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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뚜아니 Feb 10. 2021

#2 주차비는 너무 아까워.

커피값은 아깝지 않은데, 주차비는 아까운 내 마음.

방문 매장 직원들이 ‘주차권 등록해드릴까요?’에 대한 대답에

 ‘괜찮습니다.’라고 쿨하게 답변할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까?

앞으로 내가 써 내려갈 이야기는 주차비에 관한 내용이다.


작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등록 자동차수는 2천만 대를 돌파하였다고 한다.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내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만 봐도 본인 1대, 집에는 2대, 많게는 3~4대도 있는 집이 있다. 서울은 땅도 좁은데, 늘 주차가 문제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 즉  BMW(Bus, Metro, Walking) 이용하는 것이 속편 하긴 하다. 사실 차가 있으면 편하긴 하다. 그렇다고 차를 안 탈 수는 없고, 이래저래 끼이는 지옥철과 우당탕탕 버스를 타면서까지 서울을 누비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차를 사놓고 모셔놓을 수는 없다. 이왕 산거 즐겁게 타고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어르신들 말씀에 차는 굴려야 한다고 하기에 가까운 곳은 주로 차를 타고 다닌다. 20~30분 내외의 거리면 5~10km 정도 된다. 이 정도의 라이트 한 드라이빙은 기분이 좋고 부담이 없다. 또 출퇴근할때 운전하는 느낌이랑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위한 운전은 같은 길을 가도 천지차이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위해서 나는 주말에 커피를 마시러 카페를 가거나, 책을 보러 서점을 가거나, 사람 구경을 하기 위해 차에 올라탄다.


요즘 카페들은 차를 마시면 1~2시간은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서점이나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 무료주차를 악용하는 이용객들에 대한 업주님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이상하게 대한민국에서 주차비 내는 건 너무 아깝다. 4~5천 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는 쿨하게 마시면서 2~3천 원 되는 주차비는 너무 아깝다. 궁상 본색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마치 천사와 악마가 내 마음속에서 50 대 50으로 싸우듯이, 궁상 가이와 쿨가이가 내 마음속에서 논쟁을 펼치고 있다. 궁상 가이는 ‘주차비 너무 아깝다.’라고 속삭이고, 쿨가이는 ‘그거 뭐 몇천 원 한다고 이렇게 지지리 궁상이니’ 속삭인다. 늘 그렇지만 대부분 나는 궁상 가이의 편이다. 그리고 사실 백화점이나 마트 주차비가 저렴하지는 않다. 10분에 1~2천 원 하는 곳도 많다. 물론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도 되지만, 보통 3만 원부터 1시간 이렇게 책정이 돼있으니 나같이 사람 구경하러 가는 사람에게는 비싸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궁상러인 내가 고심 끝에 찾아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종 마트, 백화점의 카카오톡 플친 및 어플을 가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가산디지털단지를 자주 방문한다. 그곳엔 영화관, 서점, 카페, 옷가게 전부 다 있다. 시간만 되면 매주 가는 편이다. 갈 때마다 한두 번은 옷을 사거나 영화관을 가서 주차를 무료로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갈 때마다 뭘 사고 비용을 지불하는게 부담이 될때가 있다.


그럴때 비장의 카드로 위에서 말한 무료주차권을 사용한다. 넉넉하게 5시간을 준다. 요즘 표현으로 엄청 혜자스럽지 않을 수 없다. 쿠폰을 받는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고 사람이 여유가 생긴다. 그 전에는 무료주차시간과 구매금액에 따른 주차시간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마음이 급했다. 마치 마감시간이 임박한 사람처럼 정신없이 볼 거 빨리 보고 시계를 자주 확인하는 내 모습에서 나 오늘도 궁상처럼 살고 있구나 하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제 시간 안에 맞추고 최대한 무료주차이용 시간을 사용했을 때의 그 희열은 날 미소 짓게 한다. 이래서 이 궁상은 끊을 수가 없나 보다. 중독성이 있다고 본다.


주차장으로 향하면서도 궁상처럼 산다고 씁쓸했던 내가 주차 정산기의 주차비 0원이 확인되고 안전가이드가 올라가면서 엑셀을 시원하게 밟으면서 주차장을 탈출하는 모습은 마치 인디아나 존스에서 그 어두컴컴하고 찝찝한 동굴을 주인공이 탈출하는 모습처럼 유쾌 상쾌 통쾌하다. 반대로 주차시간이 초과되어 주차비를 내게 될 때면 세상 불편한 마음으로 엑셀을 밟는다. 집에 가는 동안에도 머릿속에 초과된 주차비가 자꾸 맴돈다.


후회해도 어쩌겠는가. 주차비 따위 신경 쓰지 않는 쿨가이가 되는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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