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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Jan 18. 2023

기록하는 여행자가 여행하는 삶을 사는 방법

기록하는 여행자의 여행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기록을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그 여행 속으로 언제든지 다시 들어갈 수 있다. 그 음식을 먹었을 때의 기분, 새로운 공간에 들어섰을 때의 신기함, 직접 해 봤을 때의 촉감까지 살아나니 지난 여행을 그리워지면 그저 꺼내면 된다. 기록으로 이어가는 여행하는 삶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의 경우를 공유한다.


수첩과 메모장이면 어디서든 기록할 수 있어

여행 가방 속에 항상 넣는 것. 바로 '수첩'이다. 여행 때마다 크기는 다르지만 수첩과 펜을 꼭 챙긴다. 일기를 쓰는 습관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을 최대한 생생하게 박제하고 싶은 의지가 크다. 다녀와서 총정리하는 식으로 적은 적도 있지만 역시 감각을 쓰는 데에는 여행 중에 쓰는 것이 가장 구체적이다. 기억력은 생각보다 순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휘발되어 삼-사일 뒤 생각하면 세세하게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 때 어땠더라. 좋긴 좋았는데.... 

수첩에 기록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기록장인 유튜브에서도 곧잘 볼 수 있다.

쓰고 또 쓴다.

보통 작성은 여행지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쓰지만, 여행 중에 번뜩 문장이 완성될 때도 붙잡는다. 그대로 지나치면 하루를 마감할 때는 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로 빠르게 낚아채는 것이 효율적이다. 바로 '휴대폰 메모장 앱'이다.

실제 메모장 앱 속 여행 기록들

메모장 앱에 빠르게 문장을 메모하듯이 적어두었다가 여행기는 나중에 집에 두고 쓰는 일기장에 옮겨 쓰고, 짧게 끄적인 메모들은 그대로 두고 생각날 때마다 보고 또 본다. 그때 그때 알게 된 정보들은 추후에 블로그에 포스팅할 때 넣는다. 


여행 후를 위한 날 것의 재료 수집

기록하는 취향은 글을 써 내려가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러리스 카메라 혹은 휴대폰 카메라도 바쁘게 활용한다. 이는 글보다 생생하게 시선을 박제한다. 내가 보는 순간, 그 조각을 떼어 보관한다. 

표현도 좋지만 들이는 시간 대비 가장 큰 생생함을 보여주는 건 역시 영상과 사진이다. 나중에 폴더만 뒤적여도 그 순간 속에 풍덩 빠진다. 특히 소리의 힘이 크다. 눈을 밟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만 들어도 실내에서도 눈을 밟고 있는 것 같으니.

카메라로 영상과 사진을 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뒤에 언급할 또 하나의 방법을 위해서다. 재료를 수집하는 행위로, 어떤 것을 사용할지 몰라 일단 열심히 가로 세로로 찍는다. 여행을 마치면 몇 백장 혹은 몇 천장씩 쌓이는 파일들을 외장하드에 바로 옮긴다. 



각종 플랫폼에 오리고 붙이고
그라폴리오 메인

열심히 모은 조각은 각 플랫폼에 맞게 편집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은 카카오브런치 외에도 블로그・유튜브・그라폴리오가 있다. 어떤 것에는 영상이 어떤 것에는 사진이 주가 되어 올라간다. 올릴 때는 플랫폼별로 어떻게 무엇을 보관하고 싶은지 생각을 거친 뒤에 결과물이 탄생되는데 주로 감정은 카카오 브런치에 분위기나 특정 순간은 그라폴리오에 정보는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형태가 영상이라면 유튜브에 배치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수 년간 이런 기록을 이어가다 보니 가족들도 이 플랫폼에 들어가면 다 볼 수 있다는 걸 알아서 몇 년 뒤에 '거기 어디였지?'싶을 때 이곳들을 방문한다. 검색하면 다 나오니 말이다. 

어릴 적 수 없이 아빠가 찍어주신 사진들을 붙여둔 두껍고 무거운 앨범과 다를 바가 없다.


공유한다고 생각했는데 기록이었다
벌써 이번주까지 더하면 여섯 건의 뉴스레터

작년 연말부터 시작한 뉴스레터는 예상치 못하게 기록이 됐다. 처음에는 정말 '공유'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정보를 나눈다는 개념으로 운영하게 될 줄 알았는데, 열 건도 아직 안 채운 시점에 벌써 '아 이건 기록이기도 하구나' 깨달았다. 직접 다녀온 곳을 메인 주제로 삼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여행을 죄다 꺼내어 펼쳐 놓고 적당한 걸 고르는 과정이 꼭 필요한데, 여행을 복기하고 편집해서 아카이빙하는 일련의 과정은 다시 한번 여행을 다녀오고 기록하는 것과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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