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벅이는 윤슬 Nov 05. 2023

8년간 모은 돈을 세계여행에 쏟아부을 용기

드디어 약속했던 세계여행을 출발한다

[퇴사 사유 : 세계여행]

'크으~'

쓰고 나서 스스로도 너무 멋지다며 내적 감탄했다. 그래 이걸 쓰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거야!


멀쩡하게 잘 다니던 직장을 퇴사했다. 세계여행 비용을 모으기 시작했던 이십 대 중반부터 상상했던 퇴사 후 세계여행의 1단계를 완료했다. 세 달 전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했을 때는 그저 신났던 것 같은데, 정작 퇴사 당일은 실감이 안 났다. 대표님과 악수해도 머릿속이 하얀 기분이었다. 


그렇게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지 2주가 지났다. 2주가 지났다는 건 출국일이 2주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6년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부터 '0월 세계여행'이라고 써 입금한 내역은 매월 쌓이기만 하다가 8년 만에 지출 내역이 찍히고 있다.

몇 년 전 받은 40L짜리 검은색 배낭은 비닐에 쌓인 채로 침대 밑 서랍에 있다가 지난 9월 비닐을 뜯었다. 상비약 세면도구 등 배낭에 넣을 파우치들을 채워 배낭 옆에 기대 두었다.

필요한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보건소와 국립중앙의료원을 다녀왔고, 다이소에서 여행 용품들을 3만 원 가까이 구입했다.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 외에도 사전에 준비할 게 많아서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가도 자기 전에 문득 '혼자 잘 지내고 해낼 수 있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독립도 안 해봤는데 심지어 사는 곳도 언어도 계속 바뀔 예정이니 단기간에 독립 체험 찐-하게 할 것 같다. 단기 어학연수 플러스 독립인 건가. 

평소에 여행은 돈보다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세계여행은 시간도 돈도 아니다.

 

세계여행은 용기가 가장 결정적인 재료다.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보다 내가 이번 삶에서 이뤄내고 싶고 가장 좋아하는 것을 우선시할 용기.

매월 없는 돈 있는 돈 끌어 모아 몇 년간 통장에 가둘 용기.

그렇게 몇 년간 모은 돈을 나만의 삶을 위해 쏟을 용기.

영어를 잘 몰라서 현지인의 walk과 work 발음 구분이 안 되더라도 입국심사에서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할 용기.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

잘 모르겠을 때 Sorry? 되묻고 미안한 표정을 지을 용기만 있으면 세계여행은 누구나 출발할 수 있는 별 거 아닌 여행이 된다.

다행스럽게도 8년간 용기를 잃지 않았고 목표로 했던 용도로 돈과 시간을 쓰게 됐다.


바람은 21개국 내외. 현실적으로 예상되는 결과는 19개국이다. 대부분의 세계여행자들이 예상대로 절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결국 나는 어떤 루트로 여행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TMI)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다. 여자 혼자 이곳저곳 지구를 여행하겠다는 게 영 신경 쓰이는 부분인가 보다. 오랜 기간 다양한 낯선 상황에 노출되는 만큼 변수가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결정하고 행동할 생각이다. 어떤 이유로든 여행에 한계가 느껴지면 빠르게 한국에 들어올 생각이기도 하다. 세계여행은 이번에만 하고 말 게 아니니까. 




▼ 세계여행자 윤슬의 여행 후기가 꾸준히 올라올 블로그는 아래에


▼ 세계여행자 윤슬의 여행 브이로그가 올라올 유튜브는 아래에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이 인생을 바꾸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