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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Mar 27. 2020

콘텐츠 기획자가 뭐하고 사냐면요 - 채널 운영 편

네. 한 때 각광받던 페북지기가 저였습니다.

'콘텐츠 기획자가 뭐하고 사냐면요' 매거진을 새로 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콘텐츠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제 경험이나 인사이트들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시 0부터 만들면서 취준생 시절이 생각나 이 매거진을 만들었어요. 그때 구르면서 배웠던 것을 누가 잘 알려줬다면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꼭 직업이 아니라도 모두가 콘텐츠와 친하게 지내는 세상입니다. 출퇴근길에 보는 뉴스, 취미로 쓰는 블로그 혹은 밤마다 쓰는 일기, 여전히 유행인 유튜브, "있잖아 오늘 뉴스 봤어? 블라블라-"하는 대화까지도 콘텐츠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라는 영역에 궁금해하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거진 생성 이후 첫 글로는 제 직업인 '콘텐츠 기획자 혹은 크리에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기록하고자 합니다. 사실 콘텐츠 '기획자'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이 하는 일은 겹쳐도 회사마다 칭하는 직무 명칭이 다양합니다. 

제 경우만 해도 광고대행사에서는 AE로 불리기도 했고, 다른 회사에서는 제가 하는 일을 '에디터'라 부르기도, '브랜드 매니저'라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어쨌든 하는 일은 모두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채널 운영' 업무에 대한 기록입니다.


[1] 채널 운영

사원 때 가장 많이 하는 직무 중 하나입니다. 특히 광고 에이전시에 입사했다면 더욱이 그럴 확률이 높아요. 브랜드의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공식 채널들의 운영을 담당합니다. 페이스북을 대표로 들자면 '페북지기'가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평소에 SNS를 다양하게 다뤘다면 좀 더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어요. 그 보다 더 유리한 경우는 SNS를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게시해온 사람! 아무래도 담당자는 눈팅보다는 직접 게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테니까요. 저도 첫 회사의 첫 직무가 어느 브랜드의 페북지기였는데 확실히 보는 것과 직접 제작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일입니다.


채널 별로 콘텐츠를 게시하는 방법이나 필요한 요소가 달라, 하나의 프로세스를 나열하는 것은 어렵지만, 큰 틀의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콘텐츠 소재 기획 - 필요한 요소 준비 (사진/영상/카피라이팅) - 업로드 - 댓글 소통 - 성과 기록'

(채널 담당자이지만, 게시는 안 하는 광고주 입장의 분들이라면 상황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콘텐츠 소재 기획은 즐겁게(?)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입니다. 브랜드와 채널의 목적에 맞는 콘텐츠 주제를 구상하면 되는 것이지요. 밑그림을 스케치하는 시간이랄까요. 제가 애증 하는 시간입니다. 참 알 수 없는 매력이에요. 시간과 정신의 방 혹은 책상에서 생각을 하는데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면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그런 날은 거의 없거든요. 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브랜드의 톤 앤 매너라는 틀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 대학생 서포터스 할 때 만들던 것은 다 실무에는 쓸 수 없는 결과물이었어...

SNS 채널 담당자가 되셨다면 무조건 '저장'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평소에 SNS 등의 채널을 보다가 재미있거나 특이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간 콘텐츠를 발견했다면 저장! 페이스북의 저장/유튜브의 재생목록/인스타그램의 책갈피, 카카오톡의 나에게 보내기, 블로그의 본문 스크랩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 습관을 못 들이면 험난한 정글에 입장하신 것을 환영합니다...(물론 습관이 되어도 정글은 간혹 찾아올 수 있음 주의)

그럼에도 애증이라고 표현하는 데에는 이런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이 없다면 일에 대한 재미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든요. 시키는 것만 올리는 기계가 된 느낌이랄까. 그래서 고통스러우면서도 좋습니다. 변태 같네.


