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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Aug 03. 2023

인생의 중요한 일들은 때론 어떤 소비로 인해 일어난다

인생의 중요한 일들은 때론 어떤 소비로 인해 일어나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 <인성아 뭐 샀니> 영상에서 본 문장은 두고두고 마음에 와닿는다.

쇼핑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갖고싶은 걸 바로 사지 않고 적어두는 온라인 페이지인데 상단에 소비할 때 나의 소비 좌우명을 적어뒀다.

'무언가를 사고 싶을 땐, 나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인지, 이 값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낼 자신이 있는지 꼭 검토하자!'

이건 소비를 방어하려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소비 이후까지 고민하라는 명령이기도 하다.


이런 소비 가치관은 여행 크리에이터로 부수입이 생기면서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소비를 하면 지갑에서 나가는 건 있어도 들어오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일차원적으로 지갑에서 계좌에서 돈이 나가는 것이 소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면서 내가 돈을 실컷 쓴 여행에서 뽑아낸 정보가 브랜드 혹은 지자체의 제안 메일이 되어 돌아오고, 찍은 사진이 판매가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소비가 단순히 지출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노트북밖에 없다 보니 집에서 영상 등을 작업할 때 거북목이 될 것 같아 큰 모니터를 구입했는데 그 이후에 듀얼 모니터로 일할 수 있게 되어 목 건강은 기본이고 생산성까지 1+1으로 얻었다. 모니터 그해 가장 잘한 소비비가 되기도 했다. 

템플스테이도 좋아하는 김에 콘텐츠로 뽑아내기 시작했다. 후기를 누적시키니 남들보다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게 됐고, 많은 사람들이 템플스테이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시장 상황도 파악하게 됐다. 그렇게 템플스테이 전문 크리에이터가 되었고 유튜브 Q&A 영상은 전체 구독자 대비 유의미한 조회수와 댓글을 만들어냈다. 여행 콘텐츠 플랫폼에 템플스테이 에디터로서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기고하기도 했다.

소비로 삶이 바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회수 3.4만회를 찍은 템플스테이 Q&A 영상


배움에 대한 돈도 아끼지 않는다. 관심 정도만 있어도 원데이 클래스나 온라인 강의 등으로 일단 발을 담가 계속 할 만한 건지 판단한다.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부동산 워크숍을 결제하고 쿠킹 클래스를 들어본 것은 모두 새로운 관심사를 갖기 위해 내가 아는 영역을 넓히기 위해 발을 담가 보는 거다. 담가보면 '아 이건 나랑 안 맞네' 절레절레하게 되는 것들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렇게 저렇게 사본 옷들. 여성스러운 옷은 보기에 예쁘지만 역시 나는 아웃도어 캠핑룩같은 패션을 좋아하더라. 운동화에 방수일 것 같은 재질의 옷을 입고 힙색을 매는 옷차림에 정착했다. 

그렇게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인생에 도움이 안 될 리가 없다.

뭐야 이런 느낌인 건가 (출처. 네이버웹툰)


물론 이런 소비여도 수입 대비 무리한 지출은 경계해야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점을 찍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주식 부동산 같은 것만 투자가 아니다. 심지어 훨씬 리스크도 적다.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쯤 되려나. 그게 돈이든 실력이든 경험이든 반드시 지출한 돈 이상으로 돌아온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를 더 잘 믿게 됐다. 그 이상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를 한쪽 옆구리에 끼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건반을 누르고 뚜벅뚜벅 걷는다.


몇 달 뒤면 세계여행을 출발한다. 역대급으로 많은 돈을 여행 한 번에 쓴다. 

그럼에도 돈을 쓰는 것에는 걱정이 없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먹고 만지고 만들어낼 거니까. 여행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적어 놓았다. 잘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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