 1인분에는 6,560원이네요. 밀키트 1인분 8,980원 대비 훨씬 저렴합니다. 레토르트 6,980원 대비는 조금 저렴하나 직접 끓인 된장찌개가 더 알찹니다. 짠테크 하기 전에는 식사는 대충 때우기에 급급했습니다. 짠테크 후에는 요리를 하면서 풍성한 식탁을 제게 그리고 가족에게 대접하고 있습니다. 식료품비도 아끼면서도 삶의 질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끼니를 잘 챙겨 먹자 삶을 정성스럽게 사는 기분이에요. 밀키트에 레토르트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 요리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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