아이디어를 컨펌받았다면 필요한 요소들을 준비합니다. 요즘과 같이 영상이 대세인 때에는 영상 콘텐츠의 빈도도 높아집니다. 영상은 운영 담당자가 만들지 않는 이상, 대행업체 혹은 사내 제작팀과 협의를 해야 합니다. 영상 기획안을 만들어 필요한 영상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고 촬영 스케줄을 잡고 같이 현장에 나가 일종의 방송작가 역할을 하고 돌아와서 만들어진 영상을 1차 검토, 2차 검토-를 합니다. (이렇게나 할 것들이 많으니 영상 콘텐츠는 최대한 업로드 날짜로부터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영상이 아니라면 대체로 디자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담당 디자이너분께서 만들어주시기도 하는데 대체로 채널에 필요한 콘텐츠는 담당자가 디자인을 합니다. 그래서 채널 담당자라면 카드 뉴스 정도는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 실력이 필수가 되었어요. 요즘은 신입들도 영상까지 만들 줄 안다던데..;; 무섭습니다.

카피라이팅은 카드 뉴스 등 디자인에 들어가는 문구이거나 블로그같이 긴 글을 쓸 경우 이때 진행하고 딱히 문구를 넣지 않는다면, 업로드할 때 만들어내기도 합니다.(특히 페이스북 같은 짧은 문구라면) 


자! 준비물을 모두 챙겼다면 이제 업로드. 뭔가 끝이 난 것 같은 후련한 단계이지만, 의외로 이 과정에서 돌발상황을 많이 겪습니다. 생각했던 것처럼 사진 배열이 안 나오거나 채널 기능상의 문제가 생겼다거나...

페이스북의 경우 사진 사이즈별에 따라 피드 내에 노출되는 이미지 배열이 달라지는 것 알고 계시나요? 심지어 개인 계정인지 페이지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더라고요. 이럴 경우를 대비해 가계정을 하나두어 테스트 후, 공식 계정에 올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콘텐츠를 다루는 직업을 계속하신다면 가게 정은 한번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톡톡한 역할을 할 거예요.

이런 배치가 자꾸 바뀌어요..

 


업로드를 마쳤다면 잠깐 쉬어가는 타임? 이에 대한 반응을 살피면 됩니다. 댓글이 달렸으면 답글도 남기고 최대한 성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개인 SNS에 공유도 해보고 (좋아요 눌러달라고 구걸도 하고). 아 댓글이 하나도 안 달린다고요? 아 슬퍼... 괜찮아요. 콘텐츠 한 번 올리고 끝낼 것은 아니잖아요. 기회는 매번 있어요. 좀 고통스러울 뿐이죠.


일정 시간이 흐르면 성과를 기록합니다. 채널별로 수치는 다양합니다. 이웃 증감 수, 구독자 수, 방문자 수, 조회수, 댓글, 공유, 좋아요 등을 정해진 파일 내에 기록합니다. 저는 대체로 구글 시트를 활용했어요. 아무래도 팀 내 공유가 필요한 파일이기도 하고 엑셀 형태가 수치를 파악하기에는 가장 용이한 것 같습니다. 

저는 SNS의 경우 3일 뒤 수치를 최종 수치라고 생각하고 기록했고 월별로 총합계를 내서 월별 보고서를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회사마다 다르고 담당자마다의 룰이 있는 부분입니다.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면서 여러 업무를 경험했지만 저는 이 업무를 가장 좋아하고 제가 이 직업을 가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매 과정이 좋기만 하지는 않지만(오히려 안 좋은 일만 있기도), 결과물을 눈에 보이고 젊은 흐름이 좋더라고요. 영원히 늙지 않는 느낌이랄까. 끊임없이 저를 공부하게 하고 시도하게 하는 원천이 바로 이 채널 운영입니다. 

꼭 직업이 아니라도 취미로 나만의 채널을 운영해보세요. 생각보다 결과물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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