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V::
자원 기반 관점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을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관리 프레임워크입니다. Barney의 1991년 기사 "확실한 자원과 지속적인 경쟁 우위"는 자원 기반 관점의 출현에서 중추적인 작업으로 널리 인용....
된다고 사전에 어렵게 설명되어 있지만, 경영학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니 몰라도 괜찮다.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 그래도 사전 내용을 다듬고 다듬으면 RBV는 기업이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리스트업해 확실한 자원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를 기업이 아닌 나 자신에게 적용하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혹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게 유튜브에서의 설명이었다. 방법도 쉽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쭉 나열하면 스케치는 끝났다.
운 좋게도 RBV를 몰랐던 때에도 나는 내가 갖고 있는 무기를 자주 나열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주워 먹을수록 늘어나는 무기를 리스트업해 그 안에서 더 할 수 있는 걸 찾아 나섰다. 그게 'RBV를 실생활에 적용하기' 버전일 줄이야.
RBV를 쓸 때는 사소한 것까지 모두 적어야 한다. 휴대폰과 같은 물건도 괜찮고 성격과 같은 무형의 것도 해당된다.
나의 경우는 이렇다.
1. 장문의 글쓰기
여러 종류의 글을 시도해 본 경험에 따르면 확실히 긴 호흡의 글에 강하다. 시나 한 문장으로 끝내는 카피라이팅은 사전에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장문의 글은 기본적인 리서치를 제외하면 본문을 쓰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이건 개인적인 글이 아닌 기고 목적의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인 듯.
2. 노래&이어폰
노래를 팝송∙재즈∙K팝∙클래식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음악 듣는 카페나 바 등의 공간에 관심이 있고,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있고.
노래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멜로디를 좋아한다.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노래라도 멜로디나 비트 때문에 플레이리스트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듣기 위한 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이어폰. 혼자 있을 때는 항상 이어폰을 항상 끼고 다닌다. 작업에 집중할 때도 이어폰 도움이 꼭 필요하다. 온전히 나만 아는 세상에 있는 기분. 그 기분은 몰입과 끈기에 날개를 달아준다.
4. 미술
그리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 생각으로는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면 미술사를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다(지금 하면 되지 굳이 돌아가야만?).
현대미술보다는 그 이전의 작품을 좋아하고 특히 회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알게 된 건 내가 '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애드워드 호퍼의 습작을 좋아하는 것도 달항아리를 좋아하는 것도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선에 대한 흥미가 출발점인 것 같다는 게 현재 버전의 생각이다.
5. 풍경사진 촬영
미술보다 훨씬 일찍 좋아했던 게 풍경사진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미술과 결이 같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됐다. 사진을 찍을 때 특정 선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포착해서 카메라에 담는 걸 즐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미술을 좋아하는 건 필연이었다.
6. 인스타그램∙블로그∙그라폴리오 등 여러 온라인 채널
운영하고 있는 채널이 많다.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게 수입을 가져다줄지 꿈에도 몰랐는데 이제는 또 하나의 직업이 됐고 포트폴리오로 내놓을만한 존재가 됐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욕심내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싶은 것들.
7. 뉴스레터
시작하지 얼마 안 됐음에도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덕분인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뉴스레터.
'뚜벅이여행자를 위한 뉴스레터'라는 컨셉이 재미있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어찌나 기쁘고 도전하길 잘했다 싶던지.
뉴스레터 덕분에 '뚜벅이는 윤슬'이라는 정체성도 더 견고해져 이래저래 시작하길 참 잘했다 생각하고 있다.
8. 뚜벅이여행
여행자로서 때로는 여행크리에이터로써 나의 정체성이 되어주고 있는 수식어.
걷는 과정에 우연히 발견하는 여러 순간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배낭 무게를 견디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 같달까. 많이들 힘들어하는 뚜벅이여행을 좋아할 수 있는 체력과 성격을 갖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하다.
9. 연필∙연필깎이∙수첩
아날로그 한 기록 도구들을 좋아한다. 연필은 블랙윙에 B심을 좋아하고, 연필깎이는 무지 연필깎이면 충분하다. 수첩은 아무거나 야외에서도 소지하기 편한 정도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셔츠 앞에 달린 주머니에 들어가는 사이즈 정도면 제일 베스트다. 요즘은 무지 노트에 연필로 눈에 보이는 요소를 그리기도 한다.
10.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
쓰는 행위는 다 애정하는 것 같다. 편지 쓰기를 좋아해서 글월도 좋아하고 한창 단골처럼 갈 때도 있었는데 특히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를 좋아한다. 가끔 여행하다 보면 느린 우체통이 보이는데 엽서만 비치되어 있으면 무조건 쓴다. 최근에 세 개의 편지와 엽서를 과거의 나로부터 받았는데 과거의 나는 어쩜 그리 미래의 내가 필요한 말을 잘하는지. 신기한 일이다.
매일 쓰는 일기와는 또 다른 재미다.
11. 아웃도어룩
아웃도어 프로덕츠 같은 브랜드를 좋아한다. 캠핑룩이라고 해야 할지 아웃도어룩이라고 해야 할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떠나서 나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타일이라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
12. 수많은 강연과 강연 같은 영상들
그저 웃긴 영상보다는 인사이트가 남는 영상들을 좋아한다. 유튜브 채널은 조승연의 탐구생활·셜록현준 등의 채널을 좋아하고, TV프로그램으로는 유퀴즈·알쓸신잡 시리즈를 좋아한다. 예시만 들어도 대충 감이 오는. 이런 영상들을 좋아한다. 너무 재미없는 사람 같나?
13. 계획적인 성격
mbti에서 J가 100%가 나와야 하는데 매번 87%가 나오는 게 이상할 정도로 계획 없이는 못 산다. 여행도 업무도 약속도 철저한 계획 하에 움직인다. 덕분에 휴대폰 속 구글 캘린더가 빼곡하다. 빈틈없이 시간 쓰는 걸 선호하고 그래야 열심히 사는 기분이 든다.
갑자기 생기는 변수를 싫어하는 건 이에 따른 부작용.
14. 확실한 판단
애매한 걸 매우 답답해한다. A 아니면 B, 철수 아니면 영희를 선택해야 속이 시원하다. 좋고 싫음도 분명하다. 빠른 추진을 좋아하고 가치관도 어차피 부딪혀보지 않으면 정답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단 선택하고 아니면 빨리 관두는 편이다. 운 좋게도 이십 대동 안 이런 성격이 나의 취향과 특기를 파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이렇게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나열하고, 이렇게 저렇게 서로 묶고 파다 보면 '내가 이것도 할 수 있네?'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고, 글쓰기와 뚜벅이여행을 좋아해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문구를 좋아해 기록하는 포스트잇도 제작해 판매했다.
이런 것들이 무조건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관심사에 무언가를 더하고,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찾는 데에 유용하다. mbti테스트하듯이 해보면 나를 파악하는 데에 좋은 참고가 된다.
당장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아도 괜찮다. 김장 한번 해놓고 일 년 내내 그냥 꺼내 먹기도 하고 찌개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그러는 거다.
요즘 특히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트렌드가 됐다. mbti나 심리테스트∙퍼스널컬러∙ai프로필∙갤럽 장점 검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RBV와 같은 경영학 기법을 나에 대입해 보는 것도 참신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인생도 내가 경영자가 되어 꾸려가고 가끔은 이윤도 추구하는 거니까.
▼ 경험과 확신 빼면 시체인 윤슬의 인스타그램이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