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고.
감개가 무량하게도 며칠 전 개발자로 일한 지 1년이 되었다.
신기하다 벌써 1년 이라니?
원래 매년 연말&연초에 회고를 쓸 예정(작년부터 시작..^_^)이라 곧 4개월 뒤면 어차피 회고를 써야 해서 1년 회고를 쓰는 게 의미 있을지, 그리고 쓰게 된다면 둘의 회고는 뭐가 달라야 할지 좀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트위터 세상에는 이미 이런 고민을 한 개발자 분들이 너무 많았고 그분들의 조언에 따라 나도 방향을 잡고 결국 쓰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은 대략적으로 이러하다.
개발자 n년차 회고는 개발자로서의 나, 그냥 인간으로서 내가 느끼는 어떠한 감정, 행동, 결과 등을 회고하고, 매년 20**년 회고 및 계획은 개발자로서의 내가 작년에 하고자 했던 계획을 잘 지켰는지, 내 년의 계획 등을 말해보려고 한다.
그럼 이제 개발자 1년 회고를 써보겠다.
회사에서 신입으로 근무해보니 진짜 실제로 내가 직접 코딩할 일이 많지 않았고, 만들어진 공통 코드, 모듈을 사용할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내가 국비 시절 배웠던 개념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이렇겐 안 되겠다는 생각에 스프링 강의로 유명한 1타 강사님인 김영한 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잊어버렸던 개념들도 다시금 깨닫게 되고, 더불어 요즘 많이 쓰는 기술 스택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강의를 하나 완강했지만, 인 프콘에서 김영한 님의 세션을 듣고 깨달았다.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내 것이 될 수 없고, 공부했다고 하기 어렵다는 걸. 강의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다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스프링 입문 - 코드로 배우는 스프링 부트, 웹 MVC, DB 접근기술 (김영한) / 완강 후기
학원 동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대론 안된다는 생각에 뭐라도 책을 같이 읽어볼까? 하는 결론이 나왔다. 둘 다 비전공 자니까 CS지식 위주로 해보자는 결론이 나왔고 책을 한 권 선정해 스터디를 진행했다. 둘 다 처음 하는 스터디고, 서로 지역이 달라 하루에 정해진 할당량을 읽고 요약하고 정리해서 올리는 비교적 가벼운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창 더워질 무렵인 6월 말에 시작해서 선선해진 9월 초에 끝이 났다.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 분량을 나눠 읽고 그에 대한 요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문서화가 되어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요약하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남는 게 많은 시간들이었다.
[책/스터디 후기] 1일 1 로그 100일 완성 IT 지식 (브라이언 W. 커니핸)
올 초에 거금 들여 맥북을 샀고, 얼마 전엔 아이패드를 샀다. (아이패드는 선물 받았다 히히) 맥북의 경우는 집에 컴퓨터 있어서 사실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집에선 공부든 뭐든 잘 안되니까 노트북 하나 마련해서 스카에서든, 회사에서든, 어디든 코딩하고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왕 노트북을 살 거면 집 컴은 윈도니 맥 OS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겸사겸사 아이폰 앱 개발에 관심이 있고, 거기다가 m2가 크게.. 기대되지 않았고, m1이 너무 가성비 넘치게 잘 나와서 그 당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m1 Pro를 질렀다. 안 그래도 어마 무시한 가격이 용량 업그레이드하느라 더 어마 무시한 가격이 되었지만….
얼마 전에 할부가 끝이 나서 그나마 홀가분해졌다. 맥 OS를 처음 써봐서 낯설긴 하지만 적응할 겸 덕분에 매일 맥북 켜서 뭐든 한다, 코딩이든, 이직 준비든, 스터디든… 뭐든 하게 되었으니 현재까지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패드는 원래 아이패드 6세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보안 때문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어 검색, 카톡용으로 사용하고, 필기용(공부 및 회의), 게임(모배) 등 나름 다용도로 잘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 슬슬 에어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 때쯤, 좋은 기회가 닿아 선물 받았다. 지금 쓰고 있는 제품은 아이패드 에어 5인데, 내가 사용하던 6세대랑 무게는 비슷한데(에어가 더 가벼운 거 같기도 하고…) 배젤도 얇고 화면도 커서 아직까진 너무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다. 다만 6세대 시절 128GB를 쓰다가 64GB를 쓰려니 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256은 가격이 너무 양아치 같아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텨볼 예정…..
아..! 맥북과 아이패드가 있으니 유니버설 컨트롤을 사용해봤는데 진짜 너무 신세계였다. 강의 들을 때 패드로 영상을 틀어놓고 맥북 화면으로 실습을 하고 이렇게 듀얼로 쓰니까 너무 편하고 좋았다. 이래서… 애플 애플 하나보다….
내 인생에서도, 인프런 역사에서도 처음인 ‘인프콘’을 다녀왔다. 추첨제라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당첨이 됐다. 그렇게 한 자리에서 많은 개발자를 본 건 처음이었다. 좋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듣고 너무나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거기다가 기업부스에서 나눠주는 빵빵한 굿즈까지…인프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기진맥진이었지만, 몸과 마음 모두 든든했던 날. 내년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 그리고 나중엔 내가 연사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기 전부터 서서히 나빠지고 있던 건강이 얼마 전 건강검진을 통해 최근엔 더 나빠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나빠서… 좀 충격이긴 했다. 나는 근 2년간 코딩을 잘하고 싶고, 더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데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맘이 급했다. 그래서 건강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더 잘하고 싶고, 더 멋진 사람이 되려면 건강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꼭 잊지 말아서 1년 뒤에 다시 건강검진할 때는 내가 더 건강해져 있으면 좋겠다.
나는 애초에 학원에서 사짜 냄새 가득한 ‘풀 스택’ 과정으로 교육받았고, 지금도 ‘풀 스택’이라는 명목 하에 프론트엔드도 찔끔, 백엔드도 찔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기업들은 명백히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로 나뉘어있고 굳이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를 고르자면 백엔드다. 근데… 사실 나는 프론트엔드를 더 잘하는 거 같다. 근데 막상 그 기업의 프론트엔드 공고를 보면 내가 사용하지 않는 스택들이 가득…. 그럼 내가 프론트엔드를 잘하는 게 맞을까? 프론트엔드로 어설프게 갔다가 뭐든 애매하게 되는 거 아닐까? 의 굴레에 갇혀있다.
처음에 개발자 되겠다고 했을 때, 은근 “너는 못할 걸”이라는 뉘앙스를 뿜어낸 주변 사람들이 몇 있었다. 그런데 그들 생각과 다르게 나는 개발자가 됐다. 개발자가 된 이후에도 종종 웹상에서 ‘국비 학원출신’, ‘비전공자 출신’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가득한 글들을 우연히 보곤 한다. 그 글의 목적은 국비 학원 출신과 비전공자 출신이 싫어 단지 비꼬고자 쓴 글이겠지만, 나에겐 그게 참 원동력이 된다. 그는 그런 말을 해서 얻는 게 없지만 난 원동력을 얻었다.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쓰다 보니 그냥 맥북, 아이패드 자랑인 거 같긴 하지만……
어쨌든 개발자 회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