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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리 Apr 03. 2023

같이 육아해요. 베이비시터랑.

두 번 복직하며 우리집을 거쳐 간 여러 명의 베이비시터 중 두 분과는 꽤나 오랫동안 함께 했습니다. 한 명의 베이비시터와 오랜 기간 함께하면, 아이의 정서에도 좋고 부모의 일 집중도도 높아지지요. 아이 둘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오랜 기간 베이비시터랑 함께 육아한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베이비시터 때문에 고생한 날도 있지만, 잘 구한 베이비시터와는 좋은 추억도 많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베이비시터 문제로 골머리 앓으면 정말 스트레스입니다. 반대로, 골머리 앓을 일 없는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잘 지내면 '오, 워킹맘 할 만 한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할 만 하다'는 오만한 생각은 며칠 안 갑니다.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은 늘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풀 에너지를 다 쓰면서 사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베이비시터와 잘 지내는 것이 맞벌이 가정의 가화만사성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마음에 드는 분을 구했다면, 베이비시터와 함께 육아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베이비시터와 함께 하는 기간 만큼은 '육아 동지'로서 공동 육아를 하는 것이니까요. 베이비시터와 같이 육아하는 부모 입장에서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팁이 있어 적어 봅니다.



1. 인수 인계는 확실히

엄마의 복직 전, 베이비시터와 적응 기간에 인수인계는 확실히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주양육자로 아이를 돌보면서 어떻게 생활 했었는지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낮잠 스케쥴을 알려주는 것이 좋겠죠. 

"낮잠1은 보통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1시까지 자구요. 낮잠2는 오후 3시 정도부터 한 시간 정도 자요. 혹시 잠이 부족하면 짜증을 좀 내고 칭얼대는 편이에요."

아이가 특별히 잘 먹는 음식과 기피하는 음식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알레르기 있는 식품이 있다면 반드시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가 부드러운 두부 같은 음식은 잘 먹는데, 아직 고기는 좀 먹기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추가적으로 아이 관련 가사 부분에서 베이비시터가 챙겨줘야 할 부분을 짚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 젖병과 이유식기는 설거지 후 소독기에 넣어 주시구요. 설거지 할 때에는 이 어른 세제 말고, 아이 전용 세제로 해주세요."



2. 이슈 사항 전달 역시 확실히

부모의 아이 육아와 베이비시터의 아이 육아는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아이는 부모와 시간을 보내고, 낮부터 부모 퇴근까지는 베이비시터와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따라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아이의 컨디션에 특이사항이 있으면 베이비시터의 출근 시간 무렵에 맞추어 이를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어젯밤 살짝 열이 나서 자주 깼고 숙면을 하지 못했어요. 오늘은 평소보다 아마 낮잠을 많이 잘 것 같아요."

부모와 함께 있던 주말에 감기 등에 걸려 병원에 다녀 왔다면 이를 베이비시터에게 알리고, 투약은 어떻게 하면 될 지 꼼꼼히 설명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기침이 심해서 주말에 병원에 다녀왔어요. 약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세 번 먹이면 되는데, 항생제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만 먹이시면 되어요. 항생제는 냉장보관해야 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



3. 간간히 감성케어를 얹어줍니다.

퇴근 후 엄마는 무척 바쁩니다. 버선발로 나와 엄마를 맞이하는 아이와 인사하고, 옷도 갈아 입고 화장도 지우고 세안도 해야 하지요. 엄마의 퇴근 후 시간은 한 편으로는 베이비시터와 소통하기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직장인인 우리도 퇴근 무렵이 되면 신이 나듯이, 그 시간은 베이비시터의 퇴근 무렵의 시간이거든요. 

베이비시터의 노고를 인정하며 격려하는 말을 건네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아이가 자주 아파서 칭얼댔는데 좀 힘드셨죠?

아픈 애 돌보다 보면 저희도 힘들던데, 고생 많으셨어요."

간단한 간식거리나 요깃거리를 챙겨 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 돌보면 진짜 배고프잖아요. 우리도 회사에서 탕비실에 먹을 것 충분히 주면 좋듯이, 우리 집에서 일하는 베이비시터도 마찬가지리라 생각합니다.

"아이 잡으러 따라다니다 보면 배고프시죠? 롤케이크 냉장고에 넣어놨으니 입 심심할 때 드세요."



글을 읽면서 베이비시터랑 같이 육아하면서 참 해야 할 것도 많다 싶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속 썩이는 베이비시터들만 만나다가 상식적인 베이비시터를 만나면 저절로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아이한테 잘 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에서부터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이것이 서로 win-win하는 부모와 베이비시터의 관계라고 생각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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