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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리 Apr 14. 2023

베이비시터랑 잘 헤어지기

베이비시터와의 헤어짐은 예고하고 찾아올 수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예고된 헤어짐을 천천히 준비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할 준비도 할 수 있고, 부모도 연차 계획을 세워둘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예기치 않은 헤어짐은 꽤나 당황스럽습니다. '당장 어떡하지?'라는 생각부터 들지요. 저도 종종 예기치 않은 헤어짐에 적잖이 당황하곤 했는데요. 베이비시터 여러 명을 거친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며 얼른 다음 스텝을 생각합니다.



베이비시터와의 여정에서 그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첫 번째로, 우리집과 잘 맞는 베이비시터를 잘 구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고용한 베이비시터와 잘 지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날 함께 육아했던 베이비시터와 잘 헤어져야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베이비시터와 잘 헤어지기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헤어짐은 좋게 좋게

베이비시터와 잘 지냈건, 못 지냈건 좋게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베이비시터가 갑작스럽게 출근을 못하겠다고 해서 당황스러울지라도, 좋게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베이비시터는 그 간 우리집에서 우리 아이를 돌보며 일했습니다. 따라서 우리집의 상황에 대해 웬만큼 친한 친구보다 훨씬 잘 알고 있지요. 현관 비밀번호는 물론, 아이의 식성,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부부의 생활패턴까지 일하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됩니다. 그래서 베이비시터가 마음에 들었건, 안 들었건 잘 헤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대한 예의를 차려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동안 우리 아이를 돌봐주셔서 감사하다, 수고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이 진심이 아니어도 됩니다. 우리 가족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게 굳이 앙심 품을 계기를 줘서 좋을 것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좋게 예의 차리며 헤어지는 것이 뒤탈이 없습니다.



마지막 출근 일자는 조율해 보자

마지막 출근 일자를 조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호 합의 하에 조율해야 합니다. 부부는 매일 아침 출근을 해야 하고, 돌봄 공백을 메꿔야 하기 때문이죠. 현재의 베이비시터가 그만두면,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까지 시간도 필요합니다. "당장 내일부터는 절대 나올 수 없어요."라는 상황이 아닌 이상, 베이비시터와 잘 이야기하여 마지막 출근 일자를 합의해 봅시다. 경험상 대부분의 베이비시터는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까지 출근을 해줬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면, 감사의 표시를

우리집을 거쳐 간 수많은 베이비시터 중 두 분과는 오랜 기간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도 참 좋아했고, 저희 부부랑도 조화롭게 잘 지냈습니다. 이렇게 잘 지냈던 분들과 헤어질 때에는 아쉬운 마음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이 경우 우리 부부는 그 간 우리집에서 일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상품권과 롤케이크 등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반드시 선물을 준비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준 베이비시터에게는 감사했다는 진심이 전해지게끔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진심 어린 말이 될 수도, 편지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일하면서도 잘 지내고, 헤어짐도 훈훈했던 분들은 종종 명절이나 아이 생일에 선물을 보내주시거나, 저희 부부에게 기프티콘을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벌 것 아닌 일상에 힘이 됩니다. 한 때 육아를 함께 했던 사이이기에, 가족은 아니지만 나름의 끈끈함이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행복과 평안을 누군가 빌어주고 있다는 것에 충만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브런치북 <워킹맘과 베이비시터의 세계>를 연재하며, 두 번 복직하며 여러 명의 베이비시터와 함께했던 지난날을 돌이켜볼 수 있었습니다. 잘했다고 생각되는 기억도 있고, 후회되는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맞벌이 부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소위 말하는 이상적인 육아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어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저 되는대로 하루하루 버티며 사는 삶이니까요.



지금까지 <워킹맘과 베이비시터의 세계>를 읽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베이비시터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 것 그 자체가 엄마들에게는 큰 용기입니다. 그 용기를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